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금감원 지적 이후에도…금융지주 고문 규정 미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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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지주가 지난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고문제도 운영 개선을 요구받고도 관련 내규를 개정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금감원은 대표이사 출신 고문 선임 시 이사회 사전결의 절차를 제도화하라고 주문했지만, 현재 적용되는 규정에는 관련 조항이 반영되지 않았다.
하나금융과 달리 나머지 3개 지주는 지주 고문·자문역 위촉 때 이사회 결의나 승인을 규정에 명시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지주의 고문료나 자문료의 절대적인 한도나 금액 기준을 정하는 규정은 없다"며 "지난해 하나금융에 대한 경영유의 조치 역시 고문료 금액 자체를 제재하거나 상한선을 제한한 것이 아니라 이사회 차원의 절차적 관리 강화를 당부한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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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회장 자문료 월 3330만원…KB·신한·우리는 이사회 승인 규정 명시

16일 쿠키뉴스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하나금융지주의 ‘자문위원 운영 규정’에 따르면, 자문위원 위촉 계약기간은 1년 이내를 원칙으로 하되 재계약이 가능하다. 구체적인 보수 등 처우는 관계회사경영관리위원회가 심의해 정한다. 퇴직임원의 경우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정하는 기준을 따르지만 관계회사경영관리위원회가 별도로 정할 수 있다.
하나금융은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서 고문·자문위원 위촉과 보수 책정 절차에 대해 “대표이사 전결, 퇴임 당시 대표이사인 경우 해당 회사의 이사회 결의”라고 밝혔다. 하나금융 관계자도 이 같은 운영 방식을 확인했다. 그러나 현행 자문위원 운영 규정에는 대표이사 전결이나 이사회 결의 절차가 명시돼 있지 않다.
금감원, 대표이사 출신 고문 위촉 시 이사회 사전결의 요구
금융지주 고문(자문위원)제도는 금융지주가 퇴임한 고위 임원과 일정 기간 계약을 맺고 경영활동에 대한 자문을 받는 제도다. 퇴임 경영진의 전문지식과 경영 경험, 인적 네트워크 등을 활용한다는 취지로 운영된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금감원으로부터 고문제도 운영과 관련해 경영유의 조치를 받은 바 있다. 당시 금감원은 “고문 자격요건이 추상적·선언적으로 규정돼 구체성이 미흡하고, 자문내역보고서도 형식적으로 작성돼 실제 업무에 활용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표이사 출신 고문에게 높은 자문료가 지급되고 이들의 자문이 경영진 의사결정에 참고될 수 있는 만큼, 고문계약이 회사와 주주의 장기적 이익에 부합하는지 이사회에서 심의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금감원은 “현행 내규에는 고문계약 체결에 대한 이사회 사전결의 절차가 제도화되어 있지 않다”고도 짚었다. 그러면서 △고문 자격요건 구체화 △자문내역보고서의 구체적 기록과 내부 활용 △대표이사 출신 고문 선임 시 이사회 사전결의 제도화를 주문했다.
하나금융지주 회장 출신 자문위원은 2022년 3월부터 12월까지 퇴직 전 기본급의 80%인 월 3330만원(연 환산 약 4억원)을 받는 조건으로 위촉됐다. 사무실과 차량도 별도 지원됐다. 하나금융이 최근 5년간 동일인을 누적 3년 이상 위촉한 사례는 전 지주회장 1명이었다. 해당 인사는 회장과 은행장 등 각 직위 수행 기간을 통산해 3년간 자문위원으로 활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하나금융은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고문 운영 내규를 제출하지 않았다. 박 의원실의 자료 제출 요구에 “경영상 비밀에 관한 사항 등 보안이 필요한 내용이 있어 제출이 어렵다”고 밝혔다가 뒤늦게 제출했다. 제출된 규정은 마지막 개정일이 2016년 12월8일로, 금감원 지적 이후에도 개정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KB·신한·우리는 지주 위촉에 이사회 결의 명시
하나금융과 달리 나머지 3개 지주는 지주 고문·자문역 위촉 때 이사회 결의나 승인을 규정에 명시했다. KB금융지주는 ‘경영자문역 운영규정’에 위촉계약을 맺을 때 “이사회의 사전 승인을 득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실제로 지주 경영자문역 4명 모두 이사회 결의를 거쳐 위촉됐다. 이 가운데 회장 출신 1명은 연 4억원과 사무실·차량을 제공받았고, 재위촉을 거쳐 2024년 7월15일부터 2026년 7월14일까지 2년간 위촉됐다.
신한금융은 정관 제50조와 이사회 규정에 따라 고문 위촉에 이사회 결의가 필수라고 설명했다. 제출 자료상 지주 고문은 회장 출신 1명으로, 2023년 3월 위촉돼 같은 해 11월 사임하기까지 기재된 자문료는 2억7400만원이다. 사무실·차량도 제공됐다.
우리금융은 현재 지주 고문이 없다. 과거 고문을 맡았던 전직 회장이 사임한 뒤 공석이라는 설명이다. 지난 2024년 2월 시행된 ‘자문위원 운영규정’은 이사회가 자문위원을 선정하고, 인사 담당 부서가 이사회 승인을 받아 위촉계약을 맺도록 했다. 계약기간은 2년 이내이고 재계약은 금지된다.
금감원 “강제 규정 없다”…박홍배 의원 “내부통제 점검해야”
이 같이 금융지주별로 고문제도 운영과 투명성에 편차가 있지만, 고문료 한도나 금액 기준을 정한 당국 규정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지주의 고문료나 자문료의 절대적인 한도나 금액 기준을 정하는 규정은 없다”며 “지난해 하나금융에 대한 경영유의 조치 역시 고문료 금액 자체를 제재하거나 상한선을 제한한 것이 아니라 이사회 차원의 절차적 관리 강화를 당부한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문 관련 내용 역시 지배구조 개선안의 일부로 검토될 수 있으나, 현재 확정된 바는 없다”고 덧붙였다.
박홍배 의원은 “금융지주 퇴직 임직원에 대한 고문·자문위원 위촉은 투명하고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며 “금융감독원의 유의 조치에도 기존 관행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금융당국은 관련 내부통제 체계의 적정성과 개선 여부를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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