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민연금 수령액 최고 울산, 당겨받는 연금도 최고였다

신성식 2026. 10. 18. 05:0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울산시 동구 HD현대중공업 전경. 울산 동구는 전국 시군구 중 조기노령연금 신청 비율이 가장 높다. 연합뉴스

국민연금을 최대 5년 당겨 받는 조기노령연금 수급자가 107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 서영석 의원(경기 부천시갑)이 국민연금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조기노령연금 수급자는 107만1477명이다. 전체 노령연금 수급자 668만7707명의 16%를 차지한다. 조기연금 수급자는 2021년 71만4367명에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서 의원은 전국 229개 시·군·구별 노령연금 수급자 대비 조기연금 비율을 따졌다. 가장 높은 곳은 울산 동구다. 35.8%에 달한다. 이어 울산 북구 35.3%, 경북 구미시 34.6%, 경남 거제시 29.1%, 울산 중구 28.3%, 울산 남구 27.9%, 경남 창원시 27.4% 순이다. 조선·자동차·전자 등 제조업 사업장이 밀집한 지역이다.

울산광역시는 국민연금 평균액이 가장 높은 도시다. 올 4월 기준 1인당 월 평균 연금이 85만3333원으로 가장 높다. 현대자동차·HD현대중공업 같은 대기업 생산직 근로자가 많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임금이 높고 오래 국민연금에 가입하기 때문에 연금액이 높다.

그런데 이런 지역에 왜 조기연금 비율이 높을까. 서 의원은 퇴직 시기(60세)와 연금 수령 개시 시점(63세)의 간극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긴다고 분석한다. 소위 소득 크레바스(틈새)다. 이 간극을 메우기 위해 손해를 무릅쓰고 조기연금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연금을 1년 당겨 받으면 6% 깎인다. 최대 5년 당기면 30% 깎인다. 깎인 연금이 평생 이어진다. 감액연금·독배연금이라고 불린다. 평균수명까지 산다고 가정하면 총 수령액 면에서 손해이다.

가령 63세에 200만원 받을 사람이 5년 당기면 140만원 나온다. 5년 당겨 받는 기간에 8400만원을 받는다. 조기연금 덕분에 받게 된다. 당장은 좋아 보인다. 그러나 깎인 연금이 계속 이어진다(매년 물가상승률 만큼 인상). 74세가 되면 손해나기 시작해 손실액이 계속 커진다. 기대여명(남성 84세)까지 산다고 가정하면 총 연금이 정상연금보다 7440만원 적다.

현대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뉴스1
━

연금 수령 늦춰 더 받는 '연기연금' 서울 강남·서초 최고


조기연금과 반대 개념이 연기연금이다. 수령 시기를 최대 5년 늦추는 제도인데, 이럴 경우 연금액이 최대 36% 증가한다. 연기연금 수급자가 조기연금 수급자보다 많은 곳이 있다.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이다. 전국 시·군·구 중 여기만 많다. 다른 소득이 있어서 수령 시기를 연기해 연금액을 늘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강남구는 조기연금 수급자가 4883명, 연기연금 수급자가 5867명이다. 서초구는 조기 3620명, 연기 4305명이다.

경북 구미시는 반대다. 조기연금 수급자가 1만6369명으로 연기연금 수급자 752명의 21.8배에 달한다.

올해 상반기 새로 조기연금을 받기 시작한 사람은 4만6801명이다. 이 중 57.4%인 2만6855명은 3년 넘게 앞당겨 연금을 수령했다. 이들은 정상연금액보다 18.5~30% 줄어든 금액을 평생 받게 된다.

3년 이상 당긴 조기수급자의 비중은 2021년 30.5%에서 2025년 39.3%로 늘더니 올해 상반기에는 57.4%까지 올라갔다. 4년 이상 앞당겨 받은 사람은 21.6%에 달한다.

국민연금 수급개시연령은 출생연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늦춰진다. 1961~1964년생은 63세, 1965~1968년생은 64세, 1969년생 이후는 65세에 노령연금을 받기 시작한다.

조기노령연금 액수가 큰 사람도 적지 않다. 조기연금이 월 166만원 넘는 수급자가 2021년 2155명에서 올해 6월 7만2786명으로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새로 조기연금을 받기 시작한 사람의 평균 가입기간은 277.6개월, 약 23년이다. 그간 납입한 보험료가 평균 4605만원이다.

서영석 의원은 “법정정년은 60세에 묶여 있는데 국민연금 수급연령은 64세, 65세로 늦춰지고 있다”며 “그 사이의 소득 공백을 개인에게 맡겨 두면 당겨 받으면서 평생 깎인 연금을 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서 의원은 “산업도시에서 조기연금 수급 비율이 두드러지고 장기간 보험료를 낸 가입자가 조기연금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정년과 연금 수급개시연령 사이의 불일치를 더는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ssshi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