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잠실야구장' 45년 역사가 남긴 것

이준목 2026. 10. 21.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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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구의 희노애락을 함께해온 잠실야구장이 마지막 경기를 끝으로 45년의 파란만장한 역사를 마감했다.

광주에서 열린 1차전에서 1-5, 2차전 3-6으로 모두 패했던 LG는 홈구장인 잠실로 돌아온 3차전에서도 초반부터 무너지면서 제대로 힘을 써보지도 못하고 3전 전패로 일찍 시리즈를 마쳤다.

정규시즌 5530경기가 치러졌고, 포스트시즌 196경기(한국시리즈 90경기, 플레이오프 62경기, 준PO 34경기, 와일드카드전 9경기), 올스타전이 16경기였다.

KIA는 전신인 해태 시절, 1983년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LG의 전신인 MBC 청룡을 8-4로 꺾은데 이어, 33년만에 잠실구장에서의 '처음과 마지막 포스트시즌 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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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개장 후 5742경기… 2032년 돔구장 재건축 목표로 철거 돌입

[이준목 기자]

한국야구의 희노애락을 함께해온 잠실야구장이 마지막 경기를 끝으로 45년의 파란만장한 역사를 마감했다.

잠실을 홈으로 사용하는 LG 트윈스는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2026 신한 SOL KBO 리그 준플레이오프(준PO·5전 3선승제) 3차전에서 1-13으로 패배했다.

광주에서 열린 1차전에서 1-5, 2차전 3-6으로 모두 패했던 LG는 홈구장인 잠실로 돌아온 3차전에서도 초반부터 무너지면서 제대로 힘을 써보지도 못하고 3전 전패로 일찍 시리즈를 마쳤다.

지난 14일 와일드카드(WC) '잠실 시리즈'에서 두산 베어스가 LG에 1-4로 패하며 먼저 탈락한데 이어 LG마저 준PO를 끝으로 퇴장하면서, 올 시즌 잠실에서의 공식경기 일정은 모두 막을 내리게 됐다. 잠실야구장은 올해를 끝으로 철거 후 2032년 완공을 목표로 돔구장 재건축에 돌입한다.

한국 야구의 성지
▲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13대1로 이긴 KIA 선수들이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2026.10.20
ⓒ 연합뉴스
잠실야구장은 프로야구 개막 원년인 1982년 처음 개장해 '한국 야구의 성지'로 불려 왔다. 세계야구선수권대회 개최와 서울올림픽 야구 경기를 치르기 위해 제작된 잠실은 한국 최초의 국제 규격 경기장이기도 하다. 좌우 100m, 좌우중간 120m, 중앙 125m로 설계되었고 공사비에만 126억 원의 공사비를 들여 완공된 당시로서는 초대형 프로젝트였다.

잠실에서 열린 첫 경기는 프로팀이 아닌 고교경기였다. 당시 잠실야구장 개장 기념 대회에 '고교 야구 빅4'로 인기가 높던 경북고, 부산고, 군산상고, 천안북일고가 초청됐다. 1982년 7월 16일 열린 군산상고와 경북고의 역사적인 첫 잠실 개막전에서는 당시 경북고 3학년이던 류중일(전 삼성, 국가대표팀 감독)이 잠실구장 1호 홈런을 터뜨리기도 했다. 또한 같은 해 9월 열린 세계야구선수권 대회에서는 결승 한일전에서 김재박의 '개구리 번트' 등 명장면을 연출하며 한국야구 역사상 첫 세계대회 정상에 오른 곳도 바로 잠실이다.

잠실의 프로야구 첫 경기는 1982년 8월 1일 열린 롯데 자이언츠-MBC 청룡전이었다. 1983년부터 본격적인 MBC 청룡(LG 트윈스의 전신)이 잠실 홈구장으로 사용했으며, 1986년부터 OB 베어스(두산 베어스의 전신)가 합류함으로써 공동 연고구장으로 '한 지붕 두 가족 잠실 시대'를 열었다. 1983년에는 해태 타이거즈와 MBC 청룡의 한국시리즈 2차전 맞대결로 잠실에서의 첫 포스트시즌이 열렸다.

이후 수많은 프로야구 역사의 명장면들이 잠실구장에서 탄생했다. '철완' 고 최동원의 1984년 한국시리즈 4승 신화, '불사조' 박철순의 22연승 마감과, 1997년 은퇴식, LG와 두산의 '어린이날 시리즈' 2023년 LG의 '29년만의 한국시리즈 우승' 등이 대표적이다.

2015년까지는 지방팀들의 경기장 사정이 열악했기에 서울을 연고로 한 팀이 한국시리즈를 치르지 않아도 중립구장으로 지정된 잠실구장에서 5~7차전이 열리는 규정이 있었다. 그래서 지방팀들도 잠실에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하는 경우가 많았다.

