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연기 치솟고 관광버스 전복…서울시 복합재난 훈련 현장 가보니

서지영 2026. 10. 22.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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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전 9시50분 서울 양천구 목동종합운동장. 지진 발생을 알리는 방송과 함께 주경기장 관람석과 공사장 구조물이 무너지고 지하 보일러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안내가 이어졌다.

이같은 훈련 구역은 강동구 명일동 지반침하와 서소문고가 철거현장 사고, 은평 차고지 전기버스 화재 등 서울에서 실제 발생한 재난 5건을 바탕으로 했다.

양천구 재난현장 통합지원본부에서는 다수의 외국인 사상 사고 관련 모의 훈련이 한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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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지반침하·전기차 화재·건물 붕괴 등 복합재난 상황 재현
21개 기관 725명 참여…인명 구조부터 응급처치·이송까지 점검
오세훈 “기관 간 유기적 협조 중요…미비점 반영해 매뉴얼 보강”
22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6 서울시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에서 군 장병들이 부상자를 들것에 실어 이송하고 있다. 서지영 기자
“현 시각 서울 양천구 일대에 규모 4.5의 지진이 발생되었습니다”

22일 오전 9시50분 서울 양천구 목동종합운동장. 지진 발생을 알리는 방송과 함께 주경기장 관람석과 공사장 구조물이 무너지고 지하 보일러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안내가 이어졌다. 곧 소방차들과 경찰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달려왔다. 경기장 뒤편에서 솟구친 검은 연기가 하늘을 뒤덮었다.

“209명 중 200명이 대피하고 9명을 구조하고 있습니다” 방송이 울리는 사이 구조대원들의 손길이 바빠졌다. 부상자에게 헬멧과 목 고정 장비를 착용시키고 들것에 눕혀 몸을 고정했다. 이어 대원 한 명이 부상자와 함께 와이어에 매달린 구조 장비를 타고 서서히 올라갔다. 위에서 기다리던 대원들이 손을 뻗어 이들을 맞았다.

22일 서울 양천구 목동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6년 서울시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에서 구조대원들이 지반침하 상황을 가정한 인명 구조 훈련을 하고 있다. 남동균 기자
서울시가 이날 실시한 ‘2026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 현장의 모습이다. 복합재난 발생 시 관계기관의 공동 대응체계를 점검하는 훈련이다. 21개 기관·단체 725명과 차량 76대가 투입됐다.

지반침하, 전기차 화재, 외국인 다수사상자, 가설구조물 붕괴, 기반시설 파손 등 5개 구역으로 나눠 훈련이 이뤄졌다. 이같은 훈련 구역은 강동구 명일동 지반침하와 서소문고가 철거현장 사고, 은평 차고지 전기버스 화재 등 서울에서 실제 발생한 재난 5건을 바탕으로 했다.

지반침하 구역에서는 땅이 추가로 무너질 위험이 없는지 레이더로 확인한 뒤 매몰된 승용차를 구조 장비로 끌어올렸다. 현장을 둘러보던 오세훈 서울시장도 노란 장갑을 끼고 구조용 줄을 직접 당겨봤다.

전기차 화재 구역에서는 전기차와 관광버스가 충돌한 상황을 가정했다. 소방대원들이 전기차에 커다란 덮개를 씌우자 차체 주변으로 흰 연기가 퍼져 나왔다. 불길이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한 질식소화포였다. 이어 차량 아래쪽에 물을 뿌려 배터리를 식히는 훈련도 진행됐다. 옆으로 전복된 관광버스에서는 구조대원들이 유리창을 제거하고 안에 갇힌 외국인 관광객을 구조했다.

22일 서울 양천구 목동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6년 서울시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에서 서울특별시 119 특수구조단 지하도탐색드론이 구조물 붕괴 현장을 탐색하고 있다. 남동균 기자
현장에 마련된 응급의료소에서는 은색 보온포를 덮은 환자 옆에서 대원이 중증도분류표를 작성했다. 보행 여부에는 ‘가능’, 맥박 상태에는 ‘정상’에 각각 동그라미를 치고 ‘오른쪽 이마 열상·어지럼증’ 등 부상 상태를 기록했다. 환자 분류판에는 긴급 2명, 응급 3명, 비응급 1명, 지연 3명으로 표시돼 있었다.

가설구조물 붕괴 구역에서는 무너진 캐노피와 외벽에 고립된 사람들을 구조했다. 대원들은 로프를 이용해 부상자를 끌어올렸고, 드론 등 첨단 장비로 구조물 주변을 수색했다. 군인들도 부상자를 들것에 실어 안전한 곳으로 옮겼다.

통신망 등 기반시설이 파손된 구역에서는 네 발로 걷는 로봇개가 투입됐다. 지하 공간에 가스가 새는지 탐지하고, 정전과 통신장애가 발생한 시설을 복구하는 절차를 점검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서울 양천구 목동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6년 서울시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에서 현장 점검을 마친 후 브리핑을 하고 있다. 남동균 기자
구조 현장 한편에서는 오 시장이 이기재 양천구청장, 소방재난본부장, 재난안전실장 등 관계자들과 상황판단회의를 진행했다. 관계자는 지반침하와 전기차 화재 등 5개 구역별 피해와 대응 상황을 설명했다. 오 시장은 신속한 대피와 인명 구조가 우선이라는 취지로 당부했다.

양천구 재난현장 통합지원본부에서는 다수의 외국인 사상 사고 관련 모의 훈련이 한창이었다. 통합지원본부는 재난 수습에 필요한 인력과 장비를 지원하고 관계기관의 활동을 조정하는 조직이다. 본부장인 부구청장이 “다친 분들 처치는 어떻습니까?”라고 묻자 의약과 관계자는 “외국인 환자는 말이 통하지 않으면 처치와 이송이 늦어집니다”라고 답했다. 복지정책과에서도 외국어가 가능한 직원이 2명뿐이라며 통역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부구청장은 서울시와 외교부, 대사관에 협조를 요청하라고 지시했다.

훈련을 마친 오 시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생명을 지키는 일”이라며 “경찰과 소방, 자치구 등 모든 유관기관들이 신속하고 유기적으로 협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훈련 과정에서 발견된 미비점을 반영해 매뉴얼을 보강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지영 기자 surg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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