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카라스코, '구종 설계'로 두산 잠재웠다

김종수 2026. 10. 15.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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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의 외국인 투수 카를로스 카라스코(39, 우투우타)가 정교한 구종 조합으로 두산 베어스 타선을 제압했다.

최고 구속은 시속 149km로, 강속구를 앞세워 윽박지르는 피칭은 아니었지만 커터와 체인지업을 중심으로 슬라이더 등 다양한 구종을 섞어 던지며 타격 타이밍을 뒤흔들었다.

LG는 카라스코의 호투와 타선의 집중력을 앞세워 두산을 4대1로 꺾고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했다.

카라스코가 직구 구속에서 두산 선발 곽빈과 차이를 보이면서도 호투를 펼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러한 구종 조합이 큰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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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149km 직구에 변화구 조합… 12타자 연속 범타로 중반 장악

[김종수 기자]

LG 트윈스의 외국인 투수 카를로스 카라스코(39, 우투우타)가 정교한 구종 조합으로 두산 베어스 타선을 제압했다.

최고 구속은 시속 149km로, 강속구를 앞세워 윽박지르는 피칭은 아니었지만 커터와 체인지업을 중심으로 슬라이더 등 다양한 구종을 섞어 던지며 타격 타이밍을 뒤흔들었다. 초반 주자를 내보내고도 실점을 막았고, 중반에는 12타자 연속 범타를 기록하며 경기 흐름을 LG 쪽으로 끌어왔다.

카라스코는 지난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두산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4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총 투구 수는 84개였다. LG는 카라스코의 호투와 타선의 집중력을 앞세워 두산을 4대1로 꺾고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했다.

커터·체인지업으로 만든 속도 차… 중반 12타자 연속 범타
▲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6회초 LG 카라스코가 역투하고 있다. 2026.10.14
ⓒ 연합뉴스
카라스코의 투구에서 주목할 대목은 단순히 변화구를 많이 던졌다는 사실이 아니다. 서로 다른 구종을 조합해 타자가 한 가지 구종과 구속에만 대비하기 어렵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커터를 25개, 체인지업을 21개 던졌고 슬라이더와 직구 등도 효과적으로 활용했다. 특정 구종 하나에 의존하기보다 여러 구종을 배합해 타자와 승부한 부분이 잘 들어맞았다.

커터는 타자 앞에서 미세하게 움직여 배트 중심에 정확히 맞히기 어렵게 만드는 구종이다. 체인지업은 직구와 비슷한 투구 동작에서 상대적으로 느린 공을 던져 타자의 스윙 타이밍을 앞당길 수 있다. 두 구종을 적절히 섞으면 타자는 공의 속도와 움직임을 동시에 판단해야 한다. 카라스코가 직구 구속에서 두산 선발 곽빈과 차이를 보이면서도 호투를 펼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러한 구종 조합이 큰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물론 구종별 투구 수만으로 모든 승부의 결과를 설명할 수는 없다. 실제 공략의 성패는 볼 카운트와 타자의 타격 성향, 포수의 리드, 타구 방향 등이 함께 결정한다. 다만 카라스코는 특정 구종으로 삼진을 양산하기보다 다양한 공을 활용해 타자의 타격을 어렵게 만들었고, 그 결과 적지 않은 인플레이 타구를 아웃으로 연결 시키며 투구 수를 관리했다. 이날 기록한 탈삼진은 3개였지만, 투구 내용을 삼진 숫자만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이유다.

출발은 순탄하지 않았다. 1회초 선두 타자 박찬호에게 안타를 허용했고, 두산은 후속 타자의 땅볼과 진루로 득점권 기회를 만들었다. 카라스코는 위기에서 세베리노를 외야 뜬공으로 처리한 뒤 양의지를 삼진으로 잡아 실점을 막았다. 주자를 내보낸 상황에서 급하게 승부 하지 않고 아웃카운트를 확보한 것이 첫 번째 고비를 넘긴 요인이었다.

