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만 군면제?" 병역특례 10명 중 6명은 예술인, 특례 기준 보니

방제일 2026. 10. 15.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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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예술·체육 분야 병역특례 제도를 둘러싼 형평성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특히 최근 10년간 병역특례 대상자로 편입된 인원 가운데 예술 분야가 60%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제도 전반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5년간인 2021~2025년에도 예술 요원 97명, 체육요원 78명 등 총 175명이 병역특례 대상자로 편입됐다.

병역특례 축소·폐지론 재부상"기량 유지 방안도 마련해야"최근 일고 있는 예술·체육요원 제도를 둘러싼 논쟁의 핵심은 국가적 기여와 병역의무의 형평성 사이에서 어떤 기준을 적용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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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국내 예술대회 35개 인정
병역특례 형평성 논란 재점화
정치권서 제도 축소·폐지 주장
병무청도 단계적 축소 방향에 공감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예술·체육 분야 병역특례 제도를 둘러싼 형평성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특히 최근 10년간 병역특례 대상자로 편입된 인원 가운데 예술 분야가 60%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제도 전반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4일 연합뉴스는 병무청과 국회 국방위원회 자료를 인용해 2016년부터 2025년까지 최근 10년간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한 인원에 대한 팩트체크를 진행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예술·체육 분야 병역특례 제도를 둘러싼 형평성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강진형 기자aymsdream@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한 인원은 총 350명이다. 이 가운데 예술 요원은 220명으로 전체의 약 62.9%를 차지했다. 체육요원은 130명으로 37.1%였다. 최근 5년간인 2021~2025년에도 예술 요원 97명, 체육요원 78명 등 총 175명이 병역특례 대상자로 편입됐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는 예술 요원 17명과 체육요원 6명 등 23명이 편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지난 4일 폐막한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선수들까지 추가되면서 올해 병역특례 편입 대상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번 대회에서는 남자 축구대표팀 선수 20명을 비롯해 야구 16명, 농구 8명 등이 병역특례 대상에 포함됐다.

올림픽은 동메달 이상, 아시안게임은 금메달…예술은 35개 대회 인정

예술·체육요원 제도는 1973년 도입됐다. 국제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예술인과 체육인이 병역의무를 이행하면서도 전문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두 분야의 편입 기준에는 차이가 있다. 체육요원은 올림픽에서 3위 이내에 입상하거나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해야 한다. 세계선수권대회나 아시아선수권대회 우승 등은 현행 편입 기준에 포함되지 않는다.

반면 예술 요원은 병무청이 지정한 국제예술경연대회에서 2위 이상 입상하거나 국제대회가 없는 분야의 지정 국내대회에서 1위를 차지하면 편입 대상이 될 수 있다. 국가 무형유산 분야에서 5년 이상 전수 교육을 이수한 경우도 인정된다. 현재 병역특례가 인정되는 예술대회는 국제음악대회 25개, 국제무용대회 5개, 국내대회 5개 등 총 35개다.

2021년도 첫 병역판정검사가 열린 17일 서울 영등포구 서울지방병무청 제1병역판정검사장에서 검사 대상자들이 병역판정검사를 받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대표적으로 쇼팽 국제피아노콩쿠르, 밴 클라이번 국제피아노콩쿠르, 퀸엘리자베스콩쿠르, 제네바국제음악콩쿠르 등이 포함된다. 국내에서는 동아국악콩쿠르, 전주대사습놀이전국대회, 동아무용콩쿠르 등이 인정된다. 2008년 148개였던 인정대회는 2015년 48개, 2020년 42개, 2023년 36개를 거쳐 2024년 35개로 줄었다. 병무청은 국제경연대회 관련 협회 가입 자격과 개최 주기 등을 검토해 인정대회를 정비하고 있다.

엄연히 '군 면제' 아니다…34개월 복무·544시간 봉사 의무

예술·체육요원 편입을 흔히 '군 면제'라고 부르지만, 법적으로는 병역의무 면제와 다르다. 예술·체육요원은 보충역으로 편입돼 현역병 복무 대신 자신의 특기 분야에서 활동하며 병역의무를 이행한다. 이들은 4주간 기초군사훈련을 받고 34개월의 의무복무기간 동안 544시간의 특기 활용 봉사활동을 수행해야 한다.

봉사활동에는 취약계층을 위한 문화예술·체육 지도, 아동과 청소년 대상 교육, 공연 및 공익 캠페인 등이 포함된다. 복무규정을 위반하거나 봉사활동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복무기간이 연장되거나 편입이 취소될 수 있다. 실제로 병무청 자료에 따르면 2021~2025년 예술·체육요원 편입 취소 사례는 총 7건으로 집계됐다. 2022년 5건, 2023년 2건이다. 이들은 의무 봉사 시간을 채우지 못해 복무기간이 연장됐음에도 추가로 주어진 기간 내 의무를 이행하지 못해 편입이 취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예술 요원 85%가 국내 개최 대회 출신…형평성 논란

예술 요원 중 상당수가 국내에서 개최되는 대회 입상자라는 점도 논란의 배경으로 꼽힌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8월까지 예술 요원으로 편입된 216명 가운데 국내대회 입상자는 104명으로 48.1%를 차지했다.

예술·체육요원 편입기준. 병무청

여기에 서울국제음악콩쿠르와 코리아국제발레콩쿠르 등 국내에서 개최되는 국제대회 입상자까지 포함하면 184명으로 늘어난다. 전체의 85.2%에 해당하는 규모다. 대회별로는 서울국제무용콩쿠르 출신이 32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동아국악콩쿠르 27명, 전주대사습놀이전국대회 23명, 전국신인무용경연대회 19명 순이었다.

해외에서 개최되는 상당수 국제예술대회가 2~5년 주기로 열리는 것과 달리 국내 개최 대회는 매년 열린다는 점도 편입 인원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국내에서 대회가 열린다는 이유만으로 수상자의 실력이나 경쟁 수준이 낮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대회별 국제적 권위와 참가 규모, 심사 방식 등에 차이가 있는 만큼 단순한 개최 횟수보다 편입 기준의 합리성을 따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체육 분야 역시 병역특례 기준을 둘러싼 형평성 논란을 겪어왔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진출과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진출 당시에는 해당 대회 성적에 따라 편입 기준이 한시적으로 확대됐다. 그러나 특정 종목의 성적에 따라 병역특례 기준이 달라지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비판이 제기됐고, 2008년부터 월드컵과 WBC 성적은 인정 대상에서 제외됐다. 현재는 올림픽 3위 이내, 아시안게임 1위라는 기준이 유지되고 있다.

병역특례 축소·폐지론 재부상…"기량 유지 방안도 마련해야"

최근 일고 있는 예술·체육요원 제도를 둘러싼 논쟁의 핵심은 국가적 기여와 병역의무의 형평성 사이에서 어떤 기준을 적용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국제대회 성적을 통해 국가 위상을 높인 인재들이 전문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과 특정 분야의 성취에만 병역 상 혜택을 부여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이 7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병역특례제도와 관련한 의원들의 질의에 답을 하고 있다. 김현민 기자

특히 스포츠 분야는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이라는 제한된 대회 성적을 기준으로 삼지만, 예술 분야는 여러 국제·국내 경연대회가 인정되는 만큼 분야별 기준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정치권에서도 제도의 단계적 축소 또는 폐지를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제도 축소와 함께 예술·체육 인재들이 군 복무 중에도 전문성과 기량을 유지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병무청 역시 최근 국정감사에서 예술·체육요원 제도의 단계적 축소와 궁극적인 폐지 방향에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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