쳐다보고 고개 끄덕이면 결제 끝…44만원 AI 안경에 中 빅테크 격돌

김성욱 2026. 10. 16.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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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빅테크 기업들이 스마트폰 다음 기기로 꼽히는 인공지능(AI) 안경 시장을 놓고 신제품 경쟁에 뛰어들었다.

15일 제일재경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지난 13일 중국 항저우에서 AI 하드웨어 신제품 발표회를 열고 AI 안경 N1과 N1 프로, AI 이어폰을 공개했다.

중국 AI 안경 시장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스마트 안경 출하량은 246만 대로 1년 전보다 87.1%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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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 시선 추적 AI 안경 N1 공개
홍채 인증 결제·건강 측정 기능 탑재
中 빅테크 각축전…세계선 메타 독주

중국 빅테크 기업들이 스마트폰 다음 기기로 꼽히는 인공지능(AI) 안경 시장을 놓고 신제품 경쟁에 뛰어들었다.

지난 7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세계 AI 컨퍼런스에서 한 방문객이 알리바바의 AI 안경을 체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15일 제일재경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지난 13일 중국 항저우에서 AI 하드웨어 신제품 발표회를 열고 AI 안경 N1과 N1 프로, AI 이어폰을 공개했다. 정부 보조금과 할인을 적용한 안경 판매가는 N1이 2218위안(약 44만원), N1 프로가 2600위안(약 52만원)이다.

보고 묻고 결제까지…시선으로 작동하는 AI 안경

상위 모델인 N1 프로의 핵심은 '시선'이다. 안경이 사용자가 보고 있는 대상을 알아보고 관련 정보를 알려준다. 외국어 메뉴판의 한 줄을 응시한 채 '이게 뭐냐'고 물으면 번역한 내용을 음성으로 들려주는 식이다. 중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IT즈자는 "사용자가 바라보는 사물을 AI가 식별하고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평가했다.

결제도 눈으로 한다. 알리페이에서 결제를 시작한 뒤 가게의 결제 QR코드를 바라보고, 금액을 확인한 다음 고개를 끄덕이면 홍채 인증을 거쳐 결제가 끝난다. 홍채 인증 기술은 알리바바 계열 핀테크 기업 앤트그룹과 함께 개발했다. 알리바바는 오인식률이 100만분의 1 미만이라고 밝혔다. N1 프로는 심박수와 혈중 산소포화도도 잴 수 있다.

두 제품에는 모두 5000만 화소 카메라가 달렸고 4K 영상 촬영을 지원한다. 배터리를 갈아 끼울 수 있으며, N1 프로는 최대 8시간 쓸 수 있다. 다만 렌즈에 정보를 띄우는 디스플레이는 없다.

지난 13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알리바바 '큐원 AI 하드웨어 2026 신제품 발표회'에서 한 관계자가 발표하고 있다. 알리바바 큐원 제공

알리바바의 구상은 자체 AI 모델 큐원을 전자상거래·결제 같은 생활 서비스와 잇는 것이다. 사용자의 지시를 기다리지 않고 AI가 필요한 서비스를 먼저 제안하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쑹강 알리바바그룹 큐원사업부 부사장은 "큐원의 목표는 모든 사람의 개인 에이전트가 되는 것"이라며 "AI 웨어러블은 큐원이 물리 세계로 뻗어나간 것"이라고 말했다.

AI 안경은 거대언어모델(LLM)을 일상에서 쓰는 새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스마트폰은 사용자가 화면을 눌러야 작동하지만, AI 안경은 카메라와 마이크로 주변 상황을 스스로 파악한다.

알리바바 외에도 중국 업체들은 저마다의 강점을 앞세워 경쟁하고 있다. 샤오미는 카메라와 음성 기능을 갖춘 AI 안경으로 입지를 넓혔다. 로키드는 실시간 번역과 화면 표시 기능을 내세웠다. TCL 계열 레이냐오이노베이션은 디스플레이 기술을 무기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으며, 영상·게임용 안경이 주력인 엑스리얼도 해외 판매망을 늘리는 중이다.

1년 새 87% 커진 中 시장…세계 시장은 메타 독주

중국 AI 안경 시장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스마트 안경 출하량은 246만 대로 1년 전보다 87.1% 늘었다. 같은 기간 세계 출하량 증가율(44.2%)의 2배에 가깝다. 세계 출하량에서 중국 기업이 차지한 비중은 23.3%였고, 증강현실(AR)·확장현실(ER) 안경으로 좁히면 87.4%에 이르렀다. IDC는 "중국 기업들이 자국 전자제품 공급망을 바탕으로 광학 부품과 AI 기술을 빠르게 제품에 적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시장이 커진다고 곧바로 대중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IDC에 따르면 올 2분기 중국 스마트 안경 출하량은 61만 1000대로 1년 전보다 8% 줄었다. 감소를 이끈 것은 카메라·화면 없이 음성 위주로 쓰는 오디오형 안경으로, 판매가 35.4% 줄었다. 기능 차별화가 부족하고 기존 제품의 교체 수요가 둔화한 탓으로 분석된다. 반면 AI 기능을 강화한 AR·ER 안경 출하량은 123% 늘었다.

기술적 과제도 있다. 카메라와 마이크를 계속 켜 둔 상태로 배터리 시간을 확보해야 하고, 착용감과 개인정보 보호 문제도 해결 과제다. 전문가들은 실제 활용 사례가 충분히 쌓여야 소비자층이 넓어질 것으로 본다. 중국 베이징의 한 자동차 업체 직원은 "외국인을 만날 때 실시간 번역 용도로 쓰고 있다"며 "유용한 점도 있지만, 아직 공식 업무에 안정적으로 쓰기에는 변수가 많아 불안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세계 시장에서는 미국 메타가 크게 앞서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 집계를 보면 지난해 세계 AI 안경 출하량에서 메타의 점유율은 85.2%였다. 로키드와 샤오미는 각각 3.9%, 3.5%에 머물렀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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