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엔 “황제 골프” 때리더니 李엔 “외교”…민주당의 ‘골프 변심’

오소영, 박준규 2026. 10. 18.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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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이 2022년 5월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마친 뒤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사무실을 둘러보다 직원들로부터 선물받은 야구 배트를 휘두르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 시절 윤 전 대통령의 골프 연습을 비판했던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골프 연습 논란으로 역풍을 맞고 있다.

보수 야권은 연일 이 대통령의 골프 연습을 문제 삼았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해군 장병이 숨져가고 있을 때 골프장에 있었고 상가 천장이 무너져 어르신 38명이 다친 날에도 가족과 골프를 쳤다”며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큰소리치더니, 이제는 골프장도 대통령 근무처라는 해괴한 소리까지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이 위험하면 골프 라운딩을 멈춰야 한다”고 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도 14일 임광현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 인선에 대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청와대 내) 미국 트럼프 대통령 골프 회동 태스크포스(TF)와 같은 어처구니없는 조직을 해체하는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이 대통령 취임 이후 골프 연습 현황을 파헤치는 특별검사법안까지 발의했다. 이기인 개혁신당 비상대책위원장도 12일 “윤석열 골프는 황제골프라고 비난하더니 본인 골프에는 국익이란 명분을 붙인다”고 비꼬았다.

윤 정부 시절에도 윤 전 대통령의 골프장 이용 논란이 있었다. 윤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의 골프 외교 준비 명목으로 서울 노원구 태릉CC 등에서 10여 차례 골프 라운딩을 했다. 윤 전 대통령이 2024년 8월 경기 부천 호텔 화재 참사로 인한 국가 추모 기간에 골프라운딩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8년 만에 골프채를 잡은 것”이라는 대통령실 해명까지 거짓 논란에 휩싸이자 민주당은 비판에 열을 올렸다.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는 2024년 11월 장외집회에서 “즐겁게 황제골프 치면서 즐기는 그 돈조차도 우리가 새벽 일찍 만원 버스 타고 나가서 피땀 흘려 번 돈”이라고 했다. 김민석 수석최고위원도 “시키는 대로 (대국민 기자)회견 한 번 한 뒤에 긴장 풀고 국정을 놓고 골프 치는 불감의 오만을 반드시 꺾겠다”고 발언했다. 이외에도 “차라리 국정은 귀찮고 골프나 치고 싶다고 고백하라”(조승래 수석대변인),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대비가 골프 연습이라니 이런 코미디 같은 정부가 있었느냐”(한민수 대변인 논평) 등 비판이 쏟아졌다. 이에 개혁신당은 지난 13일 한 대변인의 논평을 옮긴 뒤 “그때는 틀리고 지금은 맞느냐”라고 반문하는 단문 논평을 내기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뉴욕 한 호텔에서 유엔(UN) 총회를 계기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뉴스1

하지만 최근 민주당은 이 대통령의 골프 연습을 엄호하고 있다. 전용기 최고위원은 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이 하다 하다 ‘대통령 골프 특검’까지 하자고 한다”고 했다. 김민석 대표는 13일 민주당 유튜브 채널 ‘민주당TV’에서 “사고나 상황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골프장에) 나간 게 아니라, 먼저 나가 있었는데 어떤 상황이 생겨서 그 상황에 대처한 것”이라며 “현실적으로는 일종의 외교 준비라는 측면도 있다”고 방어했다.

최민희 최고위원도 1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이 무슨 역술인이라도 되며 신이라도 내려야 하느냐. 어떻게 사고를 예측하느냐”라며 “대구 천장 붕괴 사고와 대통령의 휴일 동선을 연결하는 건 무리”라고 했다.

‘대통령의 골프’라는 동일한 사안을 놓고 과거와 180도 다른 반응이 나오는 걸 두고, 민주당 내에서는 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호남 초선 의원은 “‘대통령은 골프나 치고 서민들과 경제에는 관심이 없다’고 하는 당원들이 적지 않다”며 “골프가 대통령 이미지에 미치는 악영향이 크다”고 했다. 중진 의원은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골프를 치자고 했기에, 거짓 해명 논란이 있는 윤 전 대통령과는 사안이 다르다”면서도 “당과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지는 국면에서 골프 논란이 악재가 된 것 분명하다”고 했다.

박준규·오소영 기자 park.junkyu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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