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출범 1년 만에 10명…‘낙하산 등용문’ 기후부

류효림 2026. 10. 15.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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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기후부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출범 1년을 맞은 기후에너지환경부가 ‘낙하산 논란’의 진원지로 떠오르고 있다.

14일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이 현 정부 출범 뒤 기후부 산하기관의 기관장·임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재명 대통령과 직·간접적인 인연이 있는 친여권 인사 10명이 기관장과 임원으로 재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통령의 선거 캠프 출신 3명은 기후부 산하기관에 둥지를 틀었다. 지난해 대선 당시 선거대책위원회 언론특보였던 김종욱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지난 5월 한국전력공사 사외이사가 됐다. 같은 해 대선 캠프에서 산업자원에너지분과 부위원장을 지낸 김성진 전 광주테크노파크 원장도 한국전력거래소 이사장으로 지난 5월 취임했다. 2022년 대선 캠프에서 미래정치기획위원회 소속이었던 이태동 연세대 교수는 지난 6월 한국에너지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김영희 디자이너


전직 국회의원 등 민주당 출신 인사 4명도 기후부에서 한 자리씩 맡았다. 2024년 6월 “민주당의 아버지는 이재명 대표”라는 발언으로 이목을 끌었던 강민구 전 최고위원은 지난 3월 한국수력원자력 상임감사위원에, 홍정민 전 의원은 지난 5월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에 각각 임명됐다. 2020·2024년 총선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경기 여주-양평에 출마했던 최재관 전 햇빛배당전국네트워크 공동상임대표는 지난 1월 한국에너지공단 이사장에 취임했다. 지난 7월 임기를 시작한 최회용 한국전력공사 사외이사는 2020년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후보 30번을 받았다.

과거 이 대통령과 경기도 성남시에서 인연을 맺은 이들도 발탁됐다. 이 대통령이 성남에서 변호사로 활동했을 때부터 인연이 있는 하동근 전 성남문화연대 대표는 지난 4월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의 결혼식 주례를 맡기도 했다. 이 대통령의 중앙대 법대 후배로 성남 YMCA에서 활동했던 남광우 전 성남시설공단 사업본부장도 지난 4월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원장이 됐다. 2022년 2월 당시 이재명 대선후보를 공개 지지했던 안병철 전 원광대 교수는 지난 8월 한국물기술인증원 원장 자리에 올랐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도 대표적인 친명계 인사다. 고(故)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측근으로 문재인 정부 시절 친노·친문계로 분류되던 김 장관은 2021년 5월 이 대통령을 지지하는 외곽 조직 민주평화광장 발기인으로 참여해 친명계로 거듭났다. 김 장관은 지난 7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하동근 사장 임명 과정에 외압이 있었냐는 물음에 “없었다. (책임지겠다고) 선서하겠다”고 했다.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의 환경부 현판이 2025년 10월 1일 출범하는 기후에너지환경부로 변경되고 있다. 뉴스1


역대 정부에서 이른바 ‘코드 인사’ 임명 논란은 반복돼왔다. 그럼에도 국민의힘은 “과거 사례를 고려하더라도 부처 출범 1년 차에 이렇게 정권 친화적인 인사가 줄줄이 요직을 차지하는 건 이례적”이라고 지적한다. 이런 인사가 가능했던 건 부처 개편에 따라 산하기관이 늘면서 자리 또한 대거 생겨났기 때문이다.

기후부는 기존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의 에너지 기능을 이관·통합해 지난해 10월 공식 출범했다. 이 과정에서 산하 공공기관이 11개에서 33개로 늘면서 임원도 100여명에서 300여명으로 3배 수준이 됐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급격히 늘어난 빈자리에 정권 친화적 인사들이 보은성으로 대거 임명되며 기후부의 낙하산 논란이 유독 두드러지게 된 것”이라고 했다.

기후·에너지·환경 분야가 탈원전과 재생에너지 확대를 추진했던 문재인 정부 시절부터 진보 진영의 확실한 ‘텃밭’이 된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이종배 의원은 “일부 기후부 산하기관 등이 진보 진영과 밀접한 점도 마찰 없이 낙하산 인사가 포진하는 배경이 됐을 것”이라며 “전문성이 부족한 이들을 지분 나누기식으로 임명하는 인사를 철회해야 한다”고 했다.

기후부 관계자는 낙하산 논란에 대해 “산하기관 기관장·임원의 임명과 심사는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됐다”고 해명했다.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 뉴스1

류효림·하준호 기자 ryu.hyo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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