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프랑스’ 본 트럼프 “이민자들이 나라 산산조각 냈다”

강태화 2026. 10. 19. 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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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방화와 약탈 등 폭력 사태로 격화된 프랑스 반정부 시위가 이민자들을 수용한 정책 때문이라며 강력한 국경 통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켄터키주 하이랜드 하이츠에 위치한 트루이스트 아레나에서 진행한 중간선거 지원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켄터키는 공화당의 강세 지역으로, 트럼프가 이곳에서 지원 유세를 벌인 것은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의 지지율이 연일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이민정책은 트럼프의 강성 지지층의 보편적 지지를 받으며 경제 등 전 평가 항목 가운데 사실상 유일하게 절반에 근접한 43%의 지지를 받고 있는 분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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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가 불타고 있다…국경 닫아야”

트럼프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프랑스가 불타고 있다”며 “마음속에 증오를 품은 완전히 다른 세상에 온 이민자들이 한때 위대했던 나라를 산산조각 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너무 늦기 전에 국경을 닫고 통제권을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중부 오트비엔주 리모주에서 시위대 방화로 1883년 지어진 시청 건물이 불타 무너지는 모습. 교육 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수 주간 이어진 청년들의 시위가 치솟는 생활비와 연료 가격에 항의하는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로 확산했다. 이날 프랑스 1750개 지역에서 당국 추산 50만 명이 시위에 참여했다. 로이터=연합뉴스

프랑스에서 발생한 반정부 시위가 이민자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트럼프는 지난 6일에도 프랑스에서 교육 예산 부족과 열악한 학교 환경에 항의하는 시위가 발생하자 “학교의 문제가 아니라 이슬람이 (프랑스를)장악하려는 것”이라며 “프랑스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다름 아닌 통제 불능의 대규모 이민에 대한 것”이라고 했다.

특히 그는 “이것은 한때 위대했던 나라(프랑스)를 이슬람이 장악하려는 것”이라며 시위의 주체가 프랑스로 이민 온 이슬람 출신자들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시위가 이슬람 세력에 의해 주도된다면서도 구체적인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프랑스가 불타고 있다'는 글을 게시하며, 이번 프랑스 반정부 시위가 프랑스 정부의 개방적인 이민정책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 SNS


이란과의 전쟁을 지속하고 있는 트럼프는 이슬람교와 무슬림에 대한 공포나 혐오를 자극하는 ‘이슬람포비아(Islamophobia)’를 오랜 기간 정치적으로 활용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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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또 최저치…그나마 이민정책엔 공감

트럼프가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프랑스 시위를 이민정책의 탓으로 돌린 것 역시 정치적 계산에 따른 조치일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의 지지율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강력한 이민정책에 대해선 그나마 ‘덜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WP)가 18일(현지시간)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33%를 기록하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WP캡쳐

워싱턴포스트(WP)와 ABC가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의 지지율은 33%였다. 집권 2기 들어 기록한 최저 지지율이다.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66%를 기록했는데, 특히 52%가 ‘강력한 반대’ 의사를 피력했다. NBC의 조사도 부정평가 34%, 긍정평가 66%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지지율을 끌어내린 원인은 경제와 물가다. 두 분야의 부정평가는 각각 70%와 77%다. 특히 이란전쟁 직전만 해도 71%가 ‘휘발유 가격이 감당할 만하다’고 답했지만, 이번 조사에선 ‘감당할 수 없다’는 응답이 71%를 기록하며 유가에 대한 인식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점이 확인됐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진행한 켄터키 지원 유세장 곳곳에 빈 좌석이 눈에 띈다. 켄터키는 전통적인 공화당 강세 지역이지만, 트럼프에 대한 지지도가 연일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트럼프의 대중 동원력에도 한계가 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밖에 이란전쟁(65%)을 비롯해 동맹국에 대한 태도(68%) 등 경제뿐 아니라 외교정책에 대한 부정평가도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반면 강력한 이민정책에 대한 부정평가 비중은 60%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NBC 조사에서도 43%가 트럼프의 이민정책에 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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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층 결집 시도…“파리는 민주당의 미래”

JD밴스 부통령도 프랑스에서의 폭력 사태를 이민정책 탓으로 돌리며 이를 선거에 활용하려는 의도를 분명히 했다.

현지시간 17일, 프랑스 남부 마르세유에서 ‘높은 생활비’에 항의하는 시위가 시작되기 전 발생한 충돌 현장에서, 시위에 참가한 시민이 프랑스 국기를 흔들며 불길 옆을 지나가고 있다. 학생들이 시작한 시위에는 생활비 등 전분야로 확대됐고, 프랑스 당국은 시위에 20만명 이상이 참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AFP=연합뉴스


밴스는 전날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서방의 진보주의자들은 다양성과 연민이라는 명분으로 제3세계를 프랑스와 다른 국가들에 들여왔다”며 “이들은 동화와 사회적 양립 가능성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외면했다”고 주장했다.

밴스는 이어 “미국인들이 이번 사태를 주의 깊게 지켜보기를 바란다”며 “이는 민주당 의원들이 미국에서 추구하는 미래”라고 강조했다.

반면 트럼프를 비롯해 밴스 역시 최근 중간선거 지원유세에서 경제 및 물가 등에 대한 언급을 최소화하고 있다. 이란전쟁으로 인한 유가 급등 상황이 선거 전까지 개선될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 위치한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골프를 마친 뒤 전용 리무진을 타고 이동하고 있다. AP=연합뉴스

WP 여론조사에서 응답자들은 경제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더 신뢰하는 정당으로 민주당(40%)을 공화당(33%)보다 많이 꼽았다. 해당 조사에서 민주당이 경제 문제 신뢰도에서 공화당에 우위를 보인 것은 2014년 이후 처음이다. 이에 대해 WP는 “미국 성인의 54%가 민주당에 비호의적이지만, 민주당은 더 신뢰할 만한 정당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그보다 더 많은 미국인인 63%가 공화당을 싫어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강태화 특파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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