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민 세금 들인 시설인데… 남방한계선 걸쳤다고 ‘출입 통제’ 나선 유엔사

송태화 2026. 10. 19.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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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군사령부가 통일부가 운영하는 우리 정부 시설까지 출입 사전 승인을 요구하며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건물 일부가 남방한계선에 걸쳐 있기 때문인데, 국민 세금으로 조성한 정부 시설조차 유엔사의 출입 통제로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남방한계선에 걸쳐 있다는 이유로 우리 정부 시설의 출입·운영까지 유엔사가 통제하면 선례로 남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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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운영 남북출입사무소 역사관
출입 사전승인·방문 인원 제한 요구
DMZ 관리권 이양 5개월째 제자리
지난달 22일 오후 경기 파주시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남방한계선 상공에서 수리온 헬기가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엔군사령부가 통일부가 운영하는 우리 정부 시설까지 출입 사전 승인을 요구하며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건물 일부가 남방한계선에 걸쳐 있기 때문인데, 국민 세금으로 조성한 정부 시설조차 유엔사의 출입 통제로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국방부는 지난 5월 “미국 측과 비무장지대(DMZ) 관리권 조정 협의에서 큰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지만 5개월이 넘도록 유엔사로부터 어떠한 권한도 넘겨받지 못했다.

통일부는 19일 “유엔사가 지난 3월 남북출입사무소 역사관 일부가 남방한계선에 걸쳐 있다는 이유로 사전 승인을 받고 출입하도록 요청했다”며 “유엔사와 세부 출입 절차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경기 파주시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 내 역사관은 남북 출입 20년을 기념해 2023년 11월 개관한 전시 공간이다.

유엔사는 지난 3월 역사관 출입에 사전 승인을 요구한 데 이어 4월 다시 방문해 방문 인원 제한, 폐쇄회로(CC)TV·펜스 설치 등을 추가로 요구했다. 건물 일부가 남방한계선에 걸쳐 있다고 판단하면 우리 정부 시설이라도 유엔사의 관리 권한을 우선 적용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남방한계선은 군사분계선(MDL)에서 남쪽으로 2㎞ 떨어진 선이다. 남북은 물론 우리 군과 유엔사도 MDL의 위치에 대한 기준이 다른데, 이 같은 기준 차가 접경지역 시설 관리 문제에서도 드러난 상황이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겸 유엔군사령관이 최근 “한국은 DMZ 남쪽 철책선에서 시작한다”고 발언한 것도 MDL에 관한 인식차를 반영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남방한계선에 걸쳐 있다는 이유로 우리 정부 시설의 출입·운영까지 유엔사가 통제하면 선례로 남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향후 비슷한 위치에 있는 다른 접경지역 시설까지 유사 통제 조치가 적용될 수 있어서다.

접경지역 내 우리 정부 시설의 운영 자율성을 확보하면서도 정전협정상 유엔사의 권한과 충돌하지 않도록 양측이 구체적인 기준과 절차를 정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이재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남북 관계 주무 부처인 통일부가 국방부, 유엔사 간 논의에 함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우리 시설의 일상적 운영은 관계 부처가 맡되 유엔사 승인이 필요한 경우를 별도로 정리하는 게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말했다.

양측의 관리 권한을 둘러싼 갈등은 현재진행형이다. 한국은 지난 5월 한·미 통합국방협의체(KIDD) 이후에도 유엔사로부터 관리권이나 출입 승인권을 위임받지 못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alvin@kmib.co.kr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real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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