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중요도·인맥·접촉기록’ 관리하면서 선정 기준은 없다…34억 재외동포 플랫폼 논란

김건주 2026. 10. 15.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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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재외동포의 중요도와 인맥, 접촉기록까지 관리하는 정보시스템 구축을 추진하면서 정작 누구를 어떤 기준으로 관리할지는 정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인물의 중요도를 평가하고 관계망을 기록하는 기능은 이미 개발비 산정에 반영됐지만, 관리 대상 선정부터 정보 수집·열람 권한까지 핵심 운영 원칙은 미확정 상태다.

안 의원은 "대통령이 직접 700만 재외동포를 하나로 연결하겠다며 약속한 사업이라면 그만큼 치밀한 준비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며 "누가 유력동포인지, 어떤 기준으로 관리할지도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중요도와 인맥, 접촉기록을 관리하는 기능부터 41개나 산정한 것은 사업 추진의 순서가 뒤바뀐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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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인사 선정·해제 기준 미확정…관리기능 41개 예산 산정에 반영
사업계획서 작성 중·개인정보 통합관리 법적 근거도 마련 단계
안철수 “누구를 왜 관리할지도 정하지 않은 채 기능부터 산정”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안철수 의원실 제공
정부가 재외동포의 중요도와 인맥, 접촉기록까지 관리하는 정보시스템 구축을 추진하면서 정작 누구를 어떤 기준으로 관리할지는 정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인물의 중요도를 평가하고 관계망을 기록하는 기능은 이미 개발비 산정에 반영됐지만, 관리 대상 선정부터 정보 수집·열람 권한까지 핵심 운영 원칙은 미확정 상태다. 해당 시스템은 이재명 대통령이 구축을 약속한 재외동포 디지털통합플랫폼의 일부로,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는 플랫폼 구축비 34억원이 반영됐다.

14일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재외동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부가 추진하는 ‘재외동포 디지털통합플랫폼’에는 유력동포·유력인사의 정보를 별도로 관리하는 시스템이 포함돼 있다. 해당 시스템의 소프트웨어 개발비 산정자료에는 총 41개 단위 기능이 기재됐다.

관리 범위는 일반적인 인적사항을 넘어선다. 인물의 기본정보와 신상·직무를 비롯해 중요도와 정보 신뢰도를 관리하도록 설계 방향이 잡혔다. 특정 인물과 소속·협력·파트너·이해관계 기관 사이의 관계를 기록하는 ‘인물 네트워크’ 기능도 포함됐다.

면담·회의·전화·행사 등 접촉 이력과 주요 발언을 관리하는 기능도 산정됐다. 정보의 보안·활용·접근제어 등급을 설정하고 열람·수정·등급변경·다운로드·반출 이력을 추적하는 기능도 담겼다. 정부가 유력인사의 활동과 관계망을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정보체계를 구축하려는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정보관리의 출발점인 대상자 선정 기준조차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재외동포청은 안 의원실이 유력동포·유력인사의 선정·해제 기준과 중요도 부여 방식, 정보 수집 출처, 입력·열람 권한 등을 묻자 “현재 확정된 사항이 없다”고 답했다. 향후 재외동포기본법 개정 등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심층 검토하겠다는 설명이다.

결국 누가 유력인사에 해당하는지, 어떤 근거로 중요도를 평가할지, 수집한 정보를 누가 열람하고 활용할지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관련 기능이 먼저 개발비 산정에 반영된 것이다. 다만 41개 기능은 소프트웨어 개발비를 추산하기 위해 산정한 것으로, 실제 구현 범위와 세부 설계까지 확정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특히 인물의 중요도를 평가하고 접촉 이력을 관리하는 기능이 단순한 재외동포 지원이나 교류협력 업무에 어느 범위까지 필요한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관리 목적과 대상자 선정 원칙이 확립되지 않으면 정보 수집 범위와 활용 권한의 적정성을 판단하기도 어렵다.

이 사업은 이 대통령이 지난 9월28일 세계한인의 날 기념식에서 구축 의지를 밝힌 재외동포 디지털통합플랫폼의 일부다. 당시 이 대통령은 전 세계 181개국의 700만 재외동포를 대한민국과 세계를 연결하는 현지 접점으로 평가하며 “정책 정보와 동포사회가 하나로 연결될 수 있도록 재외동포 디지털통합플랫폼을 구축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정부가 제출한 자료를 보면 플랫폼 구축을 위한 세부 사업계획은 아직 수립 단계에 머물러 있다. 재외동포청은 내년도 정부안 34억원에 맞춰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고 있으며, 요구사항정의서와 기능명세서 등은 2027년 사업 계약 체결 이후 구체화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사업비 역시 조정 중이다. 당초 구축방안에 따라 산출한 사업비는 약 46억7000만원이었지만 정부안에는 34억원이 반영됐다. 재외동포청은 감액된 예산에 맞춰 중요 기능을 중심으로 세부 산출금액을 재검토하고 있다. 예산 부족으로 삭제·축소되거나 이연되는 기능은 2028년 별도 고도화 사업을 통해 보완할 계획이다.

개인정보 통합관리를 위한 법적·제도적 준비도 마무리되지 않았다. 통합 동포 데이터베이스(DB)에 수집·저장할 필수 항목에는 성명과 생년월일·주민등록번호, 거주국 연락처·주소, 체류목적·자격 등이 포함돼 있다. 직업·소속과 국내 연고자 연락처, 전문분야·경력 등은 선택 항목으로 제시됐다.

재외동포청은 기존 보유정보를 통합 관리하기 위한 근거를 재외동포기본법 개정을 통해 마련할 계획이지만, 관련 개정안은 법제처 예비검토 단계다. 개인정보 영향평가 역시 내년도 예산 확정 이후 사업의 분석·설계 단계에서 실시할 예정이다.

통합DB 구축 목표는 개인 정보 700만건이다. 올해 8월31일 기준 확보한 정보는 중복을 제외하고 144만7362건으로, 목표치의 약 20.7%에 해당한다. 재외동포청은 정보주체의 자발적 동의를 기반으로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법 개정 후 제3자 제공 대상 등을 구체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안 의원은 “대통령이 직접 700만 재외동포를 하나로 연결하겠다며 약속한 사업이라면 그만큼 치밀한 준비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며 “누가 유력동포인지, 어떤 기준으로 관리할지도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중요도와 인맥, 접촉기록을 관리하는 기능부터 41개나 산정한 것은 사업 추진의 순서가 뒤바뀐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34억원의 국민 세금이 투입되는 사업인데 사업계획서는 아직 작성 중이고 세부 기능은 계약 이후 정하겠다는 상황”이라며 “유력동포 선정기준과 개인정보 관리 원칙, 열람권한과 통제장치를 먼저 명확히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건주 기자 gu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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