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기 징역 4년 구형... "김건희 선정 업체 위해 국가권력 사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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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은 단순한 예산 절차 위반 사건이 아닙니다. 대통령비서실이 김건희씨가 선정한 업체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국가권력을 마음대로 휘두르고, 독립적인 행정 권한을 사유화한 권력형 비리입니다."
윤석열 정부 대통령 관저 이전 과정의 예산 불법 전용 의혹을 수사한 종합특검이 김대기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에게 실형을 구형하면서 내놓은 평가다. 특검은 대통령실이 김건희씨가 선정한 업체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행정안전부와 기획재정부의 독립적인 권한을 침해하고, 반대한 공무원들에게 인사상 불이익까지 줬다고 설명했다.
변호인은 대통령비서실장에게 행안부 공무원을 지휘하거나 예산 전용을 승인할 법적 권한이 없으며, 부처 간 업무 협의나 협조 요청만으로 직권남용이 성립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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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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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건희씨는 4월 13일 오전 박성재 전 법무부장관 내란중요임무종사 등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증언을 하고 있다. |
| ⓒ 서울중앙지방법원 |
윤석열 정부 대통령 관저 이전 과정의 예산 불법 전용 의혹을 수사한 종합특검이 김대기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에게 실형을 구형하면서 내놓은 평가다. 특검은 대통령실이 김건희씨가 선정한 업체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행정안전부와 기획재정부의 독립적인 권한을 침해하고, 반대한 공무원들에게 인사상 불이익까지 줬다고 설명했다.
16일 2차 종합특검팀(특별검사 권창영)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재판장 이정엽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 전 실장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다.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과 김오진 전 대통령실 관리비서관에게는 각각 징역 3년 6개월, 윤재순 전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에게는 징역 2년 6개월을 구형했다.
"41억 원 견적 검증도 안 해"... 반대 속 20억 9000만 원 예산 전용
사건의 출발점은 2022년 대통령 관저 이전 공사를 맡은 인테리어 업체 '21그램'이었다. 당초 확보된 관저 공사 예산은 약 14억 4000만 원이었지만, 21그램이 요구한 공사비는 약 41억 원에 달했다.
특검은 21그램이 관저 공사에 필요한 경험과 자격을 갖추지 못했고, 공사 면적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객관적인 근거 없이 견적서를 작성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도 대통령실은 공사비의 적정성을 검증하거나 업체 교체를 검토하지 않았다.
특검은 "김건희 여사는 관저라는 상징적 공간을 사실상 취향과 의중대로 좌지우지했다"며 김씨가 선정한 업체였기 때문에 대통령실이 과도한 공사비 요구를 거절하지 못했다고 봤다.
구체적으로 김오진 전 비서관이 예산 부족을 알고도 공사를 먼저 진행하도록 했고, 김대기 전 실장과 윤재순 전 비서관 등은 부족한 비용을 정부청사관리본부 예산으로 충당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평가했다.
2022년 6월 말 대통령실은 정부청사관리본부에 노후시설 정비 사업비 등에서 약 28억원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본부 실무진은 예산 목적 외 사용에 해당할 수 있다며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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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 청문회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 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하고 있다. 2026-03-12 |
| ⓒ 공동취재사진 |
기재부 역시 대통령비서실 소관 사업에 행안부 예산을 사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반대했지만 대통령실 관계자들의 반복적인 승인 요구가 이어졌고, 결국 7월 29일 약 20억 9000만 원의 예산 전용이 승인됐다는 것이다.
특검은 기재부 담당 공무원이 법정에서 대통령실의 연락이 없었다면 승인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취지로 증언한 점을 강조했다.
"하루하루 지옥 같았다"... 승진 배제·좌천에 책임 전가 의혹까지
특검에 따르면 정부청사관리본부의 한 공무원은 당시 3급 부이사관 승진을 앞두고 장관 승인만 남겨둔 상태였다. 그러나 이 전 장관은 관저 이전 업무와 관련해 직원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해당 공무원을 승진 대상에서 제외했다. 나아가 멀리 보내라고 지시해 좌천시켰다는 것이 특검의 설명이다.
계약 담당 직원들은 법적 책임을 떠안을 수 있다는 우려에 스스로 인사 조치를 요청하기도 했다. 조 전 본부장은 당시 업무를 두고 "하루하루 지옥 같은 일"이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다른 실무자는 부정맥과 불면증 등 건강 문제를 겪었다는 내용도 제시됐다.
특검은 대통령실이 예산 전용 사실을 은폐하고, 이후에는 행안부와 기재부에 책임을 떠넘기려 했다고도 평가했다.
특검에 따르면 2022년 8월 4일 언론 취재로 예산 전용 사실이 알려지자 대통령실은 관계 부처와 국회·언론 대응 논리를 맞췄다. 대통령실 주도로 예산을 마련했으면서도 행안부와 기재부가 독자적으로 판단해 적법하게 처리한 것처럼 설명했다는 것이다.
특검은 당시 계약 담당자가 작성한 문건에 사업 결정권자와 관계 부처가 서로 책임을 미룰 것이라는 우려가 담겼고, 실제 국회 답변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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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석열 정부 당시 대통령 관저 이전 공사에서 예산을 불법 전용한 혐의를 받는 김대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 2026-05-22 |
| ⓒ 사진공동취재단 |
김 전 실장 변호인은 최후변론에서 "21그램이 부당이득을 얻었는지, 영부인의 후원을 받아 부당한 공사비를 몰아줬는지는 이 사건 심판 대상이 전혀 아니다"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재판에서 판단할 것은 김 전 실장이 직권을 남용해 공무원들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도록 했는지 여부라는 것이다.
변호인은 관저 공사가 완료돼 대통령비서실에 인계된 시점이 2022년 9월 7일인 만큼, 그전까지 공사와 예산 집행은 행안부 소관이었다고 주장했다. 행안부가 예산 전용을 신청하고 기재부가 승인하는 법적 절차도 거쳤다고 강조했다. 또 김 전 실장은 21그램 선정이나 공사 착수에 관여하지 않았고, 공사비가 늘어날 수 있다는 보고를 받은 것이 초기 관여의 전부라고 주장했다.
직권남용 혐의도 부인했다. 변호인은 대통령비서실장에게 행안부 공무원을 지휘하거나 예산 전용을 승인할 법적 권한이 없으며, 부처 간 업무 협의나 협조 요청만으로 직권남용이 성립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변호인은 예산 전용 사실이 국회에 보고됐고 국회에서도 관련 질의가 이뤄졌다며 은폐 의혹도 부인했다. 그러면서 당시에는 문제 삼지 않았던 예산 전용이 정권 교체 이후 수사와 기소 대상이 됐다며 정치적 기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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