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7% 눈앞…165조 ‘금리 재산정’에 가계 상환부담 비상

박세환 2026. 10. 12.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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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이 연 7%에 다가서는 상황에서 올해 4분기 은행권 주담대 165조원이 금리 재산정 시점을 맞는다. 새로 집을 사려는 실수요자뿐 아니라 저금리 때 대출받은 기존 차주까지 상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같은 금리 상승은 재산정 시점을 맞는 기존 대출에도 반영될 수 있다.

은행의 장기자금 조달을 지원하더라도 낮아진 조달비용이 실제 대출금리에 반영돼야 차주의 부담을 덜고 장기 고정형 선택을 유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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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서울 시내 한 은행 대출 창구. 뉴시스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이 연 7%에 다가서는 상황에서 올해 4분기 은행권 주담대 165조원이 금리 재산정 시점을 맞는다. 새로 집을 사려는 실수요자뿐 아니라 저금리 때 대출받은 기존 차주까지 상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윳돈으로 빚을 줄이거나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대응에도 제약이 있는 만큼 장기 고정금리 대출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는 과제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5년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지난 8일 기준 연 4.77~6.78%로 집계됐다. 1월 말 연 4.07~6.67%와 비교하면 하단이 0.70% 포인트 상승했다. 5개 은행 중 4곳은 하단이 5%대로 올라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를 적용받는 차주도 부담이 커졌다.

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도 남아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7·8월 기준금리를 연이어 올린 데 이어 오는 22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조정 여부를 결정한다. 앞선 두 차례 인상의 영향을 점검하기 위해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미국의 추가 긴축과 국제유가에 따른 물가 불안은 여전히 변수다. 한은이 다시 금리를 올리면 은행의 조달비용이 높아져 대출금리에도 상승 압력이 더해질 수 있다.

이 같은 금리 상승은 재산정 시점을 맞는 기존 대출에도 반영될 수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정책모기지를 제외한 국내 19개 은행의 4분기 금리변동 예정 주담대 잔액은 165조원이다. 3분기보다 21조1000억원 늘어난 규모다. 내년 1분기에도 137조3000억원이 재산정을 앞두고 있다.

165조원 전체가 저금리 때 실행된 대출은 아니다. 다만 코로나19 당시 낮은 금리로 대출받은 차주 가운데 고정 기간이 끝나는 경우에는 그동안 높아진 금리가 한꺼번에 반영될 수 있다. 일정 기간 뒤 변동금리로 전환하는 혼합형이나 일정 주기마다 금리를 다시 정하는 주기형은 만기까지 금리가 유지되는 순수 고정형과 달라 금리 상승 위험에서 자유롭지 않다.

25일 서울 한 금융기관에 붙은 담보대출 안내문 모습. 연합뉴스

남은 원금이 5억원이고 잔여 만기가 25년인 대출을 원리금균등 방식으로 갚는다고 가정하면 연 2.7%일 때 월 상환액은 약 229만원이다. 재산정 금리가 연 5%로 높아지면 약 292만원으로 늘어난다. 매달 약 63만원을 추가로 마련해야 하는 셈이다. 소득이 그대로라면 늘어난 상환 부담만큼 소비와 저축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

차주가 부담을 줄일 방법도 마땅치 않다. 여윳돈으로 원금을 일부 갚으면 이자를 줄일 수 있지만 생활비와 비상자금까지 소진하면 이후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어려워진다. 고정형 대출로 갈아타려 해도 새로 적용되는 금리와 중도상환수수료 등을 따져야 한다. 향후 금리 상승 위험을 줄일 수는 있어도 당장의 상환액까지 낮아지는 것은 아니다.

이처럼 차주 개인의 대응만으로 금리 변동 위험을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금융당국은 10년 이상 금리가 유지되거나 재산정 주기가 긴 주담대 공급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민간 은행의 고정형 상품은 대부분 최초 3년이나 5년 동안 금리를 고정한 뒤 변동금리로 전환하거나 일정 주기마다 금리를 다시 산정하는 구조다. 10년 주기형은 신한은행과 IBK기업은행 등 일부 은행에서만 판매되고 있으며, 대출 만기까지 같은 금리를 적용하는 순수 고정형 상품은 사실상 찾아보기 어렵다.

당국은 은행별 고정금리 주담대 취급 현황을 점검하고 은행권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고정 기간과 자금 조달 지원 방식 등 구체적인 상품 구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금융위원회는 은행권과 협의를 거쳐 연내 세부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16일 서울 시내 시중은행 ATM의 모습. 연합뉴스

다만 장기 고정금리 대출 확대가 가계부채 증가로 이어지지 않도록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정 기간이 길수록 스트레스 DSR 산정 때 적용되는 가산금리가 줄어 실제 대출금리와 만기가 비슷한 조건에서는 대출 한도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은행의 공급 확대를 유도하는 인센티브까지 더해지면 차주의 금리 위험을 낮추려는 정책이 오히려 가계빚을 늘리는 통로가 될 여지가 있다.

공급 확대가 실제 차주의 선택으로 이어지려면 금리 경쟁력도 확보해야 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주담대 평균금리는 고정형이 연 4.88%, 변동형이 연 4.53%로 고정형이 0.35% 포인트 높았다. 미래의 금리 상승 위험에 대비하려면 당장 더 높은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구조다. 은행의 장기자금 조달을 지원하더라도 낮아진 조달비용이 실제 대출금리에 반영돼야 차주의 부담을 덜고 장기 고정형 선택을 유도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장기 고정형은 차주의 금리 변동 위험을 줄인다는 점에서 필요하지만 DSR 우대나 총량관리상 인센티브가 과도하면 대출 한도를 늘리는 수단으로 변질될 수 있다”며 “은행의 조달비용을 낮추는 것뿐 아니라 그 혜택이 실제 대출금리에 반영되는지, 가계부채 총량을 자극하지 않는지도 함께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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