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 가족 배부른 명품 송이요”…‘금(金)송이’ 장벽 허문 5천원의 미식까지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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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번 판에 나온 송이가 오늘 2차 경매 물량 중 단연 으뜸입니다. 넷이 둘러앉아 배 터지게(?) 먹을 수 있는 크기예요."
서울에서 친구들과 함께 왔다는 대학생 이진우(24) 씨는 "송이 한 상자를 살 여유는 없지만, 5000원으로 입안 가득 퍼지는 자연 송이 향을 즐길 수 있어 가성비와 분위기 모두 최고"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날이 저물자 30주년 기념 불꽃쇼가 내성천의 밤하늘을 수놓았고 송이 향 가득한 강변 둔치는 계절의 깊은 풍미를 만끽하려는 인파로 밤늦도록 훈훈하게 달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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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황 부진 딛고 통합 스퀘어·체험형 먹거리로 문턱 낮춰
청량문화제와 함께 체감형 콘텐츠 풍성

15일 오후 2시, 경북 봉화군 봉화읍 내성천 둔치. 진행자의 차진 입담과 함께 흰 종이로 겹겹이 감싼 굵직한 송이버섯 한 송이가 들어 올려지자 빽빽하게 모여든 수십 명의 시선이 일제히 한곳으로 쏠렸다.
시작가 1만원에서 출발한 경매 호가는 순식간에 4만원으로 뛰었다. 맨 뒤에 서서 손을 번쩍 치켜든 부산의 한 중년 남성과 대구에서 왔다는 중년 남성 사이에 팽팽한 눈치 싸움이 이어졌다.
진행자는 “두 분 모두 멀리서 오셨는데 더 비싸게 낙찰되면 안된다”며 최종 승부는 가위바위보 게임.
긴장감이 감돌던 찰나, 대구 참가자가 미소를 지으며 손을 슬그머니 내렸다. “양보할께요.”
진행자가 ‘낙찰’을 알리자 구경하던 이들 사이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진행자가 아쉬워하던 대구 참가자에게 손가락만 한 ‘꼬마 송이’를 위로(?) 선물로 건네자 현장은 이내 정겨운 웃음바다로 변했다.

‘30년의 깊은 향, 봉화를 물들이다’를 기치로 내건 이번 축제장은 입구에서부터 특유의 짙은 송이 향과 가을 바람 냄새가 섞여 독특한 활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발걸음을 옮겨 올해 첫선을 보인 ‘송이&봉화한약우 스퀘어’로 들어섰다. 과거 송이 판매장과 한약우 판매점, 식당가가 제각기 흩어져 있어 발품을 팔아야 했던 불편함을 덜어내기 위해 기획된 대형 통합 거점이다.
부스마다 진열된 송이 상자 앞에서는 상인과 손님 간의 흥정이 숨 가쁘게 오갔다. 올가을 극심한 기후 변화로 전국적인 송이 작황이 부진해 ‘등급 외’ 송이마저도 1kg에 70만~80만원 선을 웃도는 귀한 몸이 됐지만, 장터 안에는 한 푼이라도 알뜰하게 제철 별미를 맛보려는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축제 본부 인근 봉화사랑상품권 현장 판매 부스 앞은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현장에서 1인당 최대 50만원 한도 내에서 12% 할인 혜택을 제공하자, 지갑을 연 관광객들은 6만원 상당을 절감한 상품권을 손에 쥐고 송이 부스로 바삐 향했다.
경기도에서 축제장을 찾은 김정숙(62) 씨는 “송이 값이 워낙 비싸 엄두를 못 냈는데 상품권 할인에 상인의 덤까지 얹으니 손주들에게 먹일 송이와 능이버섯을 기분 좋게 챙겼다”며 밝게 웃었다.

서울에서 친구들과 함께 왔다는 대학생 이진우(24) 씨는 “송이 한 상자를 살 여유는 없지만, 5000원으로 입안 가득 퍼지는 자연 송이 향을 즐길 수 있어 가성비와 분위기 모두 최고”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강변을 가로지르는 내성천 세월교는 은은한 조명과 푸른 식물, 축제의 30년 역사를 기록한 사진들이 내걸린 ‘서르내 숲길’로 탈바꿈해 있었다.
다리 건너편에는 높이 3.5m에 달하는 춘양목 조형물 ‘솔향 서른나무’와 오감 체험장 ‘송이 가드닝’이 자리해 아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여유로운 쉼터를 제공했다.
이번 축제는 먹거리에만 머물지 않고 전통문화의 품격을 더했다. 43회째를 맞은 ‘청량문화제’가 내성천 일원에서 나란히 펼쳐지면서 축제장 곳곳은 풍성한 민속놀이와 도예 체험, 한시 백일장의 열기로 가득 찼다.

작황 악화라는 자연의 변수 속에서도 축제는 ‘금송이’라는 위화감을 덜어내고 능이·표고 등 대체 버섯과 사과를 아우르는 로컬 농산물 축제로 외연을 확장하며 지역 상생의 해법을 제시하고 있었다.
날이 저물자 30주년 기념 불꽃쇼가 내성천의 밤하늘을 수놓았고 송이 향 가득한 강변 둔치는 계절의 깊은 풍미를 만끽하려는 인파로 밤늦도록 훈훈하게 달아올랐다.
최재용 기자 gd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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