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집권 민진당, 타이베이 시장자리 탈환하나…11·28 지방선거 혼전

대만 타이베이 시장 선거에서 집권 민진당 후보가 현직 국민당 후보를 처음 앞섰다는 여론조사가 나왔다. 다음 달 28일 동시 지방선거(직할시·현급시 등 아홉 가지 공직자를 한 번에 선출해 ‘구합일·九合一 선거’로 불림)를 37일 앞두고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20일 친여당 성향의 타이베이시 신민(信民)양안연구협회 조사에서 민진당의 선보양(沈伯洋·44) 후보는 지지도 50.3%로 장제스(蔣介石·1887~1975) 전 총통의 증손자인 국민당 장완안(蔣萬安·47) 현직 시장(33.3%)을 17% 포인트 앞섰다. 9월 조사에서는 장 시장 41.7%, 선 후보 40.5%였다. 이달 8일 TVBS 조사에서도 각각 49%와 41%로 5월 선 후보의 출마 선언 당시 28%였던 격차가 8% 포인트로 크게 좁혀졌다.
다만 해석은 엇갈린다. 이번 여론 조사기관이 친민진당 성향의 자오싱청(曹興誠·79) 롄화전자(UMC) 창업자가 후원한 업체여서다. 표본도 친민진당 성향이 친국민당보다 15.6% 포인트 많다. 황칭룽(黃淸龍) 신민양안연구협회 회장은 국민당 지지층이 응답을 꺼리는 ‘침묵의 나선’ 효과를 감안하면 “선 후보의 실제 득표율은 7%포인트 앞서거나 1%포인트 뒤처지는 수준”으로 추산했다.
재선에 이어 2028년 총통 선거를 노리는 장 시장은 선거 판세의 변화를 인정했다. 20일 방송에 출연해 “4~5월과 추세가 완전히 다르다”며 “매우 위급하다”고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선 후보는 “여론조사는 종이 위에, 승부는 표에 있다”며 몸을 낮췄다.
선 후보의 돌풍은 8년 전 야당의 바람에 비교하며, 이름의 마지막 글자를 따 ‘양류(洋流)’로 불린다. 2018년 차이잉원 총통의 첫 집권 3년차에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민진당의 20년 아성인 가오슝 시장직을 국민당 한궈위(韓國瑜) 후보가 탈환했던 ‘한류(韓流)’와 닮았다는 평가다. ‘양류’는 대만의 경기도 격인 신베이시로 번지면서 민진당 쑤차오후이(蘇巧慧) 후보가 국민당 리쓰촨(李四川) 후보와 접전을 벌이는 중이다.
대만 독립 성향의 라이칭더(賴淸德) 총통의 중간평가이자 2028년 총통선거의 예비 선거 성격이어서 여소야대 국면을 흔들 수 있을 지 중국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베이징은 선 후보를 정면으로 비난했다.
선 후보는 중국발 허위정보와 인지전(認知戰) 대응을 연구해 온 안보 전문가로,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은 그를 ‘대만 독립 완고분자’ 제재 명단에 올렸다. 21일 정례브리핑에서 장한(張晗) 대만판공실 대변인은 “독립 완고분자와 관련 기업은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며 앞서 선 후보 부친 회사에 대한 제재를 두둔했다. 중국은 앞서 지난 14일 선 후보의 부친인 사업가 선투청(沈土城)이 운영하는 VWAY에 대해 중국 기업·단체·개인과의 모든 거래와 협력을 금지하는 제재를 가했다.
이와 관련 대만에서 중국 사무를 전담하는 대륙위원회가 “대만 사회를 협박하고 선거에 개입하려는 것”이라고 반발한 데 대해, 장 대변인은 “민진당이 이를 빌미로 대륙을 헐뜯고 있다”며 맞받았다.
중국의 강도 높은 압박이 대만의 중도층 유권자에게 어떻게 작용할 지는 미지수다. 만약 선 후보가 타이베이 시장에 당선될 경우 2016년 민진당 집권 이후 10년 넘게 긴장 상태인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에 새로운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국세청장이 웬 비서실장? 임광현, 이재명 만남 전 적은 ‘메모’ | 중앙일보
- 삼전닉스 물렸는데도 “수익률 4%”…물타기 대신 이 4개 사라 | 중앙일보
- ‘췌장암’ 아내 조문도 안 갔다…그 남편이 죽기 전 찾은 여자 | 중앙일보
- 교회 옆 시신 400구 쏟아졌다…사이비종교 ‘끔찍한 죽음’ 충격 | 중앙일보
- 합의 성관계 뒤 “6차례 성폭행당했다”…20대 여성 무고로 실형 | 중앙일보
- 일본서 숨진 23세 한국인 여대생…“징역 10년 너무 낮다” 40대 결국 | 중앙일보
- “내 양자 돼라” “말도 안 돼요”…‘세라젬 아들’ 된 22년 직원 | 중앙일보
- “중국산이냐” 묻자 차단…개그맨 김수영, 게장 판매 논란에 결국 | 중앙일보
- “김정은 중국 병원서 뇌출혈 사망” SNS 확산에…북한 공개한 사진 | 중앙일보
- 요즘 핫한 허니문 여행지…“지구서 가장 아름답다” 극찬받은 섬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