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드래프트 1픽’에서 재기마저 좌절…‘슛 없는 가드’ 벤 시몬스의 끝없는 추락 [쿠키 초점]

현동민 2026. 10. 20.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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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르브론 제임스의 뒤를 이을 대형 '포인트 포워드'로 기대받았다. 208㎝ 안팎의 신장에 가드 수준의 볼 핸들링과 패싱 능력을 갖췄고, 수비에서는 포지션을 가리지 않았다.

시몬스는 2016 NBA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의 선택을 받았다.

수비가 시몬스에게서 거리를 두고 페인트존을 막기 시작하면 필라델피아의 공격 공간까지 좁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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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전체 1순위·신인왕·올스타 3회까지…한때 NBA 대표 차세대 가드
끝내 장착하지 못한 외곽슛에 자유투 약점까지…2021년 플레이오프가 결정적 분기점
반복된 허리 부상과 1년 공백 딛고 새크라멘토서 재기 준비…이번엔 아킬레스건 파열
벤 시몬스가 레이업을 시도 중이다. AP연합
한때 르브론 제임스의 뒤를 이을 대형 ‘포인트 포워드’로 기대받았다. 208㎝ 안팎의 신장에 가드 수준의 볼 핸들링과 패싱 능력을 갖췄고, 수비에서는 포지션을 가리지 않았다. 미국프로농구(NBA) 신인왕을 시작으로 올스타에 3차례 선정되며 기대가 현실이 되는 듯했다.

그러나 벤 시몬스 추락은 상승세만큼이나 가팔랐다. 끝내 해결하지 못한 슈팅 약점과 자신감 저하, 반복된 부상으로 전성기를 허비했다. 한 시즌을 통째로 쉬고 새크라멘토 킹스에서 다시 코트에 설 준비를 마쳤지만 이번에는 오른쪽 아킬레스건이 끊어졌다.

NBA는 19일(현지시간) 시먼스가 훈련 도중 오른쪽 아킬레스건 파열 부상을 입었으며 수술을 받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새크라멘토에서 시작하려던 2026-2027시즌 복귀도 사실상 무산됐다.

단순히 또 한 번의 부상으로 설명하기에는 시몬스가 걸어온 길의 낙폭이 크다.

시몬스는 2016 NBA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의 선택을 받았다. 데뷔 전부터 208㎝ 안팎의 큰 키로 경기 전체를 조율할 수 있는 대형 가드라는 평가를 받았다.

출발부터 부상이 따라붙었다. 발 부상으로 2016-2017시즌을 뛰지 못해 데뷔가 1년 늦어졌다.

코트에 올라온 뒤에는 왜 전체 1순위였는지를 보여줬다. 2017-2018시즌 81경기에서 평균 15.8점 8.1리바운드 8.2도움을 기록하며 신인왕에 올랐다. 이후 올스타에 3차례 이름을 올렸고 2019-2020시즌에는 올-NBA 서드팀, 올-디펜시브 퍼스트팀에도 선정됐다. 2020-2021시즌에는 올해의 수비수 투표 2위까지 올랐다.

큰 체격과 운동능력을 앞세운 돌파, 넓은 시야에서 나오는 패스, 여러 포지션을 상대할 수 있는 수비력까지 갖췄다. 문제는 현대 농구에서 가드에게 가장 중요한 무기 가운데 하나가 끝내 따라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벤 시몬스가 패스를 하고 있다. AP연합
슛이었다. 시먼스는 데뷔 초부터 외곽슛을 거의 던지지 않았다. 신인 시절 야투 시도 가운데 3점슛 비율은 1.1%에 불과했고 이후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2018-2019시즌에는 3점슛을 사실상 시도하지 않았고, 2019-2020시즌과 2020-2021시즌에도 외곽슛 비중은 각각 1.1%, 1.7%에 머물렀다.

단순히 3점슛 성공률이 낮은 선수가 아니었다. 아예 던지지 않는 가드에 가까웠다. 정규시즌에는 다른 장점으로 약점을 가릴 수 있었다. 시몬스가 공을 잡고 빠른 공격을 전개하거나 골밑으로 파고들면 위력적이었다. 수비에서도 높은 가치를 제공했다.

그러나 상대가 한 팀을 집중적으로 분석하는 플레이오프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졌다. 수비가 시몬스에게서 거리를 두고 페인트존을 막기 시작하면 필라델피아의 공격 공간까지 좁아졌다.

결정적인 장면은 2021년 플레이오프였다. 애틀랜타 호크스와 동부 콘퍼런스 준결승에서 시먼스는 7경기 평균 9.9점에 그쳤다. 3점슛은 단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다. 자유투 성공률도 33.3%까지 추락했다.

