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출생·양육·교육도 국가 책임”…인구정책 전환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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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출생과 양육, 교육을 국가 공동체가 책임지는 방향으로 인구정책의 발상을 바꿔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부도 출산율과 인구 규모 중심의 기존 정책에서 벗어나 노동·주거·교육·돌봄 등을 아우르는 국가인구전략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인구정책이 노동·복지·일자리·주거·교육 정책을 포괄해야 한다며 국가의 돌봄 책임 강화와 노동환경 개선을 주문했다.
이를 위해 인구 변화의 속도를 늦추는 '완화', 변화한 환경에 대응하는 '적응', 기술혁신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만드는 '도약' 등 3대 전략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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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청년·노년·기술혁신·상생 등 4대 분야 전략 제시
국민토론서 육아·간병 부담 호소…돌봄 공백 해소 요구

이 대통령은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민주권정부 인구전략 비전선포식 및 제1차 인구전략위원회’에서 인구 문제를 해결하려면 사회·경제 시스템 전반을 재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0년간 역대 정부가 제도를 확충하고 막대한 재정을 투입했지만 인구 문제가 더욱 복잡해졌다고 진단했다. 육아 부담이 개인에게 집중된 환경과 미래에 대한 불안, 기회 부족과 격차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인구정책이 노동·복지·일자리·주거·교육 정책을 포괄해야 한다며 국가의 돌봄 책임 강화와 노동환경 개선을 주문했다. 출생아 수를 늘리는 노력뿐 아니라 국민이 생애 전반에 걸쳐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인구 변화의 속도를 늦추는 ‘완화’, 변화한 환경에 대응하는 ‘적응’, 기술혁신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만드는 ‘도약’ 등 3대 전략을 추진한다.
정책은 청년 생애과정 지원, 품격 있는 노년 보장, 기술혁신 기반 역량사회 실현, 열린사회 상생시스템 구축 등 4대 분야로 구성했다. 청년·신혼·양육가구 공공주택 공급과 양육 지원 확대, 노후 소득·일자리 확충, AI·로봇을 활용한 돌봄 개선, 다양한 가족 형태와 이주민을 위한 제도 정비 등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인구전략위원회의 정책 조정 기능도 강화한다. 각 부처의 인구 관련 예산을 사전에 조율하고 인구구조 변화가 사회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는 ‘인구영향예고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아이 키울 시간도, 부모 돌볼 여건도 부족”…현장서 쏟아진 돌봄 호소
정부의 계획 발표에 이어 진행된 국민 참여 토론에서는 돌봄 부담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아이를 맡길 시설뿐 아니라 부모가 직접 양육할 시간, 노부모를 돌보면서 경제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근무환경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나왔다.
두 아이를 키우는 이총희 인구전략위 민간위원은 양육을 위해 회계사 경력을 일부 포기한 경험을 전했다. 그는 부모가 직접 아이를 키울 수 있도록 노동시간과 통근시간을 줄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육아 지원 제도를 이용하면 직장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불안도 지적했다.
이 위원은 경기도에서 오전 9시에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면 회사에 도착하는 시간이 오전 10시를 넘는다며, 아이를 데리러 가기 위해서는 다시 일찍 퇴근해야 하는 현실을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어린이집 이용 시작 시간 때문에 출근 시간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의미인지 되물었다.
초등학교 4학년 자녀를 둔 직장인 임보라씨도 돌봄 지원의 사각지대를 짚었다. 회사의 배려와 육아 지원 제도로 직장생활을 이어왔지만 방학 때마다 시차 근무와 연차·무급휴가를 활용해야 했다고 말했다. 일부 지원 제도가 초등학교 저학년에 집중돼 있다며 지원 범위를 넓혀달라고 요청했다.
노부모를 돌보는 가족의 고충도 제기됐다. 93세 어머니를 돌보는 최혜진씨(64)는 어머니가 외부인의 방문과 주간보호시설 이용을 꺼려 가족이 직접 돌봄을 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씨는 안정적인 직장에 취업하고 싶지만 돌봄 부담 때문에 짧은 시간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찾게 된다고 토로했다. 경력과 역량을 갖춘 고령자가 가족 돌봄 때문에 일을 포기하지 않도록 재택근무와 반일 근무 등 유연한 일자리를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돌봄 제도 개선만으로 인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도 살펴야 한다며 결혼과 출생을 망설이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듣자고 제안했다.
전북 고창에 거주하는 청년 이수명씨는 수도권에서 일하는 남자친구와 거주지 문제를 조율하지 못해 결혼을 미루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에서 아이를 키울 자신은 있지만 자녀가 성장한 이후의 삶과 장애 아동을 양육할 여건에 대해서는 걱정이 크다고 전했다.
관계 부처 장관들도 현장 의견에 답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생애주기별 돌봄 체계 통합과 돌봄 인력의 처우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제도를 초등학교 6학년까지 활용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중소기업의 대체 인력 부족 문제와 이를 보완하기 위한 동료 업무분담 지원 제도도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다양한 가족 형태와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 필요성도 언급했다. 특히 출생과 양육, 교육을 국가 공동체가 기본적으로 책임진다는 방향으로 발상을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다만 국가가 책임을 확대하는 데 필요한 재정을 어떻게 감당할지는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국민 100명으로 구성된 인구정책 국민참여단을 통해 의견 수렴을 이어갈 예정이다. 참여단은 오는 17일과 11월21일 토론회, 온라인 활동 등을 거쳐 12월 성과보고회를 연다. 정부는 제기된 의견과 관계 부처 협의 결과를 토대로 제1차 국가인구전략 기본계획을 수정·보완한 뒤 확정할 계획이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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