2회에도 김민석에게 내야 안타를 내줬지만 추가 출루를 억제하며 이닝을 정리했다. 이후 투구는 한층 안정됐다. 3회에는 세 타자를 모두 범타로 돌려세웠고, 4회에도 세베리노를 삼진으로 잡는 등 두산 타선에 출루 기회를 주지 않았다. 5회 역시 김민석과 강승호를 내야 땅볼로 처리한 뒤 정수빈을 삼진으로 잡아 삼자범퇴를 완성했다.

특히 2회 1사 후 강승호부터 6회 선두 타자 윤준호까지 12타자를 연속 범타로 처리한 구간이 인상적이었다. 타선이 한 바퀴 돌고 다시 맞붙는 상황에서도 두산 타자들은 쉽게 출루하지 못했다. 카라스코는 타자들이 노리는 공을 무조건 힘으로 밀어붙이기보다 타구를 유도하고, 필요한 순간에는 삼진으로 승부를 끝냈다. 초반 위기를 넘긴 뒤 중반까지 흐름을 안정시킨 경기 운영이 돋보였다.

케네디와 박해민이 지킨 1점 차 리드

6회에도 카라스코는 선두 타자 윤준호를 땅볼로 잡으며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조수행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에는 박찬호와 안재석을 모두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주자가 출루한 상황에서도 후속 타자에게 연속 안타를 내주지 않으며 이닝을 마쳤다. 6회까지 투구 수는 81개로, 선발 투수로서 비교적 효율적인 운영을 보여줬다.

그러나 7회에는 고비가 찾아왔다. 선두 타자 세베리노에게 안타를 맞은 데 이어 양의지에게 2루타를 허용하면서 무사 2·3루에 몰렸다. LG 벤치는 좌타자 김민석을 앞두고 카라스코를 내리고 좌완 존 케네디를 투입했다.

앞선 이닝에서 안정적으로 던졌더라도, 추가 실점이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는 포스트시즌에서는 현재 타자와의 매치업, 주자의 위치, 다음 타순까지 고려한 판단이 중요하기 때문이었다.

케네디는 김민석을 삼진으로 처리했지만 강승호에게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해 만루 위기를 맞았다. 이어 대타 양석환의 큼지막한 타구를 중견수 박해민이 잡아냈다. 이때 3루 주자 세베리노가 홈을 밟아 카라스코에게 실점 하나가 기록됐다.

다만 케네디는 계속된 2사 2·3루에서 대타 박지훈을 2루수 땅볼로 처리해 추가 실점을 막았다. 연속 안타로 시작된 위기를 한 점으로 제한하면서 LG는 리드를 유지할 수 있었다.

이 장면은 선발 투수의 기록과 팀의 수비·불펜 운영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잘 보여줬다. 카라스코는 7회 위기에서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앞선 6이닝 동안 실점을 최소화하며 경기의 기반을 만들었다.

이어 등판한 케네디는 타자와의 승부를 이어받았고, 박해민의 호수비가 추가 실점을 막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선발의 호투가 불펜과 수비의 뒷받침을 만나 승리로 이어진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112승을 거둔 카라스코는 올해 LG에 합류한 뒤 경험 많은 선발 자원으로서의 역할을 맡아왔다. 이번 포스트 시즌 첫 경기에서도 구속만으로 승부하기보다 구종을 섞고 타구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두산 타선을 상대했다. 초반 위기를 넘기고 중반에 연속 범타를 이끌어낸 뒤, 7회에는 벤치가 적절한 시점에 불펜을 투입해 피해를 줄였다.

카라스코의 투구를 돋보이게 한 것은 화려한 탈삼진 숫자보다 타자를 상대하는 방식이었다. 커터와 체인지업을 중심으로 구종을 배합하고, 출루를 허용한 뒤에도 연속 출루로 번지는 상황을 막았다. LG는 그가 만든 경기 흐름을 불펜과 수비로 이어가며 4대1 승리를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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