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덕에 경제 수치 좋지만… 기업 절반은 이자도 못 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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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에서 반도체와 인공지능(AI) 관련 업종의 '쏠림 현상' 심화가 곳곳에서 확인된다. 국내 기업 절반 가까이는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3일 한국금융연구원 신용상 선임연구위원의 '성장 양극화의 그늘, 취약업종 기업대출 리스크'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영업활동으로 번 돈이 이자비용에도 못 미치는,'이자보상배율 1 미만' 기업 비중이 46.3%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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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도소매 등 부진 지속
단기 금융지원 넘어 구조조정 필요

한국경제에서 반도체와 인공지능(AI) 관련 업종의 ‘쏠림 현상’ 심화가 곳곳에서 확인된다. 국내 기업 절반 가까이는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기업의 이자 지급 여력이 개선되는 사이 중소기업은 적자에 허덕인다. K자형 양극화가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상황이다.
13일 한국금융연구원 신용상 선임연구위원의 ‘성장 양극화의 그늘, 취약업종 기업대출 리스크’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영업활동으로 번 돈이 이자비용에도 못 미치는,‘이자보상배율 1 미만’ 기업 비중이 46.3%에 이르렀다. 지난해 연간 기준(34.2%)보다 12.1% 포인트 높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총이자비용으로 나눈 지표다.
전체 실적만 보면 회복세는 뚜렷하다. 국내 기업 매출액 증가율은 지난해 2.7%에서 올해 1분기 19.6%, 영업이익률은 7.3%에서 18.0%로 높아졌다. 이자보상배율도 5.2배에서 13.6배로 뛰었다. 기업 전체가 벌어들인 영업이익은 이자비용의 13배를 웃돌지만 개별 기업의 절반 가까이는 이자를 충당할 만큼도 벌지 못한 셈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양극화 심화도 뚜렷하다. 올해 1분기 대기업의 이자보상배율은 14.3배인 반면 중소기업은 -0.8배로 적자를 기록했다.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기업 비중도 대기업 31.0%, 중소기업 62.4%였다. 중소기업 10곳 중 6곳 이상이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반도체·AI 관련 업종에 실적 개선이 집중된 반면 취약 업종의 구조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건설·부동산업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부실과 악성 미분양, 공사비 급등에 발목이 잡혔다. 도소매업은 장기간의 내수 부진, 석유화학·금속제품 업종은 중국발 공급과잉이 수익성과 성장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이 같은 부진은 돈을 빌려준 금융기관의 부담으로 번질 수 있다. 국내 은행 부실 여신은 코로나19 당시 금융지원 조치 등의 영향으로 2022년 최저치를 기록한 뒤 취약업종을 중심으로 다시 늘고 있다. 올해 2분기 말 부동산업 기업대출의 89.4%, 도소매업의 87.0%가 중소기업 대출이었다. 일부 취약업종은 비은행권 의존도가 높아 내수 부진과 자금조달비용 상승이 겹치면 상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다만 금융 부실 가능성은 크지 않다. 기업 전체의 상환능력 개선이 긍정적으로 작용해서다. 보고서에서는 그럼에도 전체 지표에 가려진 취약업종과 중소기업의 위험을 따로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조적 부진을 단기 금융지원으로 버티게 하기보다 회생 가능성을 엄정하게 평가하고, 정부·금융권·민간자본이 참여하는 선제적 구조조정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신 연구위원은 “정부와 금융기관의 자금 지원이 한계기업의 연명 수단에 그치지 않고 생산적 금융으로 활용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엄정한 기업평가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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