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상장 안 막나” 문자 폭탄…힘 빠진 코스피, 與악재 됐다

주가 지수의 추락과 함께 더불어민주당에도 어둠이 드리우고 있다. 지난 6월 코스피가 9000을 돌파할 때만 해도 주식 시장은 정부와 여당의 성과로 부각됐다. 하지만 최근 증시 급락과 중복 상장 논란이 맞물리며 개인 투자자의 불만이 여당으로 빗발치고 있다.
15일 코스피는 전날 대비 7.57% 급락하며 2024년 9월 이후 처음으로 7거래일 연속 하락을 기록했다. 여기에 시가총액 2위인 SK하이닉스 주가가 11% 넘게 폭락하며 시장의 충격을 키웠다. SK하이닉스가 2021년 인텔의 사업부를 인수해 출범시킨 손자회사 솔리다임이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한다는 소식 등이 악재로 작용한 여파다.
솔리다임 상장으로 SK하이닉스 주주의 지분 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분노는 즉각 정부와 여당을 향했다. 코스피가 종일 얼어붙은 15일 민주당 K자본시장특별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겐 항의 문자가 이어졌다. “자회사를 해외에 올리는 중복상장을 추진하는데 가만히 보고만 있냐”, “과거 LS 때처럼 적극 나설 수 없냐”는 내용이었다고 한다.
반발이 거세지자 특위 소속 의원들은 대응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한 의원은 “해외 상장이라도 주식 가치 희석 문제가 있는지 살펴보고 금융당국과 대응 방안을 논의해보려 한다”고 했다. 또 다른 의원도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문자와 연락이 빗발친다”며 “제도적인 페널티를 부과할 수 있는지 살펴볼 것”이라고 했다.

특위 위원장인 오기형 의원은 페이스북에 “정부나 정책당국이 개별 기업의 경영 판단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고, 이해관계자인 주주들 사이에서 논쟁해야 하며 주주와 이사들이 공방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서도 “중복상장 문제의 본질은 자회사가 어디에 있는지, 어느 나라 주식 시장에 상장하는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니며 모회사 일반 주주의 주주 가치 희석 문제가 핵심”이라고 적었다.
이어 “최근 상법 개정과 중복상장 제도의 취지는 주주의 비례적 이익 보장, 특히 기업 성장의 과실이 일반 주주들에게 공정하게 돌아가도록 하자는 것”이라며 “모회사 SK하이닉스 이사회는 솔리다임 상장을 추진한다면 그 필요성과 모회사 주주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검토하고 설명해야 한다”고 했다.
이 같은 설명에도 개인 투자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데는 과거 정부와 여당이 중복상장 논란을 직접 언급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22일 코스피 5000 돌파를 기념한 오찬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특위 위원들에게 “‘엘(L)자 들어간 주식은 안 산다’는 언론 보도가 있다”며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결을 위한 제도적 노력에 힘써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4일 뒤인 1월 26일 LS그룹은 증손회사인 에식스 솔루션즈의 코스피 상장 예비심사 청구를 철회한다고 밝혔다.

야권에선 SK가 호남 반도체 특구에 대규모 투자를 추진하는 상황이 정부와 여당의 대응에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한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은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대주주를 위한 소액주주들의 희생이 큰데 정부와 여당은 중복상장 문제에 손을 놓고 있다”며 “미국 상장과 SK의 호남 투자 사이에 정치적 거래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나온다”고 했다. 이어 “현재 다양한 제보가 들어오고 있고 금융 당국에 관련 자료를 요청했다”며 “확인 후 문제가 있다면 개선책을 강력히 촉구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특위 측은 호남 반도체 투자와 솔리다임 상장 문제는 별개라는 입장이다. 특위 소속 의원은 “호남 반도체 투자와 솔리다임 상장은 완전히 별개의 사안”이라며 “중복상장에 문제가 있다면 호남 투자와 무관하게 원칙대로 사실관계를 따져 지적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했다.
여성국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서울 집값 盧때와 똑같다, 이때부터 하락”…고수의 영끌 전략 | 중앙일보
- “서울대생 불합격, 한화팬 뽑았다” 삼성이 거르는 최악 면접자 | 중앙일보
- “수능날 행운의 부적 가져갔다”…서울대 의대생 ‘만점의 비법’ | 중앙일보
- 배우 김세인 충격 폭로 “장자연 사건 때 나도 비슷하게 당했다” | 중앙일보
- 일본서 숨진 23세 한국인 여대생…“징역 10년 너무 낮다” 40대 결국 | 중앙일보
- 삼전 10% 급락에 개미 패닉인데…“10만원 되라” 직원글 논란 | 중앙일보
- “아줌마가 뭔데, 내 애를”…치킨집 사장 주취폭행한 ‘막장 엄마’ | 중앙일보
- “웬만한 연기파 실력”…영화감독들 술렁이게 한 신인 배우 | 중앙일보
- [단독] “속살 보였다”며 평가 최하점…성희롱 신고, 해고로 돌아왔다 | 중앙일보
- ‘여전히 찬란하게’ 김혜자, 무대인사 불참…손편지 공개, 무슨일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