당시 플레이오프 전체로 넓혀도 자유투 67개 가운데 22개만 성공했다. 성공률 32.8%였다. 당시 기준 플레이오프에서 자유투 67개 이상을 던진 선수 가운데 역대 최저 성공률이었다.

슛을 던지지 않는 문제가 자신감 문제로까지 번진 상징적인 순간도 나왔다. 애틀랜타와 7차전 막판 골밑에서 득점 기회를 잡고도 직접 마무리하지 않고 동료에게 패스했다. 필라델피아는 결국 시리즈에서 탈락했다.

그 장면은 시몬스의 커리어를 가르는 분기점이 됐다. 이후 시몬스의 슈팅 개선 여부를 둘러싼 논쟁은 더욱 거세졌다. 매년 비시즌이면 외곽슛 훈련 영상이 등장했지만 정규시즌 경기에서는 좀처럼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당시 필라델피아를 이끌던 닥 리버스 감독도 시몬스의 슈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바른 방식의 훈련이 필요하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이 과정에서 훈련 방식과 슈팅 개선 의지를 둘러싼 비판도 끊이지 않았다. 다만 시먼스의 추락을 단순히 ‘노력 부족’ 하나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이후 커리어를 결정적으로 흔든 것은 몸이었다.

2021-2022시즌에는 필라델피아와 갈등 속에 경기에 나서지 않다가 브루클린 네츠로 트레이드됐고 허리 문제까지 겹치면서 결국 시즌 전체를 뛰지 못했다.

복귀 뒤에도 예전 모습은 돌아오지 않았다. 2022-2023시즌 브루클린에서 42경기에 출전했지만 공격에서의 존재감은 크게 떨어졌다. 출전시간과 공격 비중이 줄었고 자유투 성공률도 43.9%에 머물렀다. 한때 경기당 15점 이상을 책임지던 선수의 공격력이 눈에 띄게 위축됐다.

허리 문제는 이후에도 시먼스를 따라다녔다. 브루클린과 LA 클리퍼스를 거치는 동안 꾸준하게 경기에 나서는 것 자체가 어려워졌다.

결국 지난 시즌에는 NBA 코트에 한 번도 서지 못했다. 그래도 시몬스는 다시 한번 기회를 얻었다. 지난달 새크라멘토와 1년 계약을 맺었다. 한때 최고 수준의 수비수였던 데다 볼 운반과 패싱 능력이 살아 있다면 제한된 역할에서도 충분히 활용 가치가 있다는 판단이었다.

벤 시몬스. AP연합
재기의 징후도 보였다. 트레이닝 캠프에서 구단 관계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고 프리시즌 2경기에서는 평균 17.5분을 뛰며 10.5점을 기록했다. 정규시즌 복귀를 눈앞에 둔 시점이었다.

하지만 개막을 불과 며칠 앞두고 다시 몸이 버티지 못했다. 이번에는 오른쪽 아킬레스건이다. NBA와 현지 보도에 따르면 시먼스는 훈련 중 아킬레스건이 파열됐고 수술대에 오를 예정이다. 사실상 2026-2027시즌을 통째로 잃을 가능성이 커졌다.

더 뼈아픈 것은 시먼스가 이제 30세라는 점이다. 전성기를 보내야 할 20대 중후반 상당 부분을 허리 부상과 재활로 흘려보냈다. 지난 시즌을 통째로 쉰 뒤 어렵게 잡은 새크라멘토와 계약도 1년짜리였다. 아킬레스건 파열에서 돌아온 뒤에는 다시 NBA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시몬스의 커리어는 기대와 약점이 극명하게 교차한다. 전체 1순위, 신인왕, 올스타 3회, 올-NBA와 올-디펜시브팀. 전성기의 이력만 놓고 보면 실패한 선수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실제로 건강했던 시먼스는 패스와 돌파, 리바운드와 수비를 모두 해낼 수 있는 NBA 정상급 다재다능한 선수였다.

그러나 기대받았던 다음 단계로는 끝내 올라가지 못했다. 가장 큰 약점이었던 슛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2021년 플레이오프에서는 자유투 문제까지 겹치며 공격 자신감이 무너졌고, 이후에는 허리 부상이 반복됐다. 슈팅 개선 과정과 훈련 방식을 둘러싼 의문도 그의 커리어 내내 따라붙었다.

그리고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처럼 보였던 순간, 이번에는 아킬레스건이 끊어졌다. 이제 그는 다시 NBA 코트에 설 수 있다는 것부터 증명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현동민 기자 dong77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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