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갈등 깊어진 젤렌스키, 유럽에 손 내밀어…지원 여력은 물음표

현동민 2026. 10. 16.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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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갈등이 격화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유럽에 추가 지원을 요청했다. 미국과의 관계가 흔들리는 사이, 전쟁을 이어가기 위한 무기와 자금까지 부족해지면서 유럽의 지원이 더욱 절실해진 모습이다.

우크라이나 대통령 교체 필요성을 언급하고 군사정보 지원 중단 등을 꺼내 들면서 양측의 관계는 더욱 악화했다.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젤렌스키 대통령과 함께 기자들 앞에 서서 지금은 우크라이나 지원을 줄이거나 러시아 제재를 완화할 때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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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정상회의 찾아 방공망·자금 지원 요청…“겨울 대비해야”
유럽 정상들 러 정유시설 공격도 엄호…우크라 지지 재확인
에너지값·재정 부담에 추가 지원은 난제…회원국 간 이견도 여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갈등이 격화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유럽에 추가 지원을 요청했다. 미국과의 관계가 흔들리는 사이, 전쟁을 이어가기 위한 무기와 자금까지 부족해지면서 유럽의 지원이 더욱 절실해진 모습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6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그는 EU 27개 회원국 정상과 수뇌부를 만나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을 설명하고 지원 확대를 호소했다.

회의장에 도착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러시아가 전쟁을 끝낼 준비가 돼 있다는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며 올겨울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요한 지원으로는 에너지뿐 아니라 방공망과 자금도 꼽았다.

내년 2월이면 우크라이나 전쟁은 5년을 채운다. 전쟁 장기화로 재정과 무기 부담이 커진 가운데 최근 미국과의 갈등까지 겹치면서 우크라이나의 외교적 선택지는 좁아졌다.

갈등의 중심에는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 문제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정유시설 공습을 재개하자 이를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가 상승에 민감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러시아산 경유를 미국과 세계 시장에 공급하는 거래를 발표하고 이른바 ‘에너지 휴전’도 일방적으로 제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에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압박 수위를 낮추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대통령 교체 필요성을 언급하고 군사정보 지원 중단 등을 꺼내 들면서 양측의 관계는 더욱 악화했다.

이런 상황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선택한 곳이 유럽이다. 유럽 정상들은 우크라이나가 미국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데 부담을 느끼면서도 공개적으로는 우크라이나에 힘을 실었다.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젤렌스키 대통령과 함께 기자들 앞에 서서 지금은 우크라이나 지원을 줄이거나 러시아 제재를 완화할 때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오히려 우크라이나 지원을 확대하고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을 재개한 데도 유럽은 대체로 우호적인 반응을 보였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러시아가 석유 수익을 전쟁 자금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전쟁 자금줄을 끊는 것이 전쟁을 멈추게 할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크리스텐 미할 에스토니아 총리도 러시아 정유시설과 에너지 판매 능력이 타격을 받을수록 좋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롭 예턴 네덜란드 총리는 우크라이나가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연대 의사를 밝혔다.

안드리스 쿨베르그스 라트비아 총리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현재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남은 동맹은 유럽이라며 이번 겨울을 넘기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가 정상회의의 핵심 의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유럽의 정치적 지지가 실제 재정과 군사 지원으로 곧바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유럽 각국도 중동 전쟁 여파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내부 부담이 커졌다. 여기에 독일과 프랑스에서는 우크라이나 지원 중단을 주장하는 극우 정당들이 세를 넓히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대규모 재정 적자에 따른 예산 삭감 문제까지 겹쳤다. 전국적으로 고교생 시위가 이어지는 등 국내 현안만으로도 정치적 부담이 큰 상황이다.

바르트 더 베버르 벨기에 총리는 유럽이 지금까지 약 900억유로를 지원했지만 전쟁에는 막대한 비용이 든다며 추가 지원 의지와 능력을 공개적으로 문제 삼았다.

그는 유럽이 우크라이나 사회와 방어 체계를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실제 재정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턴 네덜란드 총리도 새로운 재정 지원을 약속하겠다고 나선 국가가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조만간 추가 군사 지원에 나서는 국가들이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EU 내부의 의견 차이는 이미 정상회의 첫날부터 드러났다. 정상들은 전날 에너지 위기 대응과 중국과 무역 불균형, EU 확대, 2028~2034년 장기예산안 등을 놓고 14시간 동안 논의를 이어갔다.

하지만 장기 예산과 에너지 가격 대응 방안 등 핵심 현안에서 회원국 간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서 뚜렷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현동민 기자 dong77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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