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을 수 없던 벽이었는데”…지팡이 대신 ‘운전대’ 잡은 시각장애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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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처음 운전대를 잡아본 시각장애인 안서연(30·여)씨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안씨는 "늘 남이 운전하는 차만 타다가 직접 운전해 볼 기회가 주어진다고 해서 신청했다"며 "실제로 차를 움직이면서 자유로움을 느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조수석에서 운전을 지도한 강혜진 강사는 "참가자분들과 소통하고 호흡을 맞출 수 있어서 좋았다"며 "이해하시기 쉽게 설명하려 노력했고, 비장애인분들과 차별 없이 똑같은 마음으로 안내해 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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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대신 ‘귀’와 ‘손끝’으로 한 운전…‘버킷리스트’ 이뤘다

태어나서 처음 운전대를 잡아본 시각장애인 안서연(30·여)씨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안씨는 “늘 남이 운전하는 차만 타다가 직접 운전해 볼 기회가 주어진다고 해서 신청했다”며 “실제로 차를 움직이면서 자유로움을 느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15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한국도로교통공단 서부운전면허시험장에서는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운전 체험 행사가 열렸다. ‘흰 지팡이의 날’을 맞아 마련된 자리로, 올해로 5년째 이어지고 있다. 흰 지팡이의 날은 시각장애인의 자립과 성취를 상징하는 흰 지팡이를 알리고 권익을 높이기 위해 세계시각장애인연합회가 지난 1980년 제정했다. 공단은 지난 4월20일 ‘장애인의 날’에도 같은 행사를 여는 등 해마다 두 차례씩 체험을 지원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서울 관악구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 소속 시각장애인 8명이 참여했다. 동행자와 함께 현장을 찾은 참가자들의 얼굴에는 설렘이 가득했다. 참가자들은 시뮬레이터로 기본 조작법을 익힌 뒤, 실제 차량에 올라 시험장 코스를 직접 주행했다.

시뮬레이터 특성상 차체는 움직이지 않았다. 몸으로 차의 움직임을 느낄 수 없다 보니 참가자들은 방향을 잡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화면상 차량이 안전선을 넘거나 뒤집히기도 했다. 강사들은 신호 변화와 도로 곡선 정도, 현재 속도 등을 차분히 말로 전달하며 주행을 이끌었다.
시뮬레이터 체험을 마치고 나온 김혜성(48·여)씨는 “최근에 가벼운 교통사고를 겪으면서 차량 작동 원리나 운전 상식 정도는 알아둬야겠다고 느껴 참가하게 됐다”며 “강사님이 상상이 잘되도록 친절하게 설명해 주셔서 배우는 내내 재미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전맹 시각장애인 정진욱(49·남)씨도 운전석에 앉아 조작법을 복기하며 주행을 준비했다. 정씨는 “시각장애인에게 운전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며 “이런 기회가 거의 없는 만큼 오늘을 충분히 느끼고 오래 기억하고 싶다”고 했다.
차가 달리기 시작하자, 정씨는 귀로 바람이 느껴진다며 웃었다. 정씨 얼굴에는 체험 내내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주행을 마친 정씨는 “이런 행사가 많아지면 좋겠다”며 “다음에 또 하게 된다면 지금보다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조수석에서 운전을 지도한 강혜진 강사는 “참가자분들과 소통하고 호흡을 맞출 수 있어서 좋았다”며 “이해하시기 쉽게 설명하려 노력했고, 비장애인분들과 차별 없이 똑같은 마음으로 안내해 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박성민 한국도로교통공단 서부운전면허시험장 과장은 “이번 행사는 시각장애인분들이 보이지 않는 두려움을 넘어 직접 운전대를 잡는 담대한 도전의 자리였다”며 “매번 참가자들의 후기가 좋은 만큼 앞으로도 행사를 이어가 더 많은 시각장애인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올해는 처음으로 체험을 기념하는 명예운전면허증이 수여됐다. 실제 면허증과 비슷한 형태로 제작됐으며, 점자가 새겨졌다. 참가자들은 면허증을 받아 들고 손끝으로 점자를 읽어 내려갔다.
유정민 기자 yu@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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