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329만원' 애플 첫 아이폰 듀오, 누가 샀나 봤더니…"업무폰에 제격"

옥송이 기자 2026. 10. 23.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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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모니터·영상 편집·회의 필기까지…첫 구매자들 '다용도성' 주목

[디지털데일리 옥송이기자] "리즈너블(reasonable·합리적)하죠. 이 정도면."

23일 오전 서울 중구 애플 명동. 오전 8시경 애플의 첫 폴더블폰 '아이폰 듀오'를 수령하거나 신제품을 직접 살펴보려는 방문객 100여명이 매장 앞에 줄을 섰다. 아이폰 듀오의 국내 출고가는 329만원부터. 최고 사양은 509만원에 달한다. 그럼에도 지난 17일 사전예약 시작 약 30분 만에 애플 공식 온라인스토어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밀릴 정도로 초기 물량이 빠르게 소진됐다. 이날 매장을 찾은 구매자들은 치열한 사전예약을 뚫고 출시 당일 제품을 손에 넣은 이들이다.

300만원을 훌쩍 넘는 가격이 부담스럽지 않느냐는 물음에 구매자들은 저마다 활용도를 강조했다. 애플의 첫 폴더블폰이라는 상징성도 있지만, 넓은 화면과 멀티태스킹을 활용하면 가격을 감수할 만하다는 반응이다. 국내 1호 구매자인 박성건 씨(30대) 역시 다용도성을 고려하면 충분히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현재 가격이 구매를 결정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라고 덧붙였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근무하는 박씨는 전날 오후 3시부터 매장 앞을 지켰다. 지난달 아이폰18 프로 출시 당시 2호 구매자였던 그는 이번에는 1호 구매자로 이름을 올렸다 박씨는 "평소 1,2등에 연연하진 않지만 이번에 1등을 해보는 것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런 경험도 더 어릴 때 아니면 못 해보지 않겠느냐"고 웃었다.

연이어 아이폰을 구매했지만 사용처는 다르다. 지난달 구매한 아이폰18 프로는 개인용, 이번 아이폰 듀오는 업무용이다. 박씨는 "기능 하나하나보다는 폴더블이라는 사용 형태 자체가 업무에 적합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촬영할 때 감독들이 카메라에 아이패드를 부착해 모니터로 활용하기도 하는데, 아이패드는 크기가 부담스럽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이폰 듀오는 평소에는 휴대전화로 사용하다가 필요하면 필기하거나, 카메라에 부착해 모니터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한 대로 여러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는 점이 구매 배경인 셈이다.

영상 콘텐츠 제작자에게도 아이폰 듀오의 대화면은 구매를 결정짓는 요인이었다. 4호 구매자인 정해웅 씨(30대)는 유튜브와 틱톡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정씨는 "원래 업무를 위해 맥북을 들고 다녔는데 번거로워 아이패드 미니를 사용했다. 그런데 휴대전화와 아이패드 미니를 함께 들고 다니는 것도 부담스러웠다"며 "아이폰 듀오는 두 기기를 합친 형태이고, 펼쳤을 때 크기도 아이패드 미니와 비슷해 구매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씨는 개인용으로 구매한 아이폰 듀오를 이동 중 영상 편집과 라이브 방송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그는 "기기를 접은 상태에서 후면 카메라를 활용해 라이브 방송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대신 아이폰 듀오를 선택한 배경에는 애플 생태계도 있었다. 정씨는 맥북과 아이패드 미니를 사용하면서 영상 파일을 옮기고 편집하는 과정에서 기기 간 연동성을 높게 평가했다.

특히 나노 텍스처 화면에 대한 기대도 구매에 영향을 미쳤다. 그는 "삼성 제품은 올레드 화면이 선명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눈이 아팠다"며 "나노 텍스처 화면은 눈이 편안하다고 느꼈기 때문에 가격이 더 나가더라도 구매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로보틱스 기업 리피즈를 운영하는 송정수 대표(20대)도 업무 활용을 염두에 두고 아이폰 듀오를 구매했다. 주방 자동화 로봇을 개발하는 그는 평소 회의 때마다 아이패드로 필기해 왔다.

송 대표는 "아이폰 듀오가 새로운 형태의 제품이라 신기해서 구매한 이유가 가장 크다"면서도 "업무 때문에 항상 아이패드를 가지고 다니는데, 애플펜슬까지 사용할 수 있게 되면 아이패드를 따로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아이폰 듀오의 애플펜슬 기능은 출시 시점에는 제공되지 않는다. 애플은 연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USB-C 애플펜슬을 지원할 예정이다.

송 대표 역시 갤럭시 폴더블폰은 구매 대상으로 고려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회사에서 개발자 대부분이 맥북을 사용하는 등 애플 제품을 많이 쓴다"며 "이미 iOS 생태계에 익숙해 다른 운영체제의 휴대전화를 구매할 생각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만난 구매자들이 공통적으로 꼽은 구매 요인은 폴더블폰의 다용도성과 기존 애플 기기와의 연동성이다. 특히 촬영과 영상 편집 등 콘텐츠 제작부터 회의 필기까지,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역할을 한 기기에서 해결하려는 수요가 두드러졌다.

아이폰 듀오는 접었을 때 5.4형, 펼쳤을 때 7.6형 화면을 제공한다. 두 개의 앱을 나란히 실행하는 분할 화면 기능을 지원하며, 카카오톡과 네이버웹툰 등 국내 주요 앱도 폴더블 화면에 맞춰 최적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앞서 갤럭시 Z폴드 시리즈를 통해 대화면과 멀티태스킹을 앞세운 업무용 수요를 공략해 왔다. 최신 갤럭시 Z폴드8은 최대 3개 앱을 동시에 실행하는 멀티윈도우 기능을 제공한다.

반면 애플은 첫 폴더블폰에 기존 아이폰의 사용 경험과 맥북·아이패드 등 자사 기기 간 연동성을 결합했다. 가격과 무게에서는 삼성이 앞선다. 아이폰 듀오는 256GB 기준 갤럭시 Z폴드8보다 약 101만원 비싸고, 무게도 53g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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