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한·미동맹 매우 중요하나, 굴종적·사대적 태도 지양해야”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10/13/joongang/20261013122643659ljeb.jpg)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대한민국은 자주적인 독립 국가”라며 “국가 간 관계에 있어서 굴종적 태도나 사대적 태도를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정보원과 미국 정보 당국 간 엇박자 등 한·미 관계 파열음이 익명의 당국자는 물론 강경화 주미대사의 국정감사 발언을 통해 연일 공개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정부 외교 기조를 직접 언급하며 사태 수습에 나선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대한민국 외교 방침은 명확하게 실용적 국익 외교”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가장 중요한 것은 대한민국의 국익”이라며 “언제나 당당한 대한민국만을 위한, 대한민국의 국익이 지켜지는 외교를 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한·미 동맹에 대해서는 “매우 중요하다. 외교의 축”이라며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 우리를 둘러싼 주변 강국들과의 관계 관리도 여전히 중요하다”며 일종의 ‘균형 외교’를 주문했다.
각종 사안별로 의견이 엇갈리는 한·미 간 엇박자에 대해서는 “국가 간에는 이견이 있기 마련”이라며 “그러나 이견의 존재 자체를 문제 삼을 수는 없다. 어떻게 국가가 각각 국익을 추구하는데 언제나 그게 일치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대통령은 “다만 이견을 최소화할 필요도 있고, 그 이견이 관리 가능한 범위 내에 있어야 한다”며 “(의견) 일치를 향해서 끊임없이 토론하고, 주장하고, 또 주장해 나가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가급적이면 국가 간 이견이 있을 때 우리 정부를 위한, 대한민국을 위한 애정으로 그 문제를 잘 조정하고 또 타협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대미투자 협상을 예시로 들었다. 이 대통령은 “전략투자 대상으로 지목된 여러 나라 중에서 아마 가장 오래 협상이 계속됐고, 또 가장 국익에 부합한 결론을 낸 게 대한민국”이라며 “산업부 장관을 포함해 외교 라인 다들 정말 고생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도 ‘우리 협상 담당자들이 매우 터프하다’ 그렇게 얘기했다”며 “이건 한편으로 불만인 동시에, 또 한편으로는 칭찬”이라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도 대한민국은 우리 국민들의 더 나은 편익, 대한민국의 국익을 위해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이라며 “이견이 있거나 사안에 대한 오해가 있으면 풀고, 조정해 가면서 대한민국이 세계 속에 우뚝 선 대체 불가한 국가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언급은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강경화 주미대사의 발언 톤과는 확연히 달랐다. 강 대사는 이날 한·미 관계의 어려운 현안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정보협력 관련해서 제일 많이 얘기되고 있다”고 답했다. 강 대사는 이어 “(대미) 전략투자 문제가 (1호 프로젝트) 발표 전까지 가장 어려운 부분이었다. 알래스카(LNG 투자 프로젝트)도 포함해서”라고 덧붙였다.
![강경화 주미 한국대사가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열린 국회 외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 특파원단]](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10/13/joongang/20261013122644058qmiy.jpg)
강 대사는 한·미 정보공유에 대한 문제 제기가 지난달 18일 조현 외교부 장관과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의 회담에서 이뤄졌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다만 루비오 장관이 이종석 국정원장이나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거취 문제를 거론했느냐는 물음엔 “구체적 인사에 대해선 언급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답했다. 강 대사는 또“백악관에 대한 소통에는 한계가 있음을 시인하겠다”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백악관 주요 인사들과의 면담을 자주 하지만, 제가 하고 싶은 만큼의 고위급에서의 협의는 지금으로선 저도 답답할 정도로 하고 싶은 만큼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 간 불협화음을 시인한 강 대사의 발언이 공개되자마자 이 대통령이 외교 기조를 재확인한 것은 한·미 파열음을 둘러싼 논란을 서둘러 수습하기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여권 관계자는 “쉽지 않은 ‘실용 외교’ 최전선에서 고군분투해온 외교·통상 라인을 공개적으로 격려한 동시에, 외교 불안감을 자극하는 이슈를 더 키우지 말라는 일종의 경고음도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청와대나 여권 일각에선 한·미 정보당국 간 파열음이 공개되는 경로로 국정원 내부나 한·미 외교 실무 라인을 주목해 왔다.
이 대통령은 이날 회의 중간에도 조현 외교부 장관에게 수차례 “잘해 달라”는 말을 반복했다. 이 대통령은 북극항로 개척과 관련한 해양수산부의 보고를 청취한 뒤 러시아의 협조 필요성을 물으면서 조 장관에게 “세부적인 것들은 쉽게 얘기하기 어렵지만, 여하튼 잘해야 되는 게 분명히 맞다”며 “러시아와의 관계 관리도 중요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국제 관계라고 하는 게 수시로 변하고, 우리의 국익을 추구해 가는 과정에서 여러 논란도 발생하고 어려움도 있지만, 결국 마지막에 남는 것은 대한민국과 우리 국민들”이라며 “외교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원래 외교를 잘해야 한다”며 “외교적 언사라는 말도 있지 않으냐. 전쟁 중에도 손을 잡고 대화하는 것처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조 장관에게 “전쟁 중에도 외교 하시죠?” “적국과도 외교 하시죠?”라는 질문을 연거푸 했고, 조 장관은 “네”라고 거듭 답했다. 이 대통령은 “영원한 적도 영원한 우방도 없다는 게 외교의 원칙”이라며 “어쨌든 고생 많이 했다”고 격려했다.
오현석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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