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듯 다른 SK그룹-HD현대의 원전 셈법, 최종 목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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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미국 원전기업 테라파워에 나란히 투자했던 SK그룹과 HD현대가 서로 다른 원전사업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SK그룹은 지분 투자와 사업개발을 통해 에너지 인프라 시장을 공략하는 반면, HD현대는 원전 핵심 기자재 제조·공급에 무게를 두고 있다.
원전기업 지분 투자와 프로젝트 개발을 발판으로 에너지 인프라 사업에 참여하고, 이를 기존 주력 산업과 연결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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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원전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삼성물산, 현대건설, 두산에너빌리티 등 국내 원전 EPC(설계·조달·시공) 기업들과 함께 미국 원전기업 웨스팅하우스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 논의는 정부의 대미 투자 구상과 맞물려 있다. 미국에 대형 원전 8기를 건설하는 협력 구상과 관련해 한국 측이 웨스팅하우스 지분 5~10%를 확보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의 재무 부담을 줄이면서도 사업의 유연성 확보 등 측면에서 정부가 국내 산업계에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웨스팅하우스 지분 10%를 인수할 경우 약 27억달러(약 3조7000억원)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 참여 기업들의 합산 투자액만큼을 SK그룹이 출자하는 방식도 검토되고 있다. 예컨대 다른 기업들이 총 1조5000억원을 투자하면 SK그룹이 같은 금액을 부담해 3조원을 조달하는 구조다. 다만 투자 참여 여부와 구체적인 출자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다.
SK그룹이 주요 투자자로 거론되는 배경에는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한 사업 전략이 있다. AI 산업의 성장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망 확보가 기업 경쟁력과 직결되고 있기 때문이다. SK그룹은 원전사업 참여를 통해 에너지 인프라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기존 주력 사업과의 시너지를 확보하려는 구상이다.
SK그룹은 이미 차세대 원전 분야에도 투자해 왔다. 2022년 미국 SMR 개발 기업 테라파워에 2억5000만달러(약 3534억원)를 투자하며 2대주주에 올랐다. 지난 8월에는 SK이노베이션이 테라파워와 차세대 원자로 ‘나트륨’의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한 합의서를 체결하며 협력 범위를 넓혔다.
이러한 행보는 SK그룹이 원전사업에서 맡으려는 역할을 보여준다. 직접 기자재를 제작하기보다 핵심 투자자로 참여해 사업을 개발하고 프로젝트를 공동 발굴하는 데 무게를 두는 방식이다. 이번 웨스팅하우스 지분 인수가 성사되면 기존 SMR에 이어 대형 원전으로도 투자 영역을 확대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등 계열사 간 시너지를 통해 ‘AI 통합 인프라’를 구축하려는 구상이다. 원전기업 지분 투자와 프로젝트 개발을 발판으로 에너지 인프라 사업에 참여하고, 이를 기존 주력 산업과 연결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HD현대 역시 2022년 테라파워에 3000만달러(약 425억원)를 투자하며 협력을 본격화했다. 다만 투자 이후의 행보는 SK그룹과 차이를 보인다. HD현대는 조선업에서 축적한 대형 구조물 제작과 정밀 제조 역량을 활용해 SMR 핵심 기기와 부품의 제조·공급망에 직접 진입하는 전략이다.
실제 기자재 수주도 이어지고 있다. HD현대는 2024년 12월 테라파워의 나트륨 원자로에 탑재되는 원통형 원자로 용기 제작을 수주했다. 지난해 3월에는 ‘나트륨 원자로의 상업화를 위한 제조 공급망 확장 전략적 협약’을 체결했으며, 올해 5월에는 나트륨 원자로 주기기 핵심 설비 제작·공급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초기 지분 투자가 실제 기자재 수주로 이어지면서 생산시설 확충에도 나섰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9월 SMR 사업에 2386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울산조선소 내 부지에 SMR 주기기 제작 전용 공장을 건립하고 2029년 상반기 완공할 예정이다.
HD현대는 이를 바탕으로 원전 기자재 공급뿐 아니라 원자력 추진 선박과 해상 부유식 발전소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려 하고 있다. 핵잠으로 불리는 원자력 추진선 사업은 지난해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미국이 협력 의사를 공식화함에 따라 ‘장보고 N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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