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송 “일시 세수로 지속 지출 경계해야”…확장재정에 이례적 경고

양지혜 매경이코노미 인턴기자(sophia8812@naver.com) 2026. 10. 23.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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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총지출 예산 800조원 넘어
석유 최고가격제 장기화도 경계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뉴스1)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정부 재정정책을 두고 직접 목소리를 냈다.

신 총재는 22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통화·재정정책이 엇박자를 낸다는 논란에 관한 질문에 “일시적인 재원으로 지속적인 지출이 생긴다면 지속가능성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고 답했다. 지출이 한번 굳어지면 나중에 되돌리기가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런 발언이 나온 배경에는 반도체 호황으로 불어난 세수가 있다. 정부는 반도체 세수를 고려하여 내년 총지출을 800조원 넘게 잡은 확장 예산을 내놨다. 한은의 통화정책 긴축 기조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한은은 이날 기준금리를 연 3%로 묶으며, 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에 안정적으로 수렴한다는 확신이 설 때까지 긴축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한은이 금리로 수요를 억누르는 동안 재정은 수요를 떠받치는 셈이다.

이에 재정을 보는 신 총재 태도도 달라졌다. 물가를 잡으려고 기준금리를 잇따라 올린 7·8월 금융통화위원회 때만 해도 그는 확장 재정과 통화 긴축이 충돌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재정 확대가 잠재 성장률을 높이면 반드시 엇박자라고 할 수는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날은 “지속 가능성을 항상 생각해야 한다”며 재정 문제를 이례적으로 직접 거론했다.

미래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투자라면 장기적으로는 엇박자가 아닐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은 유지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총수요를 키워 물가를 자극할 수 있고, 투자도 잘 설계해 시장 원리에 맞게 해야 한다는 단서를 덧붙였다.

한번 시작하면 되돌리기 어려운 지출을 경계하는 논리는 정부가 시행 중인 석유 최고가격제에도 그대로 적용됐다. 신 총재는 최고가격제가 기름값을 눌러 비용 상승이 다른 품목으로 번지는 것을 막았고, 유가가 불안한 가운데서도 소비자물가를 잡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오래 지속되면 가격 구조에 왜곡이 생기고 재정에 부담이 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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