역사상 총 43회의 한국시리즈중 잠실에서 우승이 확정된 경우가 절반이 넘는 25회에 달했다. 잠실에서 가장 많이 우승을 차지한 팀은 KIA(전신 해태 포함) 타이거즈로 총 12회의 우승중 9번을 잠실에서 확정했다. 그 뒤를 이어 삼성은 5회, 잠실을 홈으로 쓰는 두산이 3회 우승을 잠실에서 확정 지었다.

총 5742경기 열려

잠실에서 열린 역대 프로야구 경기는 총 5742경기였다. 정규시즌 5530경기가 치러졌고, 포스트시즌 196경기(한국시리즈 90경기, 플레이오프 62경기, 준PO 34경기, 와일드카드전 9경기), 올스타전이 16경기였다.

잠실에서의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는 지난 12일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2026 정규시즌 최종전이었다.잠실에서 열린 마지막 한국시리즈는 지난 2025년이었다. 당시 LG가 1, 2차전을 모두 이기면서 화려하게 장식했고, 결국 한화 이글스를 꺾고 정상에 올랐다. 플레이오프는 2024년 LG와 삼성전,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LG와 두산의 대결이 각각 마지막이었다.

그리고 이번 준PO를 끝으로 포스트시즌을 포함하여 잠실구장에서의 모든 야구경기가 막을 내리게 됐다. 준PO MVP로 선정된 김도영은 3차전에서 '잠실구장 마지막 만루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KIA는 전신인 해태 시절, 1983년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LG의 전신인 MBC 청룡을 8-4로 꺾은데 이어, 33년만에 잠실구장에서의 '처음과 마지막 포스트시즌 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하게 됐다. 또한 KIA는 잠실에서 열린 포스트시즌 역대 전적에서 24승 1무 8패, 승률 .724을 기록한 최고승률팀으로도 영원히 역사에 남게 됐다.

한편 LG는 잠실에서의 마지막 경기와 시즌을 모두 새드엔딩으로 마감하며 디펜딩챔피언의 자존심에 흠집을 남겼다. LG는 올 시즌을 앞두고 잠실구장에서 보내는 마지막 시즌을 구단 첫 한국시리즈 2연패로 장식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내세운 바 있다.

시즌 초중반까지만 해도 선두권에서 순항하던 LG였지만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삼성에 1위 자리를 내주며 흔들리기 시작했다. 후반기에는 59경기에서 26승 32패 1무(승률 .448)로 5할 승률에도 못미치는 극심한 부진으로 순위가 갈수록 추락했다. 정규시즌 최종전에서는 김도영의 역전 홈런으로 KIA에 석패하면서 결국 4위로 정규시즌을 마쳤다. 가을야구에서도 다시 만난 KIA에게 3전 전패로 완패하며 초라하게 퇴장했다. 이는 염경엽 감독이 부임한 2023년 이후로 가장 최악의 시즌이었다.

LG의 부진 원인은 믿었던 마운드의 붕괴와 타선의 집단 슬럼프였다. 에이스로 기대했던 치리노스가 부상에 허덕이며 6월 교체됐다. 마무리 투수 유영찬도 부상으로 이탈하며 선발 자원인 손주영을 급하게 대체마무리로 전환해야했다.

결국 올 시즌 선발 투수로 안정적인 로테이션을 지켜준 선수는 톨허스트와 다승왕 임찬규 뿐이었다. 시즌 후반에 메이저리그 경력의 베테랑 카를로스 카라스코를 영입하는 승부수를 띄웠지만 호투와 부진이 이어지는 극과 극의 기복심한 피칭이 아쉬웠다. 미국무대에서 시즌 후반기에 너무 늦게 돌아온 고우석은 규정상 포스트시즌에는 나설 수 없었다.

타선 역시 클럽하우스 리더 역할을 맡았던 김현수가 KT로 이적한데 이어, 문보경과 홍창기, 신민재 등 주축 타자들이 시즌내내 집단 슬럼프와 부상에 허덕였다. 구단 시즌 최다 홈런(41개)의 역사를 쓴 외국인 타자 오스틴이 홀로 분전했으나 타선을 홀로 지탱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가을야구에서도 깨어나지못한 LG 타선은 KIA와의 준PO 3경기를 합쳐 고작 5득점을 뽑아내는데 그치며 완패를 피하지 못했다. 마운드도 1차전 선발 투수 톨허스트만이 5이닝을 간신히 채웠을뿐, 2차전 임찬규는 0.1이닝, 3차전 카라스코는 1.1이닝 만에 난타당하고 마운드를 내려오며 이렇다할 반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이로서 LG는 구단 역사상 첫 한국시리즈 2연패도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프로야구는 두산이 2015, 2016년 마지막으로 2연패에 성공한 이후 최근 10년간 매년 우승 반지 주인이 바뀌고 있다. LG는 2020년대 유일한 멀티우승(2023년, 2025년)을 달성했지만, 구단 역사상 연속 우승은 잠실시대를 마감할 때까지 결국 한번도 이뤄보지못했다. 하필 45년 잠실 역사의 대장정을 장식하는 마침표에서, '조연'으로 전락해버린 LG에게는 이래저래 유독 아쉬운 시즌으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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