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의 벼랑 끝 생환, '운 좋은' 장동혁 못 웃는다

곽우신 2026. 10. 23.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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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은 웃었다.

장성철 공감과논쟁 소장은 이날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강력한 당의 새로운 구심점, 강력한 차기 대권주자가 나타났다는 것은 장동혁으로서는 상당한 위기"라며 "한동훈도 싫고 장동혁도 싫다는 의원들은 오세훈이 무죄가 나오면 그쪽으로 많이 쏠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 역시 "한동훈·오세훈·장동혁의 3자 구도에서 팽팽한 힘의 균형이 유지되고 있는데, 오세훈이 생환하면 그쪽으로 무게추가 옮겨질 가능성이 있다"라며 "직격탄을 맞는 사람은 장동혁"이라고 분석했다.

엄 소장은 "지난번 장동혁이 위기를 극복하고 대표를 지킬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오세훈의 1심 유죄 판결이었다"라며 "오세훈이 생환하는 쪽이 장동혁에게 더 불리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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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1심 뒤집고 무죄 선고 받아... 장동혁의 대권플랜에는 치명타 관측, 국민의힘 권력구도 흔들리나

[곽우신 기자]

▲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오세훈 서울시장이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항소심 선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오세훈은 웃었다. 당도 웃었다. 하지만 장동혁 대표도 웃을 수 있을까?

23일 오후 서울고등법원 형사7부(재판장 구회근)는 오세훈 서울특별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항소심에서 1심 판결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오 시장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지지자들은 환호했다. 국민의힘은 즉각 환영 입장을 쏟아내며 반기는 분위기다.

다만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대권 플랜'엔 차질이 생겼다. 가장 막강한 당내 대권 경쟁자가 생환했기 때문이다.

최장수 국민의힘 대표 등극 눈앞인데...

'장수 중 최고의 장수는 운장(運將)'이라는 말이 있다. 그리고 당 안팎의 많은 이들이 장 대표를 이렇게 평한다.

장 대표는 지난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12대 4로 패배한 데다 오 시장의 서울 수성과 한동훈 무소속 국회의원의 원내 입성으로 정치적 최대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선거관리위원회의 부실 관리가 확인됐다. 장 대표는 올림픽공원을 중심으로 한 '부정선거' 음모론에 적극 올라타면서 자리를 지켜낼 수 있었다.

그 후로도 당내 '비당권파'를 중심으로 한 파상공세가 있었지만, 장 대표는 여권의 자중지란을 기회 삼아 자리보전에 성공했다. 민주당과 대통령의 지지율이 주춤한 사이 장 대표 자신의 리더십에 대한 비판도 일부 잦아들었다. 그야말로 '운'의 연속이었다.

2020년 9월, 지금의 국민의힘으로 당명을 변경한 이후 이 당은 지금까지 임기를 채운 대표가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런데 장 대표가 오는 25일 자로 이준석 전 대표를 제치고 역대 최장수 국민의힘 대표에 등극한다. 2년의 임기를 무사히 마칠 것이라는 전망도 여의도에서 심심치 않게 나온다.

2027년 8월 차기 전당대회 출마 및 연임 성공 → 2028년 국회의원 총선거 공천권 행사로 당내 입지 강화 → 정권심판론에 힘입은 총선 승리 → 확고한 보수 진영 대권주자로 등극하여 2030년 대선 출마.

장 대표가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아니지만, 정치권에서 거론되는 장 대표의 대권 플랜이다.

그런데 오 시장의 '생환'은 바로 이 계획을 크게 어그러뜨릴 가능성이 높다. 오 시장은 이미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철저하게 장 대표와 거리를 뒀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 두 사람은 단 한 장의 사진도 같이 찍지 않았다. 장 대표가 한 것이라고는 '커피 한 잔의 자유'라고 쓰인 앞치마를 두르고 시내를 돌아다니는 데 그쳤다.

'한동훈도 장동혁도 싫다'... 오세훈으로 모일까?

오 시장의 다음 목표는 명백한 대권이다. 지난 16일 발표된 한국갤럽의 주요 정치인 호감도 조사에서 오 시장은 30%로 1위였다. 장 대표는 14%에 그쳤다.

오 시장의 입장에서 당내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는 자신의 '중도 확장' 지향을 깎아 먹는 장 대표다. 오 시장은 차기 전당대회를 앞두고 장 대표의 연임을 저지하기 위해 어떤 식으로든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 원내 호응도 상당할 수 있다. 서울시장 5선에 성공하며 선거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현역 의원들로서는 당원 조직을 확보한 장 대표와는 다른 선택지가 생기는 셈이다.

