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스틸 "한국, 더이상 미국이 보호해줘야 하는 나라 아냐…역내 역할 해야"

이유정 2026. 10. 21.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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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스틸 주한 미국대사가 21일 “한국은 더 이상 미국이 보호해줘야 하는 나라가 아니다”라며 “이제 미국과 함께 인도ㆍ태평양 지역을 이끌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경제ㆍ안보 분야에서 한국이 미국의 대중 견제 전략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는 주문으로 풀이된다.

미셸 스틸 주한미국대사(가운데)가 21일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서울이태원에서 열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스틸 대사는 이날 주한미국상공회의소가 주관한 ‘변화하는 세계 속 한ㆍ미 동맹’ 특별오찬ㆍ대담에서 “때로 중국은 인도ㆍ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큰 위협이 된다”며 “(한ㆍ미가) 함께 협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자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7월 부임한 스틸 대사가 공개 석상에서 동맹 현안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그는 “한ㆍ미는 격변기를 겪고 있다”며 “한국전쟁 이후 많은 도움을 받은 한국이 이제는 리더십을 발휘할 때”라고 했다.

스틸 대사는 한국의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와 국내총생산 대비 3.5% 수준의 국방비 증액 약속을 거론하며 텍사스주 가스복합화력발전소와 원전 투자,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참여 등을 언급했다. 다만 “세부 사항 이행을 위한 논의가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쿠팡 사태 등 한국의 디지털 시장 규제에 대해서 스틸 대사는 “굉장히 큰 장벽들이 있었다”며 쿠팡에 대한 압수수색과 감사, 과징금 부과 등을 거론했다. 이어 “미국 기업들은 차별 없이 공평한 경쟁의 장에서 경쟁할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쿠팡의 법률 담당 부사장 겸 소송 부총괄도 참석했다. 스틸 대사는 미국 기업들의 의견과 관련해 “거의 매일 워싱턴DC와 전문을 주고받고 있다”고 밝혔다.

북ㆍ미 대화에 대해서는 “전제 조건 없이 미국은 북한과의 대화에 항상 열려 있다”면서도 “북한 비핵화는 정말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이 언제 만날지는 정말 모르겠다. 북한은 계속 묵묵부답”이라며 “한국은 이 대화에 참여해야 한다”라고 했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21일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서울이태원에서 열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미셸 스틸 주한미국대사. 연합뉴스

한편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주한미군의 훈련 방식은 바뀔 것이며 모든 위협으로부터 한국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대북 위협을 넘어 중국 등 역내 위협까지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는 내년 상반기 자유의 방패(FS) 연습과 관련해 진영승 합참의장에게 “연 2회 연습에 대비태세를 의존할 수 없다. 1년 내내 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한국의 조선업 등 제조 역량을 활용해 역내 미군 자산의 정비를 확대하는 ‘권역 지속지원 거점’ 구상도 강조했다. 그는 2024년 9월 한화오션이 미 해군의 월리 쉬라호를 유지ㆍ보수ㆍ수리(MRO)한 사례를 들어 “해양뿐 아니라 전 영역에서 협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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