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국감]유홍준 "시왕도 위작 절대 아냐"…국중박 소장 기록은 '국적·시대 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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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박물관 소장 고려불화 '시왕도(十王圖)'의 위작 논란에 대해 "위작은 절대 아니다"라며 진품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해당 작품의 국적과 제작 시기를 확정하지 않은 상태여서 진품 판단의 근거를 둘러싼 논쟁은 이어질 전망이다.
반면 국립중앙박물관은 작품을 소장한 6개 박물관이 모두 진품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위작 주장은 학계의 소수 의견이라는 입장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의 공개 소장품 정보에는 제5 염라왕의 국적과 제작 시기가 각각 '국적미상·시대미상'으로 기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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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美 소장가에게서 구입한 시왕도 3점 진위 논란
정우택 교수 "1950년대 일본 제작 위작"…박물관은 반박
美 클리블랜드미술관, 14세기 고려불화로 분류해 특별전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박물관 소장 고려불화 '시왕도(十王圖)'의 위작 논란에 대해 "위작은 절대 아니다"라며 진품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제작 시기와 국가를 둘러싼 학계의 이견은 인정하면서도 작품 자체의 진위에는 문제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해당 작품의 국적과 제작 시기를 확정하지 않은 상태여서 진품 판단의 근거를 둘러싼 논쟁은 이어질 전망이다.

유 관장은 1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시왕도의 객관적 검증을 요구받자 "진품"이라며 "위작은 절대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국립중앙박물관뿐 아니라 미국 하버드대 포그미술관과 클리블랜드미술관, 일본 등에도 분산돼 있다"며 "학계나 박물관에서 진품이라 믿고 있다"고 말했다.
제작 국가와 관련해서는 "고려시대 작품이냐, 원나라 때 작품이냐에 대해서는 외국 학자들 사이에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논란의 대상은 국립중앙박물관이 2010년 미국 소장가에게서 구입한 시왕도 3점이다. 제5 염라왕, 제8 평등왕, 제10 오도전륜왕을 그린 작품으로, 죽은 사람의 죄를 심판하는 저승의 왕과 지옥의 형벌 장면을 담고 있다.
이 작품은 본래 10폭으로 구성된 연작이다. 일본 미술품 수집가 해리 패커드가 소장했던 것으로, 1991년 패커드가 사망한 뒤 일부 작품이 1992년 크리스티 경매에 출품됐다. 뉴욕의 한국미술품 거래상 조지프 캐럴이 이 가운데 4점을 구입했고, 2010년 국립중앙박물관에 3점을 판매했다. 나머지 1점은 2019년 미국 클리블랜드미술관이 구입했다.
위작 의혹은 고려불화 연구자인 정우택 동국대 명예교수가 제기했다. 정 교수는 최근 발간한 '한국 불교회화 명품선 6'에서 해당 작품의 화법과 바탕재, 안료, 문자 표기 등을 근거로 일본에서 제작된 상업용 위작일 가능성을 주장했다.
정 교수는 왕과 권속의 도상 구성, 조악한 필치, 비단과 안료의 품질, 인위적으로 보이는 손상 및 수리 흔적 등을 문제 삼았다. 특히 일본 정가당문고 소장 시왕도를 모사했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1950년대 일본에서 제작된 작품으로 추정했다.
정 교수는 2010년 하버드 소장품을 직접 살펴본 뒤 고려불화가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으며, 최근까지 전체 10폭 가운데 9폭을 실견·분석했다고 밝혔다. 2019년 동악미술사학회 학술대회에서도 해당 연작의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반면 국립중앙박물관은 작품을 소장한 6개 박물관이 모두 진품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위작 주장은 학계의 소수 의견이라는 입장이다. 클리블랜드미술관의 임수아 한국미술 담당 큐레이터 역시 기존 연구 성과를 토대로 해당 작품이 고려불화라는 점을 뒷받침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진위 논란과 별개로 제작 국가와 연대에 대한 판단은 기관마다 차이가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공개 소장품 정보에는 제5 염라왕의 국적과 제작 시기가 각각 '국적미상·시대미상'으로 기재돼 있다. 박물관은 이 작품의 금니 사용과 문양, 채색 등이 고려불화와 유사해 고려 후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반면 클리블랜드미술관은 자신들이 소장한 제4 오관왕을 14세기 후반 고려시대 작품으로 명시하고 있다. 미국 덴버미술관은 같은 연작의 제작 국가를 불확실한 것으로 분류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작품이 진품인지 여부와 고려 또는 중국에서 제작됐는지에 관한 판단이 서로 다른 문제라는 점을 보여준다.
최근에는 작품의 이전 소장 경위를 보여주는 자료도 추가로 확인됐다. 클리블랜드미술관은 지난 6일 발표한 전시 자료에서 일본 군마현립근대미술관 소장 제3 송제왕도와 함께 일본 미술사학자 와키모토 라쿠시켄의 기록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해당 기록에는 시왕도 연작이 나고야의 한 불교 사찰에 보관돼 있다가 19세기 후반 사찰의 재정난으로 매각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국립중앙박물관과 클리블랜드미술관은 지난 11일부터 내년 1월 3일까지 미국 클리블랜드미술관에서 특별전 '지옥의 시왕: 중세 한국의 사후세계'를 열고 있다. 한국과 미국, 일본 등 6개 기관에 흩어져 있던 시왕도 10폭이 1960년대 이후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이번 전시는 시왕도 제작 국가와 연대에 대한 연구 성과를 종합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클리블랜드미술관은 다음 달 국제학술대회를 열어 고려·중국·일본의 시왕도 연구를 논의할 예정이다.
유 관장은 이날 국감에서 진품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학계에서는 작품의 화풍과 도상뿐 아니라 제작 재료와 소장 이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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