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만에 최고 찍은 자영업자 연체율…고금리·고유가에 부실 도미노 우려

권해영 2026. 10. 23. 11:2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금리 상승으로 대출 상환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은행의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이 13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2020년 코로나19 확산 당시 금융당국이 시행한 대출 만기 연장과 원리금 상환 유예 조치가 연체율 상승을 일시적으로 억제했지만, 이후 글로벌 통화긴축에 따른 금리 부담이 누적되면서 잠재 부실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시장금리 상승이 국내 은행의 대출금리에 반영되면 그동안 매출 부진과 원가 상승을 버텨온 영세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8월 0.86%…2013년 5월 이후 최고치
은행권 전체 연체율도 0.69%…2016년 이후 최고
고유가·글로벌 시장금리 상승에 상환 부담 가중
취약차주 중심 연체·부실 확산 우려

금리 상승으로 대출 상환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은행의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이 13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반도체발 경기 회복의 온기가 내수 전반으로 번지지 못하면서 자영업자의 상환 여력이 빠르게 악화하는 모습이다. 중동 전쟁으로 인한 고유가와 글로벌 시장금리 상승까지 겹치면서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연체와 부실이 확산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국내은행의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0.86%로 전월보다 0.09%포인트, 전년 동월보다 0.08%포인트 상승했다. 2013년 5월 말(0.92%) 이후 13년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중소법인 대출 연체율도 1.1%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전년 동월 대비 0.13%포인트 올랐다. 이에 따라 개인사업자와 중소법인을 포함한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1.0%로 석 달 만에 다시 1%대에 진입했다. 전월보다 0.09%포인트, 전년 동월보다 0.11%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연체가 늘면서 은행권 전체 연체율도 동반 상승했다. 8월 말 국내 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0.69%로 전월 보다 0.06%포인트, 전년 동월보다 0.08%포인트 올랐다. 2016년 10월(0.81%) 이후 9년10개월 만에 최고치다.

부문별로 보면 기업대출 연체율은 0.86%로 전월 대비 0.08%포인트, 전년 동월 대비 0.13%포인트 상승했다. 이 가운데 대기업대출 연체율도 0.39%로 전월보다 0.03%포인트, 전년 동월보다 0.24%포인트 올라 2021년 4월(0.39%) 이후 5년4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가계대출은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상승하는 모습이다. 항목별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연체율은 0.31%로 전월보다 0.02%포인트 올랐고, 신용대출 등 비주담대 연체율은 0.91%로 0.07%포인트 상승했다. 전체 가계대출 연체율은 0.45%로 전월보다 0.03%포인트 올랐지만, 전년 동월과는 같은 수준이었다.

은행권 전체 연체율은 2022년 6월 0.2%로 저점을 찍은 뒤 전반적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0년 코로나19 확산 당시 금융당국이 시행한 대출 만기 연장과 원리금 상환 유예 조치가 연체율 상승을 일시적으로 억제했지만, 이후 글로벌 통화긴축에 따른 금리 부담이 누적되면서 잠재 부실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수출과 내수의 회복 격차가 자영업자의 부실 위험을 키우고 있다. 반도체를 비롯한 일부 수출업종 호조로 국내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1.1%에서 올해 3.5%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수출 주도의 경기 회복이 내수 전반으로 확산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매출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고금리와 고물가·고유가로 인한 원가 부담까지 겹치며 자영업자의 수익성과 채무 상환 능력이 동시에 악화하고 있다.

실제로 자영업자가 주로 종사하는 업종을 중심으로 연체율 상승세가 뚜렷하다.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대출 비중이 높은 IBK기업은행의 숙박·음식업 대출 연체율은 2022년 말 0.53%에서 지난해 말 1.4%로 뛰었다. 올해 6월 말에는 1.24%로 다소 낮아졌지만 여전히 2022년 말의 두 배를 웃돈다. 도소매업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같은 기간 연체율이 2022년 말 0.36%에서 지난해 말 1.02%로 상승한 데 이어 올해 6월 말에는 1.11%까지 높아졌다. 내수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자영업자들의 부채 상환 능력이 갈수록 약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문제는 앞으로도 고금리 환경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미국이 2022년 3월 금리 인상을 시작한 이후 미국 기준금리는 당시 연 0~0.25%에서 현재 연 3.75~4.0%까지 높아진 상태다. 여기에 관세 정책과 중동 전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시장에서는 12월 미국의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추가 인상돼 연 4.0~4.25%에 이를 것으로 관측한다.

미국의 금리 인상 전망과 인플레이션 우려는 시장금리에도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글로벌 채권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현재 4.9% 선을 기록 중이다. 최근 5%를 크게 웃돌던 때보다는 낮아졌지만, 연초 4.1% 수준과 비교하면 여전히 크게 오른 상태다. 전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3.0%로 동결했음에도 대출금리 상승에 대한 우려가 가라앉지 않는 배경이다.

이 같은 시장금리 상승이 국내 은행의 대출금리에 반영되면 그동안 매출 부진과 원가 상승을 버텨온 영세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특히 상환 여력이 취약한 한계차주를 중심으로 연체, 부실과 폐업이 연쇄적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높다.

금융당국도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대출 부실이 확대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금감원은 대내외 경제 여건의 불확실성과 시장금리 상승 기조 등을 감안할 때 연체율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은행권의 건전성 관리 강화를 유도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중소법인·개인사업자대출과 가계 신용대출 등을 중심으로 연체율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은행권이 선제적인 손실흡수능력을 확충하고 적극적인 부실채권 상·매각 등을 통해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도록 지속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