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오세요, 낙원으로”…악뮤, 360도 무대 위 펼쳐낸 축제의 장 [현장]

전지원 2026. 10. 11.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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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PO돔 안에 정겨운 마을 하나가 들어섰다. 붉은 협곡을 닮은 대형 구조물과 텐트 사이로 악뮤(AKMU)와 무용수들이 뛰놀고 그 안을 메운 관객들은 제자리에서 일어나 노래하고 춤췄다.

'후라이의 꿈' 무대 직후 이수현이 쓰러지는 퍼포먼스를 선보이자 관객들은 그의 이름을 연호했고 다시 일어난 이수현은 "아 맞다, 나 콘서트 중이었지"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에일리언'(ALIEN), '사람들이 움직이는 게', '멸종위기사랑', '다이노소어'(DINOSAUR) 구간에서는 전 관객이 일어서서 장내를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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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간 3만 관객 동원…협곡과 텐트로 꾸민 360도 입체 무대
사막과 바다 오간 환상적 연출…완성도 높은 라이브 빛나
너클 응원 도구·율동·떼창 어우러져…11월 강릉 시작으로 전국투어 포문

KSPO돔 안에 정겨운 마을 하나가 들어섰다. 붉은 협곡을 닮은 대형 구조물과 텐트 사이로 악뮤(AKMU)와 무용수들이 뛰놀고 그 안을 메운 관객들은 제자리에서 일어나 노래하고 춤췄다. 스탠딩석에서는 마을 축제 한가운데 뛰어든 듯한 역동성이, 지정석에서는 그 장관을 한눈에 내려다보는 즐거움이 느껴졌다.

1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2026 악뮤 콘서트 소문의 낙원’(2026 AKMU CONCERT [Paradise of Rumors]) 서울 마지막 날 공연이 열렸다. 주최 측 추산 9일부터 사흘간 모인 관객은 총 3만 명. 지난 4월 발매한 정규 4집 ‘개화’ 수록곡과 대표 히트곡을 아우르며 본격적인 전국투어의 포문을 열었다.

공연장 규모를 최대로 활용한 360도 무대는 ‘마을’이라는 설정을 몰입감 있게 완성했다. 그랜드캐니언을 연상시키는 붉은 지형에 둘러싸인 스탠딩 구역에서 이찬혁과 이수현은 원형 동선을 따라 뛰며 관객의 흥을 끌어올렸다. 이수현의 푸른 드레스와 흰 모자, 이찬혁의 핑크 재킷이 대비를 이루며 시각적 화려함을 더했고 이찬혁이 지프차에 올라타 기타를 치는 모습은 밤 사막의 로맨틱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영감의 샘터

관객을 축제의 주체로 참여시키는 연출도 돋보였다. ‘소문의 낙원’에서는 누구나 따라 하기 쉬운 율동을 유도했고 ‘물 만난 물고기’에서는 코러스에 맞춰 마이크를 객석으로 돌리자 그라데이션 같은 합창이 터져 나왔다.

입장 시 배부된 너클 형태의 발광 응원 도구도 현장 분위기를 한층 돋웠다. 관객들은 탬버린을 치듯 손을 흔들며 박수를 쳤고 스마트폰 화면 대신 객석 전체가 은은한 불빛으로 물들었다. 남녀노소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들이 같은 동작으로 호응하면서 마을 축제라는 설정은 현실이 됐다.

이 모든 연출의 중심에는 두 사람의 흔들림 없는 라이브 가창력이 자리했다. 이수현의 맑고 탄탄한 음색은 고음역에서도 또렷하게 울려 퍼졌고 이찬혁은 특유의 감각적인 창법과 안정적인 음정으로 중심을 잡았다. 격한 동선 속에서도 둘의 보컬은 흔들리지 않았다. 특히 ‘기쁨, 슬픔, 아름다운 마음’에서는 관객이 아닌 서로의 눈을 맞추며 담담하게 목소리를 교차해 깊은 울림을 전했다.

ⓒ영감의 샘터

히트곡의 세련된 변주도 광범위한 청중을 사로잡았다. ‘낙하’에서는 관객들의 후렴구 떼창이 어우러졌고 ‘라면인건가’, ‘러브 리’(Love Lee), ‘200%’ 등은 리듬을 경쾌하게 재해석해 신선함을 안겼다. 가족·친구 단위 관객까지 부담 없이 어울릴 수 있는 악뮤만의 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낙원 세계관은 곡과 곡 사이의 소통에서도 한결같이 유지됐다. ‘후라이의 꿈’ 무대 직후 이수현이 쓰러지는 퍼포먼스를 선보이자 관객들은 그의 이름을 연호했고 다시 일어난 이수현은 “아 맞다, 나 콘서트 중이었지”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물을 마시는 순간에도 배경, 의상과 어울리는 전용 찻잔을 사용하는 세심함을 보였다.

이어 멜로디카를 두르고 등장한 이수현은 ‘텐트’ 무대에서 직접 연주까지 선보이며 특유의 아기자기한 매력을 배가시켰다. 세션 밴드와 무용수들 역시 콘셉트에 맞춘 의상을 입고 곡마다 표정과 퍼포먼스를 맞춰 무대의 완성도를 높였다.

ⓒ영감의 샘터

무대 연출은 사막에서 바다로 흐르며 한 편의 연극 같은 장면을 연출했다. ‘고래’와 ‘뱃노래’ 사이 트럼펫 연주가 흐르자 무대는 어두워졌고 해파리 탈을 쓴 무용수들과 물고기 모형이 등장하며 순식간에 바닷속 풍경으로 변모했다. 푸른빛 의상으로 갈아입은 이수현의 노 젓는 동작은 관객을 깊은 몰입으로 이끌었다.

‘에일리언’(ALIEN), ‘사람들이 움직이는 게’, ‘멸종위기사랑’, ‘다이노소어’(DINOSAUR) 구간에서는 전 관객이 일어서서 장내를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이찬혁은 최근 내한한 위켄드(The Weeknd) 공연을 위트 있게 패러디하며 “땡큐 서울!”을 외쳐 웃음을 자아냈고 분위기는 폭발적인 드럼 비트를 거쳐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의 차분하고 깊은 감정선으로 매끄럽게 연결됐다.

악뮤가 보여준 ‘소문의 낙원’은 관객들의 자발적인 호응과 어우러지며 완벽해졌다. 무대를 채운 세트와 의상, 안정적인 가창력과 밴드 사운드가 어우러져 편안하면서도 건강한 에너지를 발산했다.

한편 서울 공연을 마친 악뮤는 11월 7일 강릉을 시작으로 대구, 대전, 부산, 광주로 이어지는 전국투어 대장정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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