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절반 이상이 싫어한다…‘비호감의 늪’ 빠진 차기 주자

양수민 2026. 10. 22. 05:0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8월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예방하고 있다. 뉴스1


차기 대권을 노리는 여야 주요 정치인 모두가 국민 절반 이상에게 외면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정치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팬덤 정치’가 일상화되며 국민 다수에게 환영받는 정치인이 줄어든 탓이란 분석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13~15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3명에게 무선전화 면접 조사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여야 주요 정치인 7명의 비호감도는 모두 50%를 넘었다. 비호감도가 가장 낮은 오세훈 서울시장마저 57%에 달했고, 그 뒤로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59%), 한동훈 무소속 의원(64%), 정청래 민주당 의원(66%),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68%),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72%) 순으로 비호감도가 강했다.

김경진 기자


각자 안고 있는 사법 리스크와 강성 이미지 등 정치적 한계가 이들의 비호감도를 끌어올렸다는 지적이다. 오 시장은 23일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사건의 항소심 선고를 앞둬 사법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김 대표의 경우 이재명 정부 국무총리를 거쳐 당권을 잡았지만, 최근 당 지지율의 정체 속에서 뾰족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 16일 대법원장 재제청 국면에서 정부·여당과 갈등했던 조희대 대법원장의 탄핵을 공식화한 것, 지난달 30일 소방대원을 격려하겠다며 새벽 5시에 소방서를 방문한 것도 논란에 휩싸였다.

다른 주자도 마찬가지다. 한 의원은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국면에서 활약하며 야권의 대표 공격수 이미지를 구축했다. 하지만 그에 따른 반작용으로 여권에서의 비토론은 더욱 커졌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 보수 진영에서 제기된 ‘배신자 프레임’은 여전히 극복할 과제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9월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총리실 직원의 사찰 논란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장 대표와 정 의원은 강성 지지층의 지지를 받는 동시에 당내 반대 진영의 비토 또한 강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장 대표는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두고 “부정선거”를 강조하며 매일같이 올림픽공원 참정권 수호 집회에 나가며 강성 보수층의 지지를 확보했다. 하지만 당내 소통에 한계를 드러내며 반장동혁 진영의 파이 또한 키웠다. 진보 진영 내부에서도 ‘마이 웨이’ 성향이 강했던 정 의원은 6·3 지방선거와 8·17 민주당 전당대회를 거치며 반정청래 그룹의 반감을 키웠다. 특히, 대표로서 지방선거 치른 뒤 여권 내 갈등이 심해지던 때에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6월 10일)고 발언해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층으로부터 강한 반발을 부르기도 했다.

조 원장과 이 의원은 혁신당과 개혁신당이 6·3 지방선거에 참패하며 정치적 타격을 크게 받았다는 평가다. 조 원장은 2019년 자녀 입시 비리 의혹 등 ‘조국 사태’를 겪은 뒤 얻은 부정적 이미지를 여전히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의원은 국민의힘 대표 시절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갈등으로 인해 생긴 보수층의 비토 정서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또 2030세대 남성에게 인기를 얻은 만큼 ‘젠더 갈등’을 유발했다는 부정적 평가도 함께 얻었다.

지난 1월 2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6년 신년 인사회에서 정청래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조국 당시 조국혁신당 대표, 이준석 당시 개혁신당 대표가 신년 인사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전문가들은 ‘비호감’ 잠재적 대권 주자의 구조적 배경에 극단적인 정치적 양극화가 있다고 짚는다. 중도 확장보다는 강성 팬덤에만 소구하는 정치가 반복되며 국민적 피로감이 누적됐다는 것이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중의 당파성이 부정적으로 발현되는 ‘부정적 당파성’이 극에 달한 결과”라며 “대권을 바라보며 지지층에 어필하고, 정책 개발보다 정쟁에 매몰되는 게 반복되니 정치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김성수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비호감도가 높더라도 팬덤을 구축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 21세기 정치권의 생존 문법”이라며 “중도 행보를 했다가 자기 편이 떨어져 나가면 대권 주자가 될 수 없다는 불안감에 팬덤을 강화하는 악순환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양수민 기자 yang.sumi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