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에서 사찰까지... 관객과 함께 성장하는 '극장 밖 영화제'

성하훈 2026. 10. 23. 16:3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난 11일 저녁 부산대 앞 차없는 거리 내 중앙사거리에서 진행된 동네방네비프에서는 50여 석의 좌석을 빼곡히 채운 관객들이 스크린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었다.

양희 감독은 구포시장에서의 상영은 시장상인들과 동네분들이, 부산대 상영은 오가던 주민들과 학생들이 자리를 채워 주셨다면서 1년 이상 부산영화제를 통해 관객과의 만남이 이어지는 데 대해 고마움을 나타냈다.

영화의 전당을 중심으로 한 해운대가 관객이 찾아오는 영화제라면 동네방네비프는 관객 가까이로 찾아가는 영화제라는 점에서 다른 특성이 있다.

전주영화제는 골목상영이 부산의 동네방네비프보다 먼저 시작됐다며 원조를 자부한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획] 보는 영화에서 찍는 영화로 영화제의 진화에 관객도 크게 늘어

[성하훈 기자]

▲  지난 10월 11일 부산대 앞 차없는 거리에서 진행된 동네방네비프 <바람이 전하는 말> 상영
ⓒ 성하훈
지난 11일 저녁 부산대 앞 차없는 거리 내 중앙사거리에서 진행된 동네방네비프에서는 50여 석의 좌석을 빼곡히 채운 관객들이 스크린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었다. 상영작은 '슬로우시네마운동(좋은 영화를 천천히 오래보자)'의 대표 영화기도 한 <바람이 전하는 말>.

전날 북구 구포시장 앞에서 열린 상영에도 관객들의 관심이 뜨거웠는데, 두 번째 상영 역시 마찬가지였다. 사전에 진행된 감독의 인사에 이어 선선한 바람과 함께 거리에서 즐기는 영화는 지나가던 사람들의 발걸음도 멈추게 만들었다. 양희 감독은 구포시장에서의 상영은 시장상인들과 동네분들이, 부산대 상영은 오가던 주민들과 학생들이 자리를 채워 주셨다면서 1년 이상 부산영화제를 통해 관객과의 만남이 이어지는 데 대해 고마움을 나타냈다.

처음보다 3배 성장한 '동네방네비프'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가장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둔 프로그램은 동네방네비프다. 2021년 처음 시작된 이래 6회째를 맞이했는데, 첫해 3700여 명이었던 관객은 지난해 7800여 명으로 두 배이상 늘었고, 올해는 전년 대비 23% 증가한 9600여 명으로 1만 목전에 다다랐다. 첫 시작보다 2.6배가량의 성장을 이뤄낸 것이다.

영화의 전당을 중심으로 한 해운대가 관객이 찾아오는 영화제라면 동네방네비프는 관객 가까이로 찾아가는 영화제라는 점에서 다른 특성이 있다. 올해 18개 장소에서 열린 동네방네비프는 특히 각 상영 장소마다 기관과 단체, 대학, 지역 커뮤니티 등 다양한 주체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상영 행사와 부대 프로그램을 함께 기획하고 운영했다는 점이 돋보였다.

부산영화제가 기본적인 행사 기반을 마련하고, 지역별 파트너들이 장소의 특성과 관객층에 맞는 아이디어를 더해 프로그램을 주체적으로 만들어 간 결과다. 장소도 산복도로와 사찰, 시장, 문화재, 대학가, 복합문화공간 등이 활용됐고, 영화와 공연, 게스트와의 만남이 더해지며 각 공간의 역사와 문화, 시민의 일상이 어우러진 색다른 영화제 풍경을 만들었다.

부산영화제의 개최 장소가 넓어진 것을 넘어 지역의 다양한 주체들이 직접 참여해 각자의 방식으로 영화제를 함께 완성했다는 점에서 지역 확장형 프로그램으로서의 발전 가능성이 한층 강화되는 모습이다.

부산영화제 측에 따르면 올해 18개 장소에서 상영된 영화는 28편(장편 18편, 단편 10편)으로 39회 상영됐다. 상영 전후로 곁들여진 이벤트 행사로는 '정준희 변영주의 문화정변'(김의성 배우, 조원희 감독 게스트), '안성기, 영화인, 국민배우: 한국영화의 페르소나'(김홍준 감독 진행, 이명세 감독, 정경순 배우 게스트) 등 토크쇼 2회를 포함하여 감독과 배우 GV, 인플루언서 토크, 공연 등 모두 32회가 진행됐다. 지역의 서사, 장소의 개성, 주민의 일상이 담긴 삶의 공간을 수차례 답사 끝에 신중하게 선별하고 어울리는 단체와 영화를 선정했다고 한다.

2021년 동네방네비프 첫해부터 부산 대부분의 구·군에서 극장이라는 닫힌 공간을 과감하게 벗어나 민락수변공원 등으로 공간을 넓혔는데, 올해는 양산까지 포함시키며 전국행사로의 도약을 노리는 중이다.

