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국감]대한항공 '4조 마일리지' 소멸 내역 제출 거부…국토부 "공정위와 검토"

최서윤 2026. 10. 23.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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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이 고객에게 지급해야 할 미사용 마일리지 4조원을 보유하고도 영업비밀을 이유로 매년 소멸되는 규모와 보너스 좌석 배정 규모,예약 실패 현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나왔다.

2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정호 대한항공 부사장을 증인으로 불러 항공 마일리지 소멸 현황과 보너스 항공권 좌석 운영 실태를 질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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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는 4대 항공사에 소멸·좌석 자료 보고 명령

대한항공이 고객에게 지급해야 할 미사용 마일리지 4조원을 보유하고도 영업비밀을 이유로 매년 소멸되는 규모와 보너스 좌석 배정 규모,예약 실패 현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나왔다.

2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정호 대한항공 부사장을 증인으로 불러 항공 마일리지 소멸 현황과 보너스 항공권 좌석 운영 실태를 질의했다.

대한항공 B777-300ER. 대한항공

현재 대한항공 재무제표상 이연수익(부채)으로 잡혀 있는 미사용 마일리지 규모는 약 4조원이다. 소비자가 마일리지를 쓰지 못하고 10년의 유효기간이 지나 소멸하면 이 부채는 항공사 수익으로 전환된다.

전 의원실은 대한항공에 미사용 마일리지 소멸에 따라 회사가 수익으로 인식한 금액,산정 방식,보너스 항공권 예약 실패 현황 등 4개 분야 22개 항목의 자료를 요구했으나 대한항공은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제출하지 않았다.

전 의원은 "카드사들은 포인트가 얼마나 적립되고 소멸되는지 금융당국에 제출하고 당국이 소멸 대책을 세우는데 항공사가 카드사에 돈을 받고 파는 마일리지는 사각지대에 빠져 있다"며 "내 재산이 10년 뒤 다 없어질 수 있으니 쓸 수 있게 해주거나 얼마나 사라지는지 알려달라는 것인데 왜 공개하지 못하느냐"고 물었다.

최 부사장은 "이연수익 개념으로는 공시하고 있으며 세부 내용은 모든 항공사가 민감 정보로 분류하고 있다"고 답했다. 앞서 대한항공 측이 마일리지 유효기간이 10년이라 다른 항공사보다 길다고 설명한 것에 대해서도 전 의원이 반박하자 최 부사장은 "유효기간만의 문제가 아니고 적립이나 소멸 내용이 다 연계돼 있다"며 "대한항공 마일리지 제도는 전체적으로 보면 다른 항공사에 비해 유리하게 만들어져 있다"고 했다.

그러나 전 의원실이 해외 주요 항공사의 마일리지 제도를 분석한 결과 미국 델타항공,유나이티드항공,사우스웨스트항공,제트블루는 유효기간 자체가 없었다. 아메리칸항공(24개월)과 영국항공(36개월)은 유효기간이 있지만 기간 내 마일리지 적립이나 사용 활동이 한 번이라도 있으면 전체 보유 마일리지의 유효기간이 함께 연장돼 사실상 무기한으로 운영된다. 마일리지가 3년 내 소멸되는 곳은 싱가포르항공과 에미레이트항공 정도였다.

보너스 좌석 배정 기준과 제재 실효성 문제도 제기됐다. 전 의원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마일리지로 예약할 수 있는 좌석을 전체의 5% 이상으로 유지하겠다는 자료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했다.

전 의원은 이 기준을 400석 규모 대형기(A380)에 적용하면 20석, 150석 규모 소형기에 대입하면 7~8석 수준이라고 설명하며 "5%를 목표로 잡았다는 것은 현재 5%도 지키지 않고 있다는 뜻 아니냐. 150석 중 두세 석만 배정해도 국민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한항공은 앞서 기업결합 시정조치였던 운임 인상 한도와 좌석 공급 유지 조건을 어겨 이미 185억원의 이행강제금 처분을 받았다"며 "마일리지 4조원을 숨기고 못 쓰게 놔두면 온전히 회사 몫이 되는데 공정위 약속을 어겨도 4조원의 0.45% 수준인 180억원 안팎의 과징금만 내면 끝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최 부사장이 "지난 3년간 전체 탑승객 중 평균 10% 이상이 마일리지 승객으로 채워졌다"며 공정위에 낸 5% 기준은 최성수기에도 최소한 유지하겠다는 수치라고 해명하자, 전 의원은 "10%를 채웠다면 관련 자료를 제출하면 되는데 왜 공개하지 못하느냐"고 물었다.

공정위 역시 전 의원실에 제출한 서면 답변을 통해 "마일리지 적립·사용·소멸 현황과 실제 사용 가능성에 관한 정보 부족은 소비자의 합리적 의사결정과 마일리지 활용을 제약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미국 교통부는 2024년 9월 자국 4대 항공사에 마일리지 소멸 규모,카드사 판매 대금,보너스 좌석 배정 현황,마일리지 소멸이 항공사 재무에 미치는 영향까지 제출하라는 특별 보고 명령을 내린 바 있다.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은 "미국에서 제기된 조치에 대해 현지 항공사들이 어떤 자료를 제출하고 후속 조치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추가로 확인해 봤다"며 "우리나라에도 적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공정위와 함께 검토하겠다"고 했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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