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는 오를 때 팔고, 외국인은 내릴 때 팔았다 [길 잃은 증시]

임성영 2026. 10. 21.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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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급락과 반등을 반복하며 좀처럼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는 주가가 하락하면 사들이고 반등하면 매도하는 거래를 반복했다.

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하는 동안 개인이 매수에 나섰지만 외국인의 매도세는 계속됐다.

최근 6주간 외국인은 코스피가 상승한 날에도 순매수와 순매도를 반복했고 하락한 날에는 거의 예외 없이 매도 우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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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6주 간 상승일 17일 모두 개인 순매도…42조원 팔아
외국인 하락일 19일 중 18일 순매도…하락폭 상승폭의 1.6배
최근 코스피 추이. 그래픽=임성영 기자
코스피가 급락과 반등을 반복하며 좀처럼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는 주가가 하락하면 사들이고 반등하면 매도하는 거래를 반복했다. 외국인은 하락장에서 대규모 매도에 나서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개인의 저가 매수에도 외국인 매도 압력을 충분히 상쇄하지 못하는 가운데 반등 때마다 매물이 출회되면서 증시가 뚜렷한 방향을 찾지 못하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KRX)와 넥스트레이드(NXT)의 유가증권 시장 투자자별 매매동향을 분석한 결과, 지난 8월26일부터 이달 20일까지 36거래일 동안 개인투자자는 8조4696억원을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42조4207억원을 순매도했고 기관은 4조1479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피 상승일과 하락일에 따라 투자 주체별 매매 방향은 뚜렷하게 엇갈렸다. 36거래일 중 코스피가 상승한 날은 17일, 하락한 날은 19일이었다. 개인은 상승일 17거래일 모두 순매도했고 하락일에는 19거래일 중 17거래일 순매수에 나섰다.

개인은 코스피 상승일에 42조879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하락일에는 33조6183억원을 순매수했다. 주가가 떨어지면 저가 매수에 나섰다가 반등하면 매도하는 흐름이 반복된 셈이다.

외국인은 반대 양상을 보였다. 코스피 상승일에는 5조1432억원을 순매수했지만 하락일에는 47조5639억원을 순매도했다. 하락한 19거래일 가운데 외국인이 순매수한 날은 단 하루에 불과했다. 기관은 상승일에 14조555억원을 순매수하고 하락일에는 9조9076억원을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기타법인은 46조7031억원을 순매수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기업의 자사주 매입이 외국인 매도 물량을 일부 흡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를 때보다 내릴 때 더 크게…이틀 반등 하루 만에 반납

최근 코스피의 움직임에서도 반등이 지속되지 못하는 모습이 뚜렷하다.

지난 6주간 코스피의 상승일 평균 상승률은 1.41%였지만 하락일 평균 하락률은 2.23%에 달했다. 하락일의 평균 낙폭이 상승일 평균 상승폭보다 약 1.6배 컸다. 상승일과 하락일 수는 큰 차이가 없었지만 하락할 때 더 크게 떨어지면서 지수 회복이 더딘 것으로 해석된다.

거래대금은 상승일과 하락일에 큰 차이가 없었다. 상승일 17거래일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21조4001억원, 하락일 19거래일은 21조8911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락일 거래대금이 약 2.3% 많았지만 지수 등락폭의 차이는 훨씬 컸다.

코스피는 지난 2일 7003.74로 거래를 마친 뒤 15일까지 7거래일 연속 하락해 5554.22까지 밀렸다.

지난 15일에는 미국 물가 상승에 따른 고금리 장기화 우려와 인공지능(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낙폭이 확대됐다. 외국인의 매도세가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된 가운데 코스피는 하루 만에 7.57% 급락했다.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는 프로그램매매 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매도 사이드카)에 이어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됐다.

이후 코스피는 16일과 19일 각각 2.05%, 1.76% 반등하며 5768.01까지 회복했지만 20일 다시 3.73% 하락한 5552.74로 마감했다. 이틀간의 반등분을 하루 만에 모두 반납한 셈이다.

거래대금도 반등 과정에서 뚜렷하게 늘어나지 않았다. 코스피가 급락한 지난 15일 거래대금은 약 28조6400억원에 달했지만 반등한 16일과 19일에는 각각 약 20조9500억원, 20조100억원에 그쳤다.

이 같은 흐름은 투자자별 수급에서도 확인된다. 코스피가 7000선에서 5500선대로 내려온 이달 2일부터 20일까지 개인은 11조7834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외국인은 20조7915억원을 순매도했다. 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하는 동안 개인이 매수에 나섰지만 외국인의 매도세는 계속됐다.

개인은 반등 때 매도, 외국인은 하락 때 매도…엇갈린 수급

개인투자자의 매매 패턴은 주가가 하락하면 매수하고 상승하면 매도하는 이른바 ‘역추세적 매매’ 성향과 맞닿아 있다. 하락장에서 저가 매수에 나선 투자자들이 주가가 반등하면 차익을 실현하거나 손실을 줄이기 위해 매도에 나서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홍지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개인투자자는 주가가 하락한 종목을 매수하는 역추세적 매매 성향을 보인 반면, 기관투자자와 외국인은 상대적으로 주가가 상승한 종목을 매수하는 추세추종적 매매 성향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다만 외국인의 추세추종적 매매 성향은 유가증권시장에서 뚜렷하게 나타났지만 코스닥시장에서는 일관된 매매 패턴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물론 개인의 순매도가 반드시 증시 하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외국인과 기관이 충분한 매수세를 형성하면 개인의 매물을 소화하면서도 지수는 상승할 수 있다.

문제는 외국인의 매수세가 지속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6주간 외국인은 코스피가 상승한 날에도 순매수와 순매도를 반복했고 하락한 날에는 거의 예외 없이 매도 우위를 보였다. 개인이 반등할 때 매도에 나서는 상황에서 외국인마저 적극적인 매수 주체로 나서지 못하면서 상승 동력이 약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증시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의 주가 움직임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점도 부담이다. AI 투자 확대에 따른 수익성 우려와 글로벌 금리 불확실성 등이 투자심리를 압박하는 가운데 외국인의 매도세가 이어지면 지수 전반의 회복도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등할 여지는 있지만 이를 중기 상승으로 이어갈 매수 기반은 다시 만들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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