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 정비에 3300억 추가 베팅…HD현대마린솔루션 셈법은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이 글로벌 엔진 정비기업 골텐스(Goltens) 인수에 약 3300억원을 투입한다. 이미 선박 엔진 유지보수와 부품 공급사업을 운영하는 만큼 이번 투자는 골텐스의 글로벌 정비망과 타사 엔진 정비 역량을 활용해 신규 고객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11일 발간한 'Goltens를 품고, 이제 남의 배도 탐한다' 보고서에서 골텐스의 유통망을 통해 HD현대의 부품과 친환경 개조·디지털 솔루션을 판매하고, 반대로 HD한국조선해양의 기존 선박·엔진 고객에게 골텐스의 정비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조를 제시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5개국 28개 거점·고객사 2300곳…타사 엔진 부품·서비스 교차판매 기대
美 텍사스 정비망·육상 매출 비중 20%…발전설비 유지보수 시너지 주목

3315억원에 골텐스 인수…지난해 EBITDA 1650만달러
12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마린솔루션은 지난 8일 골텐스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공시상 기본 주식매매대금은 약 2억4753만달러(약 3315억원)다. 최종 거래금액은 거래 종결 시점의 현금과 차입금, 운전자본 등에 따라 조정될 수 있다.
1940년 미국 뉴욕에서 설립된 골텐스는 선박과 육상 발전설비에 사용되는 엔진의 유지보수·수리·정비(MRO)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다. 지난해 매출은 1억5100만달러,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1650만달러를 기록했다. EBITDA 마진은 약 10.9%다.
골텐스는 15개국에서 28개 서비스 거점을 운영하고 있다. 정비 작업장 19곳과 법인 31개를 갖췄으며, 약 1300명의 인력이 고객사 2300여곳과 선박 5500여척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HD현대마린솔루션의 지난해 매출은 1조9827억원이다. 이번 인수를 통해 골텐스의 선박·육상 엔진 정비사업을 기존 사업 포트폴리오에 추가하게 된다.
고객사 2300곳에 부품 추가 판매…타사 엔진 시장으로 확장
이번 인수의 핵심은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다. 골텐스는 특정 제조사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브랜드의 엔진을 정비한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기존 부품·솔루션 사업에 골텐스의 현장 정비 역량을 결합해 비계열사 선박 시장으로 판매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HD현대 관계자는 쿠키뉴스에 “골텐스가 보유한 숙련인력과 멀티 브랜드 정비 역량, 글로벌 거점을 활용해 애프터마켓(AM)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며 “다양한 제조사의 선박·육상발전용 엔진 정비능력을 확보해 고객군을 넓히고, 즉각적인 고객 대응 역량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골텐스가 보유한 약 2300개 고객사와 글로벌 정비망을 활용해 부품 및 유지보수 서비스의 추가 공급 기회를 발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도 양방향 교차판매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11일 발간한 ‘Goltens를 품고, 이제 남의 배도 탐한다’ 보고서에서 골텐스의 유통망을 통해 HD현대의 부품과 친환경 개조·디지털 솔루션을 판매하고, 반대로 HD한국조선해양의 기존 선박·엔진 고객에게 골텐스의 정비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조를 제시했다.
최 연구원은 부품과 정비 서비스를 묶어 공급하면 고객 접점을 늘리고 반복 수주를 확대할 수 있다고 봤다. 특히 골텐스가 HD현대그룹 외부의 엔진과 기자재까지 취급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비계열사 선박 시장으로 판매 범위를 넓힐 수 있어서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골텐스의 기존 브랜드와 독립경영을 유지할 계획이다. 타사 장비 고객과의 거래 관계를 유지하면서 HD현대의 부품과 서비스를 추가로 공급하려는 취지다.
美 텍사스 정비 거점 확보…육상 발전설비와 접점
이번 인수는 미국 육상 발전설비 사업과도 맞닿아 있다. HD현대중공업이 미국에서 발전설비 수주를 확대하는 가운데, 골텐스의 현지 정비 거점과 전문인력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HD현대중공업은 올해 미국에서 두 차례 발전설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4월 6271억원, 8월 9560억원으로 계약 규모만 총 1조5831억원에 달한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증가하면서 관련 발전설비 시장도 커지고 있다.
해당 설비에는 HD현대중공업이 자체 개발한 힘센엔진이 공급될 예정이다. 유지보수는 HD현대마린솔루션이 담당한다.
HD현대 관계자는 쿠키뉴스에 “발전설비로는 힘센엔진이 공급될 예정으로, HD현대마린솔루션에서 유지·보수를 담당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용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2일 발간한 ‘Goltens 인수: 본업 확장, 북미 DC O&M 시동’ 보고서에서 골텐스의 미국 텍사스 사업 거점과 4행정 엔진 정비 전문인력에 주목했다. HD현대중공업이 올해 수주한 미국 데이터센터 발전엔진 사업 두 건도 텍사스에 위치해 있어 현지 유지보수 사업과의 연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북미 엔지니어 인력 확보가 자본 투입만으로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라는 점을 짚었다. 골텐스 인수로 데이터센터 발전엔진 사업 확대에 필요한 현지 서비스 인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골텐스는 육상 엔진 정비사업에서도 매출을 올리고 있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전체 매출에서 육상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다. 지난해 매출 1억5100만달러를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3020만달러 규모다.
미국 발전설비 공급계약 1조5831억원은 HD현대중공업의 설비 공급금액으로, HD현대마린솔루션의 유지보수 매출과는 별개다. 발전설비는 설치 이후에도 정기 점검과 부품 교체, 수리 등이 필요하다. 골텐스는 이러한 유지보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현지 정비 거점과 전문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박상미 기자 nanhong@kukinews.com

Copyright © 쿠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