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손 칼 묶고 공격”…인천 칼부림男, 전자발찌 찬 살인미수범이었다

허정원, 변민철, 노유림, 한찬우, 곽주영 2026. 10. 13. 16:5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3일 오후 인천 남동구 구월동의 한 복합상가에서 남성 A씨(59)가 무차별적으로 휘두른 흉기에 20대 여성 1명이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고 다른 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A씨는 전처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인미수죄로 복역한 전력이 있었고 전자발찌도 착용한 상태였다.

13일 인천 남동구 홈플러스 푸드코트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A씨가 휘두른 흉기에 1명이 심정지 상태에 빠지는 등 마트 및 영화관 이용객 6~8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뉴스1.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흉기 난동은 오후 1시49분쯤 홈플러스 인천구월점이 입점한 대형 복합상가에서 벌어졌다. 건물에 입점한 상인 B씨는 “2층에서 비명 소리가 들려 가봤더니 남성 2명이 의자로 방어하고 있더라”며 “피의자가 층을 이동하면서 흉기 난동을 벌여 ‘칼 들고 있다. 도망치라’고 알렸다”고 말했다.

상인들은 남성이 범행 약 1시간 전부터 건물 안을 배회했다고 전했다. 상인 C씨는 “해당 남성이 1층에서 ‘화장실 좀 쓰자’며 돌아다녔는데, 화장실이 막혀있던 탓에 2층으로 올라갔다”고 말했다. 건물 관리실 직원은 “칼을 손에 묶고 다니면서 지하부터 층을 훑고 올라가면서 범행했다”고 말했다.

━

가방에서 현금·흉기·약물 발견…시민 제압



A씨의 가방에선 칼·가위 등 흉기 여러 점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흰 봉투에 든 5만원짜리 40여장을 흘리고 가는 모습도 목격됐다.

난동이 벌어진 건물 2층 푸드코트 바닥에는 군데군데 핏자국이 남아 있었다. 늦은 점심을 먹으러 왔던 생활용품점 D사 직원 3명도 식사를 하러 갔다가 A씨의 흉기에 찔렸다.

남성은 상가 점주 2명에 의해 제지됐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A씨를 체포했다. 중앙일보가 입수한 현장 폐쇄회로(CC)TV 영상엔 파란색 등산복에 청바지를 입은 A씨가 음식점 여직원 등 뒤로 빠르게 달려와 여러차례 찌르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에 다른 직원들이 쟁반 등을 들고 쫓아가 대응하는 모습도 잡혔다.

A씨를 제압한 상가 내 쌈밥집 사장 신모(66)씨는 “A씨가 4층 영화관까지 올라가다가 내려오다 넘어져 피를 흘리고 있던 차에 누가 의자를 던져줬다”며 “에스컬레이터로 3층으로 끌고 내려와 발로 밟고 제압했다”고 말했다.

김경진 기자


A씨는 살인미수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복역한 뒤 전자발찌를 착용한 상태에서 범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2월 인천 부평구의 한 아파트에서 전처인 40대 여성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 했다. 지난 9월 인천 계양구의 한 피부과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면서도 흉기로 푯말에 구멍을 뚫는 행위를 해 경찰이 흉기소지죄로 수사 중이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 당시 약물을 복용한 상태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가 복용한 약물이 향정신성의약품인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관련 기관에 감정을 의뢰할 계획이다.

법무부에 따르면 A씨는 정신질환 증상 완화를 위해 알콜중독 및 심리상담 중이었다. 이날 오전에도 보호관찰관과의 면담 및 정신질환 치료약 복약검사를 실시했고, 치료약을 복용했다고 한다.

13일 인천 남동구 홈플러스 인천 구월점에서 발생한 묻지마 칼부림 부상자가 응급치료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피해자들은 가슴에 열상을 입거나 어깨를 흉기에 찔리는 등 신체 여러 부위를 다쳤다. 손목 타박상을 입은 피해자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당국은 오후 2시12분쯤 다수의 부상자에 대응하기 위해 현장에 응급의료소를 설치하고 피해자 응급처치와 병원 이송에 나섰다. 현재까지 파악된 부상자는 심정지 상태로 이송된 20대 여성 1명을 포함해 총 8명이다.

심정지 상태로 이송된 피해자는 인천 남동구 한 병원에서 응급수술을 받고 오후 8시 현재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이다. 병원에서 만난 피해자 아버지는 “(딸은) 일을 하다 그만두고 지금은 학원에 다니고 있었다”며 “범인 얼굴이라도 보고싶다. 그 사람을 정말 죽여버리고 싶은 심정”이라며 분노했다.

법무부는 “전자감독 대상자의 흉기난동 사건으로 심려를 끼쳐 깊이 사과드린다”며 “사건 경위와 전자감독 관리 과정 전반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이날 사건 이후 긴급 전국 시도경찰청장 화상회의를 개최하고 사건 현장을 찾아 현장 조치를 점검했다. 경찰은 해당 사건을 이상동기 범죄로 보고 자세한 범행 동기와 흉기 소지 경위, 향정신성의약품 복용 여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허정원·변민철·노유림·곽주영·한찬우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