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국감]국립극단부터 정동극장까지…문화예술기관장 '보은·전문성' 논란 국감서 재점화

김희윤 2026. 10. 19. 19:1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문화예술기관장 인사를 둘러싼 전문성 논란이 국정감사에서 재점화됐다. 국립어린이청소년극단과 국립정동극장 등 주요 기관장에 대한 '보은·낙하산 인사'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면서다.

1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김승수·조은희 의원은 국립발레단과 국립어린이청소년극단, 국립정동극장, 국립오페라단 등의 기관장 선임 과정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았다.

지난 4월에도 서승만 국립정동극장 대표와 황교익 한국문화관광연구원장 등의 인선을 놓고 문화예술계에서 전문성 검증과 임명 철회를 요구하는 움직임이 이어졌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김승수·조은희, 국립예술단체장 잇단 인선 질타
어린이청소년극단장 임명에 332명 반발…전문성 검증 도마
정동극장 이사장·대표 모두 李 지지 이력…보은 인사 공방
국립오페라단장 과거 무대 사고도 쟁점…경찰은 혐의없음 불송치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문화예술기관장 인사를 둘러싼 전문성 논란이 국정감사에서 재점화됐다. 국립어린이청소년극단과 국립정동극장 등 주요 기관장에 대한 '보은·낙하산 인사'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면서다. 야당은 정치적 이력이나 인사 과정의 불투명성이 전문성 검증보다 앞섰다고 비판했다. 문체부는 각 기관장의 예술 현장 및 행정 경험을 임명 근거로 제시해 온 만큼 인선의 적정성을 둘러싼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월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문화연대 등 '이재명 정부 문화예술 인사정책을 규탄하는 문화예술계 일동' 관계자들이 문화예술계 인사조치 규탄 및 즉각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김승수·조은희 의원은 국립발레단과 국립어린이청소년극단, 국립정동극장, 국립오페라단 등의 기관장 선임 과정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았다. 예술 분야별 전문성과 공공기관 운영 역량에 대한 충분한 검증 없이 정치적 연관성이 있는 인물들을 주요 자리에 임명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가장 최근 논란이 불거진 곳은 지난달 새 단장을 임명한 국립어린이청소년극단이다. 문체부는 지난 9월 11일 어연선 전 광명문화재단 대표를 초대 단장 겸 예술감독으로 임명했다. 어 단장은 세종문화회관 공연기획팀장과 예술단협력팀 부장, 극단 '현장' 대표, 광명문화재단 대표이사 등을 지냈다.

그러나 어린이·청소년 공연예술 분야의 직접적인 경험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임명 직후부터 반발이 이어졌다. 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 한국본부를 비롯한 공연예술계는 임명 철회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지난 9월 13일 오후 6시 기준 한국극작가협회와 한국여성연극협회 등 8개 협회 및 개인·단체 332곳이 연대 서명에 참여했다.

당시 공연예술계는 성명을 통해 "어 단장의 경력 어디에서도 어린이·청소년 공연예술 분야의 전문성은 찾아볼 수 없다"며 해당 장르에 대한 경험과 철학, 비전을 핵심 기준으로 삼아 단장을 선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승수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박정희 국립극단장을 상대로 어 단장의 전문성 논란을 거론하며 "어떤 분은 '산부인과에 수의사를 보낸 격'이라고 했다"고 비판했다. 조은희 의원 역시 "전혀 어린이·청소년 경력이 없는 어연선씨가 낙하산으로 내려왔다"며 "사흘도 안 돼 332명이 연서명으로 철회를 요구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문체부는 어 단장이 쌓아온 공연 기획과 예술행정 경력을 임명 근거로 설명해 왔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지난 9월 17일 문화예술정책자문위원회 연극 분과 회의에서 "모두가 공감하고 지지하는 분이 임명되지 못한 데 책임을 느낀다"고 밝혔다. 예술행정 전문성을 평가해 임명했다는 취지로 설명하면서도 현장의 반발을 의식한 것이다.

국립정동극장 인선도 도마에 올랐다. 문체부는 지난 2월 배우 장동직을 비상근 이사장으로 임명한 데 이어 4월에는 코미디언 출신 서승만을 대표이사로 임명했다. 두 사람 모두 과거 이재명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지지한 이력이 있다.

