[사설] 한은 총재의 이례적 ‘확장 재정’ 경고

관리자 2026. 10. 24.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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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정부의 재정정책을 두고 "지속가능성을 항상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신 총재는 7월, 8월 금통위 때엔 확장 재정과 통화 긴축의 상충에 대해 "재정 확대가 잠재성장률을 높이면 반드시 엇박자라고 말할 수 없다"고 했었다.

신 총재는 "오래 지속되면 왜곡이 생긴다. 장기적으로는 재정에도 문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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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와 국채 불안 이어져
“지속가능 생각해야” 지적
반도체 꺾인 이후 대비해야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2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정부의 재정정책을 두고 “지속가능성을 항상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신 총재는 그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 “일시적인 재원이 지속적인 지출로 이어진다면 나중에 되돌리려고 할 때 상당히 어려운 면이 많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통상적으로 한은 총재는 정부 재정정책에 대해 언급을 피한다. 하지만 이날은 이례적으로 정부의 확장 재정에 경고성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신 총재는 7월, 8월 금통위 때엔 확장 재정과 통화 긴축의 상충에 대해 “재정 확대가 잠재성장률을 높이면 반드시 엇박자라고 말할 수 없다”고 했었다. 이번엔 답변 방향이 달라졌다.

재정정책은 성장, 일자리, 물가, 소득분배,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경제정책이다. 저성장과 고령화, 복지지출 증가, 국가채무 확대가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에서는 재정정책을 어떻게 설계하고 운용하느냐가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 변수다. 재정 지출은 한 번 늘리면 줄이기 어렵다는 속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부터 시행 중인 석유 최고가격제가 그렇다. 신 총재는 “오래 지속되면 왜곡이 생긴다. 장기적으로는 재정에도 문제”라고 했다.

신 총재의 발언은 현재 국채 시장에서 불거지고 있는 ‘선진국 재정적자 우려’ ‘구조적 고금리’와 맥락을 같이 한다. 막대한 국가부채를 안고 있는 미국과 일본의 국채금리는 몇 달 만에 무서운 속도로 치솟았다. 20년 만의 최고치(미국 10년 만기 국채), 30년 만의 최고치(일본 10년 만기 국채)를 찍는 흐름은 심상치 않다. 재정적자에 신음하는 프랑스는 대규모 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프랑스의 국채금리도 폭등하는 중이다. 돈의 가격이 오르고 이자비용이 무거워지는 ‘비싼 부채’의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우리 경제는 반도체 호황을 맞아 성장률 상승과 잠재성장률 반등이라는 호재를 만났다. 지금대로라면 성장으로 고금리 환경을 충분히 버텨낼 수 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복지지출 비중이 15.3%로 낮은 편이고, 국가부채 비율도 높지 않다. 미래에 투자하고 일자리, 소득분배, 복지에 쓸 재정 여력이 충분한 셈이다. 다만 반도체는 경기의 오르내림이 심한 산업이다. 반도체 경기가 꺾인 이후를 대비해야 한다. 따라서 정부·국회의 책임과 역할이 무겁다. 재정이 미래 성장의 씨앗이 될 수 있도록 꼼꼼하게 설계하고 치밀하게 심사해야 한다. 미래대응기금의 경우 선심성 사업이 끼지 않도록 철저한 관리·집행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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