전주의 골목상영, 부천의 찾아가는동네영화관
▲  지난 5월 전주국제영화제 골목상영을 찾은 관객들
ⓒ 전주영화제
이는 부산영화제뿐만 아니라 다른 영화제들도 엇비슷하다. 전주국제영화제도 2021년 지역 밀착형 프로그램으로 골목상영을 신설하면서 점차 공간이 확대되고 있다. 주로 영화제 상영관 주변인 전주 고사동 인근에서 상영하는데 적잖은 인기를 끌고 있는 중이다.

영화제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다 보니 표를 구하지 못하거나 주변에 머무는 관객을 위해 특성 있는 상영작으로 관객들을 끌어들이고 있고 호응도 높다. 거의 모든 좌석이 찰 만큼 영화제 후반부에도 많은 관객이 찾으며 관심을 모으는 중이다.

올해는 장편 4편과 단편 9편으로 구성, 지역 내 영화·영상 관련 단체들과의 협업을 통해 지난 2년 간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과 가치봄(배리어프리) 단편영화를 함께 선보였다. 전주영화제에서 인기 있었던 초청작들을 다시 소개해 주는 것인데, 관객과의 대화도 곁들이면서 반응이 좋았다.

올해는 총 4175명의 관객이 함께했다. 풍남문에서 진행된 골목상영에서는 무선 헤드폰을 도입해 야외상영 환경도 개선했다. 전주영화제는 골목상영이 부산의 동네방네비프보다 먼저 시작됐다며 원조를 자부한다.
▲  2026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찾아가는동네영화관'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 (좌측 상단부터) 〈내 이름은〉 염혜란 배우·정지영 감독, 〈동감〉 김하늘 배우, 〈동감〉 유지태 배우, 〈대가족〉 양우석 감독·김윤석·김성령·이승기 배우
ⓒ 부천영화제 제공
부천영화제도 이에 자극 받은 듯 올해 처음으로 찾아가는동네영화관(찾동영)을 시작했다.

부천 시민의 영화 향유권 확대를 위한 시공간 확장이라는 프로그램 취지에 따라 소일초등학교와 수주고등학교, 수주·별빛마루도서관, 오정·솔안아트홀, 힐스테이트 달스퀘어, 현대백화점 중동점 하늘정원, 부천FC Cafe 1995, 부천아트센터 DID, 메가박스 부천스타필드시티 등에서 영화 32편(장편 24편, 단편 8편) 상영과 콘서트 등이 진행됐다.

<맨발의 기봉이> 상영을 시작으로, <내 이름은> <대가족> <동감> <파과> <왕과 사는 남자> 등 많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한국영화가 상영됐고, 정지영, 민규동, 장항준, 김민하 감독과 신현준, 염혜란, 이승기, 주원, 유지태, 김하늘 배우 등이 참여해 큰 호응을 얻었다.

이들 프로그램의 특징은 신작 위주의 영화제에서 다양한 영화인들을 부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개봉 후 극장에서 내려진 영화라도 관객과의 새로운 만남을 주선할 수 있기에 호응도가 높아 영화제의 폭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된다. 배장수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부집행위원장은 "첫해 성과가 좋아서 영화제 기간에만 하는 것이 아닌 계절별 상설 프로그램으로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는 영화에서 찍는 영화로
▲  부산영화제 동네방네비프 영화만들기프로젝트. 양산시지역활성화지원센터 ‘곰마실픽처스’ 팀의 촬영 현장
ⓒ 부산영화제 제공
부산영화제 동네방네비프의 경우 주민, 상인, 청년들이 나서서 팝콘을 튀기고 떡을 하고, 합창단, 댄스 공연도 넣는 등 마을 잔치 같은 분위기가 되면서 평생 영화제에 가본 적 없고 극장 출입도 마다하는 노년층도 반기고 있다고 한다. 또 해달라는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보는 영화에 그치지 않고 관객이 참여하는 영화만들기 프로젝트도 기본이 됐다. 동네방네비프 첫해부터 함께한 '영화만들기 프로젝트'를 통해 영화 감독에게 제작 교육을 받고 집단으로 완성한 단편 7편, 메이킹 다큐멘터리 3편을 커뮤니티비프에서 선보였고, 이들은 폐막식 레드 카펫도 밟았다.

부천영화제의 '찾동영' 역시 "영화·영화인·시민이 함께하는 시공간의 확장을 위해 올해 처음으로 가진 '숏폼 공모전'을 발전시키고 마을영화 만들기 프로젝트 방안도 모색하겠다"는 입장이다.

조원희 부산영화제 커뮤니티비프 운영위원장은 "부산영화제 기간 중 남포동에서 실제 영화 현장에서 사용하는 고가의 카메라와 트랙 같은 장비를 거리에 설치해 놓고 시민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데, 한 번도 영화를 찍어보지 않은 사람이 이 체험을 하고 나면 영화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이어 "고화질 카메라가 스마트폰에 들어 있고, 편집 프로그램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은 요즘 현실에서 영화를 찍는 것을 평생 취미로 즐긴다면 그것 자체가 영화 문화의 발전을 이루는 계기가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