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만으론 성장 한계… 화장품·가전·바이오 ‘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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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치캔을 파는 기업이 화장품 회사 인수를 추진한다. 식품기업들이 주력 사업의 경계를 넘어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1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동원그룹은 식자재 유통 계열사 동원홈푸드를 통해 1세대 화장품 기업 참존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식품기업들이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내수시장의 구조적인 성장 한계가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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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시장 정체에 고정비도 부담
기존 사업과 시너지 등 돌파구
무리한 확장으로 부도 낸 사례도

참치캔을 파는 기업이 화장품 회사 인수를 추진한다. 두부로 친숙한 식품기업은 주방가전까지 내놓고 있다. 식품기업들이 주력 사업의 경계를 넘어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국내 식품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1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동원그룹은 식자재 유통 계열사 동원홈푸드를 통해 1세대 화장품 기업 참존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동원홈푸드는 지난달 참존의 조건부 인수예정자로 선정됐다. 향후 공개입찰에서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는 인수 후보자가 나오지 않으면 최종 인수자로 확정된다.
동원의 참존 인수 추진은 경영난을 겪는 기업을 인수해 정상화하는 기존 M&A(인수합병)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 1969년 수산업을 기반으로 출발한 동원은 1995년 통신장비업체 성미전자, 2012년 포장재 기업 대한은박지, 2017년 물류기업 동부익스프레스 등을 인수하며 사업 영역을 넓혀왔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는 2008년 인수한 미국 참치 브랜드 스타키스트다. 당시 적자 상태였던 스타키스트는 동원그룹 편입 이후 흑자로 전환해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 잡았다.
참존 역시 현재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해 매출 181억원, 영업손실 53억원을 기록했다. 인수가 성사되면 동원은 화장품 시장에 새롭게 진출하지만, 참존의 경영 정상화가 우선 과제다. 인수 주체로 동원홈푸드가 나선 것은 그룹 계열사 중 소비재 사업과 상대적으로 접점이 크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참존의 자체 생산시설과 연구개발(R&D) 역량을 활용해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풀무원은 기존 식품사업과 연계할 수 있는 생활가전과 펫푸드 등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올해 2월 총괄 최고경영자(CEO) 직속 조직인 ‘미래사업부문 신성장 전략사업단위(SBU)’를 신설하고 리빙케어와 반려동물, 푸드테크 등 신사업을 통합 관리하기 시작했다. 식품 제조·유통을 넘어 소비자의 식생활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려는 전략이다.
대표적인 분야는 주방가전이다. 풀무원은 2021년 ‘스팀쿡 에어프라이어’를 출시한 이후 김치냉장고와 음식물처리기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했다. 2022~2024년 가전사업 매출은 연평균 42.9% 성장했으며, 국내 주요 5대 백화점에도 입점해 판매망을 넓히고 있다. 반면 기존 사업과 연관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안마의자 렌털 사업 등은 정리하며 선택과 집중에도 나섰다.
CJ제일제당은 기존 바이오 사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이달 초 미국 곡물기업 ADM과 사료용 아미노산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CJ제일제당 측이 지분 63%를 보유하는 구조로, 미국·브라질 생산시설과 미주지역 영업망을 결합해 원재료 조달 안정성과 생산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의 올해 상반기 바이오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9% 증가한 2조3396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51% 감소한 1337억원에 그쳤다. 고수익 제품의 시장 경쟁 심화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한 가운데 해외 기업과의 협력으로 원가 경쟁력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식품기업들이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내수시장의 구조적인 성장 한계가 자리하고 있다. 인구 감소와 시장 성숙으로 기존 식품사업의 성장 여력이 제한적인 데다 원재료비와 인건비 등 비용 부담도 수익성 확보의 제약 요인이다. 해외시장 진출만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기업들은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높이거나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는 방식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다만 사업 다각화가 곧바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동원은 참존의 경영 정상화, 풀무원은 신사업의 안정적인 성장, CJ제일제당은 바이오 사업의 수익성 개선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신규 사업의 안정화와 투자 대비 수익성 확보가 향후 사업 확장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내수시장이 정체되고 해외 진출 기업의 성과가 두드러지지 않은 상황에서 기업들의 신사업 진출은 필수가 됐다”면서도 “무리한 확장으로 부도를 낸 사례도 있어 각 사가 잘 할 수 있는 영역에 집중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김준희 기자 zuni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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