장 이사장은 2022년 대통령선거 당시 이재명 후보를 지지했으며, 서 대표 역시 이 대통령에 대한 공개 지지 활동을 이어왔다. 서 대표는 2024년 총선에서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바 있다.

조 의원은 "윤석열 정부 때 전문성 지적이 나오자 문체부는 이사장과 대표이사는 다르고 극장 경영은 대표가 한다고 했으면서, 두 달 뒤 똑같이 이재명 후보를 지지한 개그맨 서승만씨를 대표로 임명했다"고 비판했다.

서승만 정동극장 신임 대표이사가 22일 서울 중구 정동극장 세실에서 열린 정동극장 신임 대표이사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 대표는 1989년 MBC 개그콘테스트로 데뷔했으며 극단 상상나눔과 소극장 상상나눔씨어터 대표를 역임했다. 마당놀이 '온달아 평강아', '뺑파전'과 뮤지컬 '노노이야기', '터널' 등을 연출한 경력도 있다. 문체부는 지난 4월 임명 당시 방송·공연 연출과 극장 운영 경험을 갖춘 공연예술·콘텐츠 기획가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공연 분야 경력 자체의 유무보다는 국립 공연기관을 운영할 전문성과 정치적 활동 이력을 임명 과정에서 어떻게 평가했는지가 쟁점이다.

국립발레단장 선임 과정에 대한 의혹도 다시 제기됐다. 김 의원은 지난 4월 강수진 전 단장 퇴임 이후 차기 단장 인선 과정에서 대선 캠프 출신 교수가 거론됐던 점을 언급했다. 그는 당시 단원들이 집단 성명을 발표한 뒤 해당 인물의 임명이 무산되고 김주원 현 단장이 선임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실제로 국립발레단 단원들은 지난 6월 6일 차기 단장 겸 예술감독의 전문성과 선임 기준을 문제 삼는 공동 입장문을 발표했다. 그러나 최휘영 장관은 같은 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당시 거론된 인물이 후보 명단에 오른 적조차 없다며 내정설을 부인했다.

이후 문체부는 지난 8월 6일 김주원 대한민국발레축제 예술감독 겸 대표를 국립발레단장으로 임명했다. 김 단장은 러시아 볼쇼이발레학교를 졸업하고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로 15년간 활동했으며, 부산오페라하우스 발레단 예술감독 등을 지냈다.

박혜진 국립오페라단장. 강진형 기자

국립오페라단 박혜진 단장 겸 예술감독 인선을 둘러싼 무대 안전관리 책임 논란도 재차 거론됐다. 조 의원은 박 단장이 서울시오페라단장으로 재직하던 2023년 세종문화회관에서 발생한 공연 사고를 언급하며 임명의 적절성을 따져 물었다.

당시 오페라 '마술피리' 리허설 도중 약 400㎏의 무대 구조물이 출연자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로 사지마비 판정을 받은 성악가 안영재씨는 투병 끝에 지난해 사망했다. 박 단장은 당시 서울시오페라단장으로 재직하고 있었다.

지난 4월 박 단장이 국립오페라단장에 임명되자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를 비롯한 노동·예술단체들은 성명을 내고 임명 철회를 요구했다. 이들은 공연 제작 책임자의 안전관리 책임이 충분히 규명되지 않았다며 공공 예술기관 수장에게 요구되는 윤리적 책임을 문제 삼았다.

박 단장은 관련 의혹에 대해 반박한 바 있다. 지난 5월 28일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경찰 조사에서 혐의없음으로 불송치됐다고 밝히며 인사 논란에 억울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사고 당사자를 직접 섭외하지 않아 부상 사실을 1년 뒤에야 알았다고 설명했다.

문화예술기관장 인선을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4월에도 서승만 국립정동극장 대표와 황교익 한국문화관광연구원장 등의 인선을 놓고 문화예술계에서 전문성 검증과 임명 철회를 요구하는 움직임이 이어졌다. 일부 예술단체들은 정치적 성향과 관계없이 문화예술기관의 운영 목적에 부합하는 전문성과 독립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날 국감에서는 기관장 선임 과정에서 현장 전문성과 예술행정 능력을 어떤 기준으로 평가하고, 정치적 이해관계와 분리해 인사의 공정성을 확보할 것인지가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특히 신설 국립예술단체의 단장과 기존 공공 공연기관의 대표, 비상근 이사장 등 직위별 역할이 다른 만큼 각 직책에 요구되는 자격과 검증 절차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됐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