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도 ‘일감 돌려막기’도 답 아냐… AI시대 맞춰 틀 다시 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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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2017년 이후 약 10년간 공공부문 인력을 정규직으로 바꾸고, 정원을 줄이고, 조직을 합쳤다. 업무가 줄었다고 인력부터 없애거나 기존 조직을 유지하려 억지로 일을 만들어서는 지속 가능한 고용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코레일네트웍스는 주차장 171곳을 무인화하고도 운영 주차장이 늘어 인력을 유지했다.
아일랜드는 2010년 '크로크 파크 협약'을 통해 고용보호와 인력 재배치를 노사 합의로 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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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식 재교육·재배치 고려

정부는 2017년 이후 약 10년간 공공부문 인력을 정규직으로 바꾸고, 정원을 줄이고, 조직을 합쳤다. 하지만 그러는 동안 정작 ‘앞으로 어떤 일을 맡길 것인가’라는 질문은 뒷전이었다. 자동화시대 공공 고용정책은 이 질문에서 다시 출발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잖다. 업무가 줄었다고 인력부터 없애거나 기존 조직을 유지하려 억지로 일을 만들어서는 지속 가능한 고용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기관별 업무 변화에 따라 다른 해법이 적용돼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기관별 업무 변화에 따른 해법은 퇴직자가 많은 곳은 자연 감소와 충원 규모를 조정하고, 새 업무가 늘어나는 곳은 기존 인력의 재교육·재배치를 연결하는 방식이다. 22일 한국도로공사서비스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전환 인력 감소분의 88.7%는 정년퇴직이었다. 코레일네트웍스는 주차장 171곳을 무인화하고도 운영 주차장이 늘어 인력을 유지했다. 일률적인 감축보다 실제 업무량이 기준이 돼야 한다는 의미다.
직무 재배치는 어떤 식으로 가능할까. 해외 사례에서 단서를 찾을 수 있다. 아일랜드는 2010년 ‘크로크 파크 협약’을 통해 고용보호와 인력 재배치를 노사 합의로 묶었다. 정부는 협약 준수와 재배치에 대한 유연한 협조 등을 조건으로 추가 임금 삭감과 강제적 정리해고를 하지 않기로 했고, 노동계는 기관·부문 간 재배치에 협조하기로 했다. 협약과 후속 재배치 제도는 업무의 우선순위가 낮아진 곳의 인력을 필요한 자리로 옮기고, 새 직무에 필요한 재교육과 이동에 따른 처우 보호를 함께 마련하는 방향으로 설계했다.
고용을 보호하는 약속과 필요한 곳으로 인력을 옮기는 조건을 함께 정하는 것도 의미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평가된다. 정흥준 서울과기대 경영학과 교수는 “노동조합도 재배치를 전향적으로 받아들이고, 회사는 고용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합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정부도 지난 8월 기관별 기술 변화와 서비스 제공 방식에 따라 필요한 인력 규모·구성·역량을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교육과 공공부문 내 재배치를 우선하고 자연 감소 등을 활용한다는 원칙도 제시했다.
교육도 실제 일자리와 연결돼야 의미가 있다. 한전MCS는 2024년 전기차 충전인프라관리사 자격 취득자 537명을 배출했다고 경영실적보고서에 제시했다. 다만 지난해 해당 유지보수사업 매출은 1억6900만원에 그쳤다. 교육받은 인력이 실제로 맡을 업무와 사업 수요까지 확보해야 한다는 과제를 보여준다.
기관 통합도 신중해야 한다. 통폐합 과정에서 인력 수용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윤석 숭실대 행정학부 교수는 “통합하려 해도 인력을 받아들이려는 곳이 없다”며 “자연 감소에 따라 인력이 줄어들겠지만 이 역시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전환할 직무를 찾는 기준은 ‘공공서비스 수요’에 맞춰야 한다는 지적도 눈여겨볼 만하다. 조혁진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공공부문 일자리는 결국 대국민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자리”라며 “기계나 인공지능(AI)으로 대체될 수 없는 분야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이누리 기자 nuri@kmib.co.kr,nur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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