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m24㎝ ‘외계인’ 웸반야마가 바꿨다...NBA 거인의 시대

2026~27시즌 미국프로농구(NBA)가 21일 막을 올린다. 2010년대 중후반 스테판 커리(골든스테이트)가 불붙인 ‘3점슛 혁명’을 지나, 코트는 빠른 템포와 공간 창출을 앞세운 ‘페이스 앤 스페이스’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 격전지가 골밑에서 3점슛 라인으로 옮겨가면서 빅맨들도 슈터로 진화하고 있다.
이 흐름의 정점에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빅터 웸반야마(22·프랑스)가 있다. 그는 메타, 즉 가장 승률 높은 대세 전략을 바꿔놓았다. 공식 신장 2m24㎝(실제 2m28㎝ 추정)에 양팔을 벌린 길이(윙스팬)는 2m40㎝가 넘는다. 게다가 빠르고, 가드처럼 공을 다루며, 코트 어디서든 득점하며, 골밑까지 지킨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64경기에서 평균 25점, 11.5리바운드, 3.1블록슛을 기록한 그는 올해의 수비수상을 받았고 팀을 파이널로 이끌었다. 최근 프리시즌에서는 수비 리바운드를 잡아 직접 드리블로 치고 들어간 뒤, 백보드에 공을 튕겨 스스로 앨리웁 덩크를 꽂았다. 통념을 깨부수는 플레이에 팬들은 그를 ‘치트코드(게임 속 비밀 명령어)’, ‘외계인’이라 부른다. 르브론 제임스는 2022년 웸반야마를 처음 본 뒤 “다들 유니콘이라고 하는데, 그는 외계인에 가깝다”고 했다.
과거 정통 센터는 골밑을 지키며 포스트업과 리바운드를 책임졌다. 웸반야마는 페인트존 참호전보다는 외곽에서 크로스오버에 이은 풀업 점퍼를 꽂는다. 2000년대 2m29㎝ 야오밍(중국)도 까다로운 상대였지만, 수비수가 그의 3점슛까지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웸반야마는 지난 시즌 3점슛 350개를 던져 122개를 넣었다. 2024~25시즌에는 NBA 역사상 처음으로 한 시즌 평균 3블록슛과 3점슛 3개를 동시에 넘긴 선수가 됐다. 그 시즌 어깨 혈전(심부정맥 혈전증)으로 46경기 만에 시즌을 접었지만, 지난 시즌 보란 듯이 돌아왔다.

리그 지형도 그를 막기 위해 다시 짜이고 있다. 지난 시즌 서부 콘퍼런스 결승에서 그에게 무릎 꿇은 오클라호마시티는 드래프트에서 2m21㎝ 아데이 마라를 지명했다. 쳇 홈그렌, 아이재아 하텐슈타인을 포함해 2m10㎝ 이상만 3명이 됐다.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트에 따르면 새 시즌 NBA에 2m16㎝가 넘는 장신은 16명이다. 그중 11명이 웸반야마가 속한 서부 콘퍼런스에 몰려 있다. 칼 앤서니 타운스(뉴욕 닉스), 조엘 엠비드(필라델피아) 같은 스타를 포함해 7피트(2m13㎝)급 선수는 셀 수 없이 많다. NBA에서 자리 잡지 못했던 2m29㎝ 타코 폴이 필라델피아와 투웨이 계약을 맺을 만큼 빅맨 수요가 치솟았다.

조현일 해설위원은 “골든스테이트가 주도한 스몰라인업 시대를 지나 요즘엔 ‘빅 볼’이 많아졌다. 키가 크면서 기술까지 갖춘 ‘빅 윙(big wing)’이 대세다. 빅맨도 외곽슛 옵션이 없으면 한계가 있는 구조”라고 짚었다.
골든스테이트의 드레이먼드 그린은 올 시즌 웸반야마의 MVP 수상 가능성을 “1000%”라고 단언했다. ‘공룡 센터’ 샤킬 오닐도 “지금껏 등장한 적 없는, 사상 최초의 완벽한 빅맨”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스퍼스는 그와 5년 2억5200만 달러(약 3600억원) 연장 계약을 맺었다. 그는 비시즌엔 정신 수양을 위해 중국 소림사를 찾아 승려들과 수련했다. 첫 우승을 정조준하고 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정치 관두고 미국 가라”…尹-한동훈 ‘천안함 악수’ 직전 뭔일 | 중앙일보
- ‘췌장암’ 아내 조문도 안 갔다…그 마약남, 죽기 전 찾은 여자 | 중앙일보
- 국세청장이 웬 비서실장? 임광현, 이재명 만남 전 적은 ‘메모’ | 중앙일보
- 일본서 숨진 23세 한국인 여대생…“징역 10년 너무 낮다” 40대 결국 | 중앙일보
- 합의 성관계 뒤 “6차례 성폭행당했다”…20대 여성 무고로 실형 | 중앙일보
- “내 양자 돼라” “말도 안 돼요”…‘세라젬 아들’ 된 22년 직원 | 중앙일보
- “중국산이냐” 묻자 차단…개그맨 김수영, 게장 판매 논란에 결국 | 중앙일보
- [단독] 21년간 1조 챙긴 ‘사무장병원’…그 뒤엔 코스닥 상장사 있었다 | 중앙일보
- “김정은 중국 병원서 뇌출혈 사망” SNS 확산에…북한 공개한 사진 | 중앙일보
- 요즘 핫한 허니문 여행지…“지구서 가장 아름답다” 극찬받은 섬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