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오수·악취 유발 ‘음쓰 분쇄기’… 시판 40개 중 39개 ‘부적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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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쓰레기를 따로 버리지 않고 하수도로 흘려보내는 불법 주방용 오물분쇄기로 인해 하수관이 막히거나 악취가 발생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정부 인증 제품조차 유통·설치 과정에서 불법 개조돼 음식물 찌꺼기가 그대로 하수도로 배출되는 것이다.
현행 인증 기준에 따르면 분쇄·회수형 오물분쇄기는 음식물 찌꺼기의 80% 이상을 걸러내 따로 버리고 나머지 20% 미만을 하수도로 배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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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꺼기 거름망·회수 장치 없애
인증제품 설치하면서 불법 개조도
전국 63만대… 정부 법 개정 추진

음식물쓰레기를 따로 버리지 않고 하수도로 흘려보내는 불법 주방용 오물분쇄기로 인해 하수관이 막히거나 악취가 발생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정부 인증 제품조차 유통·설치 과정에서 불법 개조돼 음식물 찌꺼기가 그대로 하수도로 배출되는 것이다.
주방용 오물분쇄기(사진)는 싱크대 배수구에서 음식물쓰레기를 갈아내는 기계다. 하수관 막힘과 수질오염 우려로 1995년부터 판매·사용이 금지됐지만 정부는 음성적 유통을 관리한다는 명목으로 2012년 인증 제품에 한해 제한적으로 허용했다. 현행 인증 기준에 따르면 분쇄·회수형 오물분쇄기는 음식물 찌꺼기의 80% 이상을 걸러내 따로 버리고 나머지 20% 미만을 하수도로 배출해야 한다.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2013년 이후 주방용 오물처리기 누적 판매·설치 대수는 101만3806대로, 이 중 분쇄형이 62만5485대(62%)를 차지했다.
문제는 정부 인증 제품도 실제 유통·설치 과정에서 불법 개조되는 사례가 빈번하다는 점이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물기술인증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2025년 주방용 오물분쇄기 시판품 조사에서 40개 제품 중 39개가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음식물 찌꺼기를 걸러내는 거름망을 제거하거나 찌꺼기를 모으는 2차 회수 장치를 없애는 식이었다.
이렇게 개조된 오물분쇄기를 사용하면 음식물 찌꺼기 대부분이 하수도로 흘러들어가 하수관 막힘과 오수 역류, 악취를 유발할 수 있다. 경기도 김포시는 지난해 5월 불법 오물분쇄기로 하수관 막힘이 증가하면서 준설작업을 반복하고 관리 비용도 늘었다고 밝혔다. 일부 사용자의 편의를 위해 발생한 비용을 공공이 부담하는 셈이다.
불법 개조가 반복되는 배경에는 음식물쓰레기를 따로 버리지 않으려는 소비자 수요가 있다. 인천에 거주하는 50대 여성 A씨는 2019년 오물분쇄기를 구매하면서 업체의 안내에 따라 거름망을 사용하지 않고 음식물 찌꺼기를 모두 하수도로 흘려보내도록 설치했다. A씨는 15일 “설치 이후 뉴스를 보고 불법임을 알았지만 설치 기사를 다시 부르기 번거롭고 사용이 편리해 그대로 쓴다”고 말했다.
제도적 허점도 있다. 현행 하수도법은 오물분쇄기의 판매·사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연구·시험 목적 등에 예외를 두고 있다. 정부는 법률에 명확한 근거를 마련하지 않은 채 고시로 인증 제품의 가정 내 사용까지 허용해 왔다. 법제처는 2020년 인증제도의 법률상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했지만 6년째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에 기후부는 인증·검사, 업체 관리, 위반행위 처벌 근거 등을 하수도법에 명확히 규정하고 거름망을 쉽게 제거할 수 없도록 제품 인증 기준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한 하수도법과 고시 개정안을 마련해 국회·법제처와 협의 중이다. 현행법상 불법 제품을 제조·판매하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지만 설치 과정에서 불법 개조가 이뤄질 경우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의원은 “인증을 받을 때만 기준을 지키고 실제 판매·설치 과정에서는 다른 제품이 유통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황민혁 기자 okj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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