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손에 흉기 묶고 휘둘러, 곳곳서 비명”… 또 공공장소 참극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숨어 있는 동안 귓가에서 계속 심장 소리가 들렸을 정도로 평생 이렇게 두려웠던 순간은 없었습니다."
한 상인은 "2층으로 올라온 A씨가 갑자기 손님의 등을 향해 흉기를 휘둘렀고 비명 소리에 놀라 가게 구석으로 숨게 됐다"며 "A씨에게 들킬까봐 두려워 끝까지 입을 틀어막고 있었다"고 말했다.
A씨는 최근 갈등을 빚어온 병원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던 중 집에서 가져온 부엌칼로 자신이 들고 있던 푯말에 구멍을 뚫어 흉기 소지 혐의로 입건된 상태였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상인 “입 틀어막고 가게 구석 숨어…
시민 저항에도 멈출 생각 없어 보여”
범인, 1인 시위 중 흉기소지 입건 상태
법무부 “전자발찌 개선… 국민께 사과”

“숨어 있는 동안 귓가에서 계속 심장 소리가 들렸을 정도로 평생 이렇게 두려웠던 순간은 없었습니다.”
13일 인천 남동구 구월동에 있는 대형 상업시설에서는 처참한 광경이 순식간에 펼쳐졌다. 이날 오후 1시40분쯤부터 발생한 A씨(59)의 칼부림 사건을 지켜본 상업시설 내 상인들과 시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이들 상인과 시민은 A씨가 양손에 묶은 흉기를 무차별적으로 휘둘렀다고 말했다.
A씨가 휘두른 흉기에 쓰러지거나 피를 흘리는 부상자가 곳곳에서 나왔다. 이를 지켜본 상인과 시민들은 2시간여 지난 뒤에도 거친 숨소리를 감추지 못하며 불안해하는 모습이었다. 부상자 8명 중 6명이 나온 지상 2층 푸드코트 바닥에는 붉은 혈흔이 곳곳에 남아 있었다.
한 상인은 “2층으로 올라온 A씨가 갑자기 손님의 등을 향해 흉기를 휘둘렀고 비명 소리에 놀라 가게 구석으로 숨게 됐다”며 “A씨에게 들킬까봐 두려워 끝까지 입을 틀어막고 있었다”고 말했다. 팔과 어깨를 다친 50대 여성의 남편은 “3층에 주차한 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던 중 반대 방향에서 올라오던 A씨가 아내에게 흉기를 휘둘렀다”고 말했다.
일부 상인과 시민은 A씨가 범행을 멈출 생각을 전혀 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고 상황을 묘사했다. 한 시민은 “휘두르는 흉기를 막으려 남자들이 의자를 들고 저항하자 A씨가 바로 새로운 공격 대상을 찾으려는지 다른 쪽으로 이동했다”며 “이 과정에서도 계속 흉기를 휘둘렀다”고 말했다.
경찰은 14일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또 A씨 소지품에서 발견된 약물이 향정신성 의약품인지 확인하기 위해 감정을 의뢰키로 했다.
A씨는 최근 갈등을 빚어온 병원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던 중 집에서 가져온 부엌칼로 자신이 들고 있던 푯말에 구멍을 뚫어 흉기 소지 혐의로 입건된 상태였다. 다만 법무부는 A씨가 전자감독을 받기 시작한 2019년 이후 재범한 전력은 없으며, 이번 사건과 관련해서도 전자발찌 훼손을 시도하거나 준수사항을 위반한 사실은 없다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사과문을 내고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전자감독 지도·감독 체계를 전면 재점검하고 필요한 제도 개선과 보완 대책을 신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처럼 공공장소에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흉악범죄는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4월 22일 서울 강북구 미아역 인근 마트에서는 김성진(32)이 진열된 흉기를 꺼내 일면식도 없는 시민들에게 휘둘렀다. 60대 여성 1명이 숨지고 40대 여성 1명이 다쳤다. 해당 사건은 공공장소 흉기소지죄가 시행된 지 약 2주 만에 발생했다.
2023년 7월 21일 서울 관악구 신림역 인근 상가 골목에서는 30대 남성이 행인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같은 해 8월 3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과 연결된 AK플라자에서는 최원종(25)이 차량을 인도로 돌진해 행인들을 친 뒤 백화점 내부에서 흉기를 휘둘렀다. 이 사건으로 2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
정부는 2023년 신림역·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을 계기로 공공장소 흉기소지죄를 신설했다. 정당한 이유 없이 공공장소에서 흉기를 소지하고 이를 드러내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유발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조항으로 지난해 4월 8일부터 시행됐다. 위반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그러나 법 시행 이후에도 흉기 소지 혐의로 경찰에 붙잡히는 사례는 이어졌다. 경찰청이 김준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올해 8월까지 공공장소 흉기 소지 혐의로 1164명이 검거됐으며 이 가운데 1020명이 송치됐다.
인천=김민 박재구 기자, 임송수 기자 ki84@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