장성철 공감과논쟁 소장은 이날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강력한 당의 새로운 구심점, 강력한 차기 대권주자가 나타났다는 것은 장동혁으로서는 상당한 위기"라며 "한동훈도 싫고 장동혁도 싫다는 의원들은 오세훈이 무죄가 나오면 그쪽으로 많이 쏠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장 대표가 당원 투표 비율을 높이는 등 전당대회 규칙을 바꾸려 할 수도 있다"라고 예상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 역시 "한동훈·오세훈·장동혁의 3자 구도에서 팽팽한 힘의 균형이 유지되고 있는데, 오세훈이 생환하면 그쪽으로 무게추가 옮겨질 가능성이 있다"라며 "직격탄을 맞는 사람은 장동혁"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당 대표직을 내놓을 상황은 아니지만 내년 8월 전당대회에서 오 시장의 입김이 강화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조직 장악 실패에 욕설 녹취까지... 장동혁의 불안한 리더십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피곤한 듯 눈가를 누르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해 당 대표 선거를 앞두고 한 사적인 술자리에서 욕설 섞인 대화를 나누는 녹취가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 남소연
장 대표가 당 안에서 확고한 리더십을 행사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원내 현안은 정점식 원내대표가 주도하고, 장 대표는 올림픽공원 집회 등 원외 강성 지지층에 의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작 지난 개천절 장외집회의 결집력은 기대에 못 미쳤다. 올림픽공원에서도 과거와 달리 장 대표의 행보에 엇갈린 반응이 나오는 상황이다.

'당원주권'을 내세워 당협위원장 선출 방식을 바꿔 당내 기반을 다지려던 시도도 후퇴했다. 전 당협 당원 직선제는 현역 의원들의 반발로 사고 당협에만 적용됐고, 첫 경선인 경기 용인갑에서는 ARS 투표 오류까지 발생했다. 양향자 최고위원의 문제 제기에도 지도부는 추가 조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은 채 윤재복 조직위원장 임명을 확정했다.

그런데 강성 지지층 안에서도 장 대표만의 독주를 장담하기 어려워졌다. 이진숙·김태규·주진우 의원이 강경한 대여 공세를 펼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고, 보수 유튜브 진영 내부에서도 균열이 감지된다. 여기에 장 대표가 지난해 당 대표 경선 전 사석에서 나눈 욕설 녹취까지 공개되며 정치적 부담이 더해졌다. 한때 장 대표를 엄호하던 강성 보수 유튜버들이 도리어 장 대표를 겨냥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장 소장은 장 대표가 한 의원의 복당을 막아 당내 경쟁 구도를 통제하려 할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오 시장의 복귀가 오히려 한 의원에게도 위기일 수 있다고 봤다. 장 대표를 반대하는 의원들이 한 의원 대신 오 시장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엄 소장은 "지난번 장동혁이 위기를 극복하고 대표를 지킬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오세훈의 1심 유죄 판결이었다"라며 "오세훈이 생환하는 쪽이 장동혁에게 더 불리하다"라고 강조했다.

결과적으로 장 대표는 당 밖의 한동훈 의원을 견제하는 것만이 아니라 당 안의 오세훈 시장과 겨뤄야 하고, 비슷한 파이를 공유하고 있는 당내 강경파들과의 선명성 경쟁도 벌여야 한다. 전선은 늘어나는 데, 이를 유지할 '병력'은 없다. 안팎의 협공으로 장 대표의 침몰 가능성이 점쳐지는 이유이다.

오세훈 생환 따른 '이상한 균형점' 유지 관측도

그리고 이를 돌파하기 위한 장 대표의 '무리수'가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우리공화당 등 당 밖에 있는 '아스팔트 보수'를 더욱 적극 껴안고 포섭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가능성이 높지는 않지만, 현실화되면 적잖은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의 생환이 장 대표에게 당장 위기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이날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오세훈 시장이 무죄가 되면 차라리 '안정적으로 하던 대로' 가자는 분위기가 될 수도 있다"라고 전망했다.

그는 "지금은 장동혁에 대한 불만이 있더라도 국회 밖에 오세훈이 있으니까 대강 좀 보자는 기류"라며 현재 국민의힘의 권력 구도를 "이상한 균형점"이라고 표현했다. 오 시장이라는 대안이 건재한 만큼, 비당권파가 당장 장 대표를 끌어내리기보다는 현 체제를 관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덧붙이는 글 | 기사에 인용된 한국갤럽 조사는 지난 13~15일 전국 성인 1003명을 대상으로 무선전화 면접 방식으로 진행됐다(응답률 10.4%,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을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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