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반도체 미련 버려야?”...내년 증시 주도주 바뀌나
반도체보다 2차전지·철강 주목

이재만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12일 보고서에서 “이익 증가율이 둔화되는 국면에서는 이익의 절대 규모가 늘어나는지보다 증가율 수준이 주가 수익률 결정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107조원으로 시장 예상치(106조원)를 넘어섰다. 4분기 전망치도 116조원에 이른다. 이익 규모만 놓고 보면 세계 최고 수준이다.
다만 이 애널리스트는 실적이 예상을 웃도는 것보다 이후 이익 추정치가 얼마나 더 높아지느냐가 주가를 좌우한다고 짚었다. 과거 삼성전자 3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넘었을 때는 이후 4주 동안 다음 연도 이익 추정치가 평균 8% 높아졌고 주가도 평균 5% 올랐다. 반면 이번처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이익 추정치가 낮아지던 중에 실적이 예상을 웃돈 경우에는 이후 4주간 다음 연도 이익 추정치가 평균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주가 상승률도 평균 2% 안팎에 머물렀다.
2027년에는 이익이 늘어나는 속도가 올해보다 느려질 수 있다. 내년에도 기업 이익은 늘겠지만 S&P500과 코스피 모두 이익 증가율은 올해를 정점으로 꺾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 애널리스트는 이런 국면에서는 이익 규모가 큰 업종보다 이익이 빠르게 늘어나는 업종의 주가가 더 강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과거 사례도 이를 뒷받침한다. 코스피 순이익이 최고치를 찍은 뒤 증가율이 둔화됐던 2011년과 2016년에도 이익 증가율이 높아진 업종은 주가 강세를 보였다. 2011년에는 에너지와 자동차 업종이 각각 49%, 37% 올랐고, 2016년에는 에너지와 철강이 각각 58%, 20% 상승했다. 시장 전체의 이익 증가세가 꺾여도 이익 증가율이 높아지는 업종은 주가가 선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국내 증시에 적용하면 결과는 어떨까. 2027년 이익 증가율 전망치가 가장 높은 업종은 반도체가 아니다. 하나증권은 2차전지와 IT하드웨어, 미디어, 철강의 2027년 이익 증가율이 반도체를 앞설 것으로 분석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코스피는 S&P500과 달리 2027년 이익 증가율 전망치 1등 업종이 반도체가 아니다”라며 “주도 업종 변화 가능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밸류에이션을 따져 봐도 결론은 같다. 일반적으로 이익이 늘면서 주가수익비율(PER)이 낮아지면 기대수익률이 높아진다. 보고서는 이미 PER이 낮은 기업보다 지금은 PER이 높아도 이익이 늘면서 PER이 빠르게 낮아질 수 있는 기업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낮은 PER이 더 낮은 PER로 되기보다는 높은 PER이 낮은 PER로 빠르게 변할 수 있는 기업들에 대한 비중 확대가 유효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삼성전기·삼성바이오로직스·두산에너빌리티·삼성SDI·한미반도체 등이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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