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창 “북·중 우의 상징”… 北 경제 제재 완화 기대감 반영

송세영 2026. 10. 15.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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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중국이 완공 12년 만에 신압록강대교 개통식을 개최하고 밀착을 과시했다.

단둥의 한 대북 소식통은 "북한이 12년간 미뤄오던 신압록강대교 개통에 응한 데는 미국과의 대화를 통해 대북 제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기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면서 "대북 제재가 완화되면 신압록강대교를 통해 북·중 무역이 급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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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만에 개통 신압록강대교 르포
국기 단 트럭들 왕복 이벤트 벌여
축제처럼 행사장 주변 인파 몰려
북, 美와 협상서 지렛대 확보한 셈
오성홍기와 꽃 장식을 단 여러 대의 중국 화물트럭(왼쪽)과 인공기를 단 북한 화물트럭이 15일 개통된 신압록강대교 위를 달리고 있다. 이날 열린 개통식을 통해 북한은 중국과의 협력 관계를, 중국은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대내외에 과시했다. 양측을 오가는 차량들을 지켜보기 위해 이날 단둥의 대교 북단에는 수천명에 달하는 인파가 몰렸다. 신화연합뉴스

북한과 중국이 완공 12년 만에 신압록강대교 개통식을 개최하고 밀착을 과시했다. 양국 총리가 영상 축사로 참여해 북한과 러시아가 지난달 7일 개최한 두만강 자동차다리 준공식 때와 격을 맞췄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15일 양국이 함께 신압록강대교 중간 지점에서 개통식을 열었다고 보도했다.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영상 축사를 통해 “신압록강대교는 시진핑 국가주석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함께 관심을 기울이고 추진해온 중요한 국경 간 기반시설 사업”이라며 “양국 경제·무역 협력을 강력히 촉진할 뿐만 아니라 인적 왕래를 더 긴밀히 하고 양국 국민 사이의 유대를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신의주와 중국 랴오닝성 단둥을 잇는 신압록강대교 개통식이 15일 다리 중간 지점에서 양측 인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영상 축사에서 신압록강대교를 “북한과 중국의 전통적 우의를 상징하는 새로운 랜드마크”라고 표현했다. 신화연합뉴스

이어 신압록강대교를 ‘중·조(북·중) 전통적 우의를 상징하는 새로운 랜드마크’로 부르며 “양국 최고지도자 간 합의를 충실히 이행해 북·중 관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신화통신은 박태성 북한 내각총리가 영상 축사를 했다고 전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소개하지 않았다.

이날 개통식 직후 전면에 인공기와 꽃장식을 단 북한 트럭 10여대가 단둥 세관구역으로 들어왔다가 북한으로 돌아갔다. 오성홍기를 단 중국 트럭들도 북한 쪽으로 건너갔다가 돌아왔다. 북한 쪽 세관과 검역시설 공사가 끝나지 않아 빈 트럭을 동원해 상징적인 이벤트를 진행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은 이번 개통식을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 이후 밀접해진 북·러 관계를 견제하고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재확인한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은 중·러와의 협력 관계를 대내외에 과시함으로써 미국과의 협상에서 강력한 지렛대를 확보하게 됐다.

신압록강대교는 단둥과 신의주를 연결하는 기존 조중우의교의 100배에 달하는 차량 통행이 가능하도록 설계됐지만 경제적 효과는 유엔 대북 제재 때문에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의 한 외교 소식통은 “중국은 유엔의 대북 제재에 참여 중인데 북한의 주력 수출품인 무연탄과 철광석 등은 모두 제재 대상”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에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북·미 협상을 통해 대북 제재가 완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단둥의 한 대북 소식통은 “북한이 12년간 미뤄오던 신압록강대교 개통에 응한 데는 미국과의 대화를 통해 대북 제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기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면서 “대북 제재가 완화되면 신압록강대교를 통해 북·중 무역이 급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단둥은 이날 축제가 열린 것처럼 들썩였다. 개통식 2시간 전부터 신압록강대교와 세관 근처에는 인파가 운집했다. 교통경찰과 사복 공안들이 대거 배치돼 접근을 통제했지만 시민들은 휴대전화로 사진을 촬영하며 현장을 떠나지 않았다.

신압록강대교 인근 아파트 단지에 사는 70대 재중동포(조선족)는 “2000년대 초까지 단둥과 신의주를 오가며 북한산 해삼과 명태, 말린 복어를 가져와 파는 보따리상을 했는데 할 수 없게 된 지 오래됐다”면서 “신압록강대교가 개통되면 상황이 좋아질까 싶어 부근 아파트로 이주한 조선족이 많다”고 했다.

과거 북한에 거주했던 화교 출신 50대 중국인은 “북·중 교역이 활성화되면 단둥이 광둥성 선전처럼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해 광둥성에서 이곳으로 이주했다”며 “수년 전부터 북한 사정에 정통한 북한 화교들이 단둥으로 모여들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단둥=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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