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 아내 조문도 안 갔다…그 마약남, 죽기 전 찾은 여자
부친의 실종 사건을 의뢰한 딸은 아버지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었다.
어려서부터 얼굴을 볼 일이 드물었다. 부친은 해외 출장을 간다는 명목으로 수년간 집을 비우기도 했다. 3년 전 모친이 췌장암 4기 진단을 받았을 때조차 병문안은 오지 않았다. 상주 노릇도 딸이 했다. 그런 부친이 2년 전 돌연 연락을 취해 만나고 싶다고 했다. 1년 넘게 무시했으나 혈육의 정을 떨쳐내지 못해 부친이 일러준 이곳 신림동 한 빌라 지하방을 4개월 전 처음 들렀다고 한다.
“집이 엉망이죠. 가끔 와서 청소를 해드렸는데 이 냄새는 안 빠져요.”
시큼한 냄새가 떠도는 곳이다. 벽에는 퍼런 곰팡이가 슬어 있고 벽지도 누렇다. 구석진 곳에는 어김없이 먼지가 눌어붙어 있다. 하지만 냄새의 원인은 환경보다 체취인 것 같았다. 거실에 놓인 모포에서 비슷한 냄새가 난다. 허물 같은 형상인데 부친은 한여름인 지난 7월에도 내내 모포를 두르고 있었다고 했다.
그런데 사흘 전 집에 와보니 부친이 없었다. 집에만 머무는 독거 생활을 고집하던 그였다. 단순히 산책을 나갔으리라 여기기엔 불안했다. 그 뒤로도 기별이 없어 전날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담당 경관은 육십이 넘었는데 별일이 있겠느냐, 기다려 보라고 했다.

그런 대응이 낯선 것은 아니다. 실종 사건은 통계상으로 연 7만 건에 이른다. 경찰에 따르면 일선서 형사과 실종팀의 인력은 2~3명에 불과해 야간 당직도 혼자 설 뿐더러 밤마다 5~6건씩 쏟아지는 실종 신고를 도맡아 처리하기가 매우 어렵다. 거기다 실종 신고 중 97%가 별 탈 없이 해결된다는 통계가 수색의 부담을 덜어준다.
문제는 최근 5년간 숨진 채 발견되는 실종자가 7800여 명이라는 점이다. 그들의 실종은 성인의 자유 의지에 따른 가출로 인식되므로 수개월 후 변사체로 발견되더라도 이미 증거가 휘발돼 범죄 연관성은 밝혀지지 않은 채 사망 처리된다. 최근 제주에서 발생한 장모씨 실종 사건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의뢰인은 부친이 살해됐을 수도 있다고 했다.
" “최근 아버지는 이수철(가명)이란 사람을 두려워했어요. 곧 출소할 범죄자인데 여기를 찾아올 수 있다고. 며칠 전에는 저한테도 그만 오라고 했죠.” " 하지만 집에는 범죄 현장으로 볼 만한 흔적이 없다. 그렇다면 납치라도 당했다는 건가.
지상으로 올라온 의뢰인은 빌라 앞을 가리키면서 원래 부친의 회색 프라이드 차량이 있던 자리라고 했다. 2011년 단종된 2세대 모델로 의뢰인이 10대 때도 부친이 몰고 다녔다. 하지만 부친과 함께 사라졌다는 것이다.
“예비 출소자를 피해 잠적했을 공산이 크지만 범죄 연루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탐정은 우선 경찰에게 다시 전화해 부친의 차량이 수배 대상에 등록됐는지 확인하라고 권유했다. 정확히는 ‘WASS’라는 수배 차량 추적 시스템이다. 문의를 받은 담당 경관은 놀라면서 “가족 중에 경찰이 있느냐”고 물어왔다. 그러고는 “과장님 결재 받으려면 이틀은 걸린다”며 기다리라고 했다.
혼자 부친의 집으로 돌아온 탐정은 내부를 살피다가 장롱 구석에서 커다란 보따리를 찾아냈다. 안에는 법률 서적 2권과 수첩·서신들이 있었다. 비교적 최근의 서신 봉투에는 수신지에 현주소가 기입돼 있었지만 2~3년 전 발신일 도장이 찍힌 서신은 서울구치소로 돼 있었다.
(계속)
“그래도 이번에는 끊으려고 노력하더라. 출소뽕도 안 하고.”
부친을 오랫동안 알고 지낸 지인의 증언이었다. 장롱 속 서신에는 딸이 모르던 부친의 과거가 담겨 있었다.
해외 출장을 간다며 수년씩 집을 비웠던 아버지는 어쩌다 마약에 손을 댔을까.
추적 끝에 부친을 찾아낸 탐정은 휴대전화에서 뜻밖의 통화 기록을 확인했다.
아내의 병상도, 빈소도 외면했던 남자가 죽기 전 연락한 여자는 누구였을까.
딸도 몰랐던 부친의 마지막 행적과 그가 찾은 여자의 정체는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7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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