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역삼동 연쇄방화범 “법무법인이 사기…사흘 준비”
![2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건물 두 곳에 잇따라 불을 지른 혐의를 받는 방화 용의자 A씨가 이날 범행 현장 인근에서 시너 등 인화물질이 든 것으로 추정되는 통을 들고 이동하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됐다. [뉴스1]](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10/21/joongang/20261021000340656luhs.jpg)
2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빌딩 두 곳에서 화재가 발생해 시민 19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경찰은 이날 오후 방화 용의자인 70대 남성을 붙잡았다. 그는 4년 전에도 같은 건물들에 불을 내려다 실패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54분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지하 2층·지상 7층 규모의 신명빌딩 3층에서 “검은 연기가 심하게 나고 건물 3층 창문에 5명이 있다”는 119신고가 접수됐다. 이어 6분 뒤엔 약 200m 떨어진 지하 2층·지상 10층 규모 한양빌딩 4층에서도 화재 발생 신고가 들어왔다.
현장에는 소방대원 115명 등 총 291명의 인력과 소방차량 등 장비 56대가 동원돼 진화 작업을 벌였다. 이번 화재로 신명빌딩 내부에 있던 30대 여성 1명이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되는 등 중상자 5명과 경상자 14명이 발생했다. 화재가 난 건물에 있던 시민 60여 명은 스스로 대피했다. 소방은 화재 발생 약 2시간 만인 오후 2시20분쯤 두 건물의 불을 완전히 껐다.
![화재 현장. [뉴스1]](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10/21/joongang/20261021000340878drnh.jpg)
인근 건물 사무실에 있던 50대 신선영씨는 “사람 살려달라는 소리가 들려 밖으로 나와 보니 건물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았고, 깨진 창문으로 구조를 요청하거나 울부짖는 사람들도 보였다”며 “소방관들이 구조한 시민에게 도로변에서 심폐소생술을 하는 모습도 목격했다”고 했다. 외식업장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오후 12시쯤 폭발음 같은 ‘퍽’ 소리가 나며 건물 창문이 깨지기 시작해 소방에 신고했다”며 “연기가 골목까지 퍼져 눈도 못 뜰 정도로 자욱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70대 남성 A씨가 이날 오전 서울 강서구 자택에서부터 시너 등 인화성 물질로 추정되는 물건을 들고 나왔고, 불을 지른 건물에는 비상계단 등을 이용해 올라간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22년에도 휘발유 등을 들고 이번에 불이 난 건물 두 곳을 잇달아 찾아가 방화를 시도한 혐의(방화예비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은 건물들에 특허법률사무소, 변호사 사무실들이 밀집해 있다는 점을 토대로 특허 관련 문제 때문에 불을 질렀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실제 A씨는 이날 오후 6시15분쯤 체포 이후 수서경찰서에 들어서는 길에 상표 등록 과정에서 특허법인에 불만을 품고 범행했다고 말했다. A씨는 범행동기를 묻는 취재진에 “2000년도에 내가 특허를 냈는데 법무법인에서 사기 쳐서”라고 답했다. 범행 준비 기간을 묻자 “3일 됐다”고 했다.
이규림·노유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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