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쇄신' VS 정유경 '안정'…신세계 남매의 인사 카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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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쇄신과 안정'. 신세계그룹 남매의 인사 방향이 갈렸다.
이마트·SSG닷컴 한 대표가, 컨트롤타워도 재편신세계그룹은 23일 2027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신세계 그룹은 "오로지 '능력'과 '실력'만 평가해 발탁 인사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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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회복한 신세계는 '안정', 패션·뷰티 전문성 강화
'쇄신과 안정'. 신세계그룹 남매의 인사 방향이 갈렸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이마트 대표로 직접 복귀하고 주력사 수장과 그룹 컨트롤타워의 주요 보직을 바꿨다. 정유경 ㈜신세계 회장은 주요 경영진을 유지하면서 일부 사업에 외부 전문가를 영입했다. 독립경영 체제에서 각 부문의 경영 상황에 맞춰 다른 인사 카드를 꺼낸 것이다.

신세계그룹은 23일 2027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변화가 가장 큰 곳은 이마트다. 정용진 회장이 13년 만에 대표이사로 복귀하고, 김홍극 신세계까사 대표가 이마트·SSG닷컴 대표를 겸직한다. 한채양 이마트 대표는 취임 약 3년 만에 물러난다. 정 회장이 중장기 전략과 신사업을 챙기고, 상품기획(MD)·영업 전문가인 김 대표가 온·오프라인 사업 경쟁력을 높이는 구도다.
이번 인사는 지난 6월 정 회장이 밝힌 책임경영 방침의 후속 조치다. 신세계프라퍼티에 이어 이마트 대표까지 맡아 주요 계열사의 경영 성과에 직접 책임을 지겠다는 것이다. 정 회장은 주주총회 등을 거쳐 이마트 대표로 선임될 예정이다.
통합 경영의 방식도 달라졌다. 2023년에는 한채양 대표에게 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이마트24를 함께 맡겨 오프라인 유통 3사의 역량을 모았다. 이번에는 이마트와 SSG닷컴을 김 대표가 이끌도록 했다. 이마트의 상품·매장 경쟁력과 SSG닷컴의 온라인 판매망을 결합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조직도 손질했다. 이마트는 전략마케팅본부 산하 플랫폼담당을 신설한다. SSG닷컴은 사업총괄본부를 새로 만들고 재무·인사 조직을 지원담당으로 통합해 사업 운영과 지원 체계를 재편한다.
경영전략실에서는 인사·감사를 총괄하는 경영지원총괄에 최택원 SSG닷컴 대표를, 홍보·대관을 맡는 대외협력본부장에 박승학 조선호텔앤리조트 레저사업부장을 배치했다. 전상진 경영총괄 부사장은 유임했다. 이마트부문 기획전략본부 조직을 경영전략실로 통합하고 기획담당도 신설해 전략 수립과 경영 점검 기능을 강화한다.

정유경 회장이 이끄는 신세계 계열은 안정에 무게를 뒀다. 박주형 대표가 이끄는 백화점 등 주요 경영진을 유지했다. 지난해 면세점과 패션·뷰티 사업의 대표를 교체한 뒤 실적이 개선된 만큼 기존 경영진에게 힘을 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상반기 백화점 영업이익은 249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9.7% 늘었다. 면세점은 지난해 상반기 39억원 적자에서 올해 439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신세계인터내셔날과 신세계까사도 흑자 전환했다.
조직 개편은 상품 경쟁력과 사업별 전문성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 신세계는 상품본부 아래 콘텐츠개발담당을 신설한다. 신세계디에프는 상품본부와 마케팅담당을 새로 둬 상품 구성과 영업 역량을 보강한다.
패션·뷰티·생활용품 사업에는 외부 인재를 투입했다. 허민호 전 CJ올리브영 대표가 신세계까사와 신세계인터내셔날 화장품 부문을 함께 맡는다. 허 대표는 까사미아와 자주(JAJU)의 사업 확장도 이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패션과 화장품의 두 부문으로 대표 체제를 재편한다. 김덕주 현 대표가 패션 부문을 맡고, 허 대표가 화장품 부문을 이끄는 전문 경영 체제다.
계열 간 인재 이동도 눈에 띈다. 정유경 회장 쪽 신세계까사를 이끌던 김홍극 대표가 정용진 회장 쪽 핵심 계열사인 이마트로 옮겼다. 이마트 상품본부장 등을 지낸 김 대표는 신세계TV쇼핑의 흑자 전환과 신세계까사의 수익성 개선을 이끌었다. 남매의 독립경영 속에서도 주요 인재는 계열의 경계를 넘어 배치됐다.

정용진·정유경 회장은 2024년 각각 회장에 오르며 독립경영을 본격화했다. 같은 해 이마트와 신세계의 계열분리 추진을 공식화했고, 지난해에는 이명희 총괄회장이 보유한 양 사 지분을 각각 넘겨받았다. 남매의 지배력은 강화됐지만 두 부문이 공동으로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의 지분 관계를 정리하는 과제는 남아 있다.
대표적인 곳이 SSG닷컴이다. 오는 12월 장보기 중심의 존속법인과 패션·뷰티 중심의 신설법인인 신세계몰로 인적분할할 예정이다. 이마트는 지난 8월 8275억원을 들여 재무적투자자(FI) 지분을 인수하면서 SSG닷컴 지분율을 65.1%로 높였다. 나머지 34.9%는 신세계가 보유하고 있다. 계열분리를 마무리하려면 인적분할 이후 지분 관계도 추가로 정리해야 한다.
그룹 전체로는 역대 최대인 36명이 신규 임원으로 승진했다. 40대 임원 비중도 역대 가장 높은 18%로 올라갔다. 그룹은 정기 인사 이후에도 능력과 성과에 따른 수시 인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신세계 그룹은 "오로지 '능력'과 '실력'만 평가해 발탁 인사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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