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4년전 같은 건물들 방화’ 그놈이었다…역삼동 화재 용의자 체포

노유림, 이규림 2026. 10. 20. 14:5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고층빌딩에서 화재가 발생해 시민들이 대피에 나섰다. 이규림 기자

2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빌딩 두 곳에서 화재가 발생해 시민 19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경찰은 이날 오후 70대 남성 A씨를 방화 용의자로 검거했다. 그는 4년 전에도 같은 건물들에 방화를 저지르려다 실패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54분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지하 2층·지상 7층 규모의 신명빌딩 3층에서 “검은 연기가 심하게 나고 건물 3층 창문에 5명이 있다”는 119신고가 접수됐다. 이어 6분 뒤에는 200m가량 떨어진 지하 2층·지상 10층 규모 한양빌딩 4층에서도 화재 발생 신고가 들어왔다.

김경진 기자


현장에는 소방대원 115명 등 총 291명의 인력과 소방차량 등 장비 56대가 동원돼 진화 작업을 벌였다. 소방은 화재 발생 약 2시간 만인 오후 2시20분쯤 두 건물의 불을 완전히 껐다.

이번 화재로 신명빌딩 내부에 있던 30대 여성 1명이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되는 등 중상자 5명과 경상자 14명이 발생했다. 김현석 강남소방서 소방행정과장은 현장 브리핑에서 “심정지 환자는 병원으로 이송하던 중 자가호흡이 돌아온 상태”라며 “나머지 중·경상 환자들도 전부 관내 병원으로 이송해 치료 중”이라고 말했다. 화재가 난 건물에 있던 시민 60여 명은 스스로 대피했다.

화재 영향으로 건물 파편이 깨지고 연기가 다량 발생하며 혼란상도 이어졌다. 이날 인근 건물 사무실에 있던 50대 신선영씨는 “사람 살려달라는 소리가 들려 밖으로 나와 보니 건물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았고, 깨진 창문으로 구조를 요청하거나 울부짖는 사람들도 보였다”며 “소방관들이 구조한 시민에게 도로변에서 심폐소생술을 하는 모습도 목격했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외식업장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오후 12시쯤 폭발음 같은 ‘퍽’ 소리가 나며 건물 창문이 깨지기 시작해 소방에 신고했다”며 “연기가 골목까지 퍼져 눈도 못 뜰 정도로 자욱했다”고 증언했다.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은 70대 A씨가 특허 관련 사안에 불만을 품고 연쇄 방화를 저질렀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22년 휘발유 등을 들고 이번에 불이 난 건물 두 곳을 잇달아 찾아가 방화를 시도한 혐의(방화예비 혐의)로 구속됐다. 4년 만에 다시 같은 건물을 찾아가 같은 방식으로 범죄를 저지른 것이다. 경찰은 최초 화재가 발생한 건물에 특허법률사무소, 변호사 사무실 등이 밀집해 있다는 점을 토대로 원한 관계에 의한 방화 여부를 조사 중이다.

경찰은 A씨가 시너 등 발화물질을 들고 왔다는 주변 목격자 증언 등을 토대로 추적에 나섰으며, 관내 경찰서 등과 공조해 이날 오후 4시15분쯤 서울 종로구 동묘앞역 인근에서 A씨를 검거했다.

A씨는 이날 오후 6시15분쯤 체포 이후 수서경찰서에 들어서는 길에, 상표 등록 과정에서 특허법인에 불만을 품고 범행했다고 말했다. A씨는 범행동기를 묻는 취재진에 “2000년도에 내가 특허를 냈는데 법무법인에서 사기 쳐서”라고 답했다. 범행 준비 기간을 묻자 “3일 됐다”고 했다.

이규림·노유림 기자 lee.